올해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김민정 씨와 의논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사진으로 보고, 추억했다. 자신이 예배당을 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유심히 살폈다.
“김민정 씨, 작년에 청소를 열심히 하셨네요.”
“네.”
“역시 대산교회의 다음 세대!”
“네, 네.”
“올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청소 섬김을 계속 하실 수 있나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다시 사진을 보더니 “네.” 하신다.
“김민정 씨의 신앙생활이니까 김민정 씨가 청소하시는 겁니다. 저한테 하라고 하시면 아주 곤란해요.”
“네, 네.”
“청소 말고 다른 일이 있을지는 제가 잘 몰라요. 목사님, 사모님께 부탁드려서 같이 찾아보면 좋겠어요.”
“네.”
“같이 편지 써서 보내고, 목사님, 사모님께 같이 고민해 달라고 부탁드릴까요?”
“네, 네.”
연말 인사를 하며 편지를 전했어야 하지만, 입원으로 인해 일정이 밀렸다. 입원했을 때도 일부러 민정 씨를 찾아 기도해 주고 가셨는데…. 감사 인사도 전할 겸 편지로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감사, 건강, 행복, 기쁨, 소원 등 주로 감정에 쓰이는 단어 몇 가지를 그림이나 사진을 덧붙여 미리 자료로 만들었다. 편지의 대략적인 틀을 직원이 미리 정하고, 김민정 씨가 자료에서 선택한 단어를 조합해 편지를 완성했다. 그렇게 완성한 편지와 작년에 교회에서 찍은 사진을 함께 메시지로 보냈다.
김민정 씨는 박재현 목사님, 권태희 사모님께 2025년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 하셨다. 목사님께서 김민정 씨의 마음을 받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해 주셨다.
김민정 씨와 같이 편지를 쓰면서 알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다.
1. 보기는 2~3개 정도가 적절하다. 더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면 선택을 힘들어한다.
2. 비슷한 단어를 계속해서 선택하는 것으로 보아 그 단어에 담긴 뜻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사진을 선호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3. 반복해서 질문한다. 어떤 것은 답변이 바뀌기도 하지만, 본인이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은 2~3회 물어도 답변이 같다.
4. 김민정 씨가 뜻을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는 단어를 파악해서 모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건 시간이 좀 필요한 일이다.
2025년 1월 3일 금요일, 구주영
신앙생활 계획, 목사님과 사모님께 함께 의논하자고 제안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박재현 목사님, 한 해 신앙생활 잘 하도록 기도해 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병문안 오시고 기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계획 준비 워크숍에서 사진 보며 의논할 거라 하셨는데, 이렇게 하는군요. 민정 씨가 궁리하고 답할 수 있게 준비하고 의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민정 씨를 도울 때, 민정 씨의 말과 뜻을 잘 알아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 알게 된 것을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내용 그대로 <지원요령>에 우선 넣고 차차 다듬어 가면 어떨까요? 월평
첫댓글 김민정 씨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것이 아주 잘 드러나네요. 저는 막연하게 그런 시간을 가진다고만 여겼는데, 이렇게 직접 기록해 보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