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제 딸과 사위의 결혼식에 관심 갖고 격려와 축하말씀 해 주신 님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제 고향인 경기도 동두천과 의정부, 시흥,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같은 수도권은 물론,
제 동생 바오로와 아들 요한이에다 처가쪽 친척이 여러분 사시는 부산광역시에,
제 처가인 용화(경북 상주시 화북면)에서 와주신 일가친척 분들과,
저와 같이 근무하는 구청 직원들처럼,
직접 결혼식장에 오셨던 분들 뿐만 아니라 멀리에서도 격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도
많았는데,
사실, 마음을 다하고 정성껏 드리는 기도만큼 소중한 게 없다 보네요.
물론, 여러 사정상 못 오시고 뜻만 전하신 분도 많았지만요.
첫애의 혼사다 보니 알게 모르게라도 실례가 되었을 텐데,
둘째인 요한이 장가보낼 때는 경험이 있으니 더 잘 할테죠.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혼사가 전통예법의 정신만큼은 계승되어야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점차로 편의적이고 간소화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가가례(家家禮)’라고 할만큼, 문중과 집안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구요.
제 딸애와 사위는 결혼식 후에 곧바로 인천으로 가서 첫날밤을 보내고
13일 14시(오후2시)에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로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났죠.
그런데, 14일 오후에 저희 집에서 마눌님의 휴대폰이 울려 짝지 아녜스가 받았더니,
사위 전화였대요.
“어머님, 저희 잘 도착했습니다.”
“응, 잘 갔구먼... 즐거운 여행 잘 하고 와~!”
“네, 그런데, 저희가 여기 오자마자 소매치기를 당했어요.”
“헉, 무슨 일이래?”
“이탈리아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서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했는데, 낌새가 이상해
보니 ○○이가(물론, 제 딸애죠.) 갖고 있던 가방 안에 넣은 지갑이 없어졌네요.“
“그래서 소매치기 조심하랬건만...”
“그래도, 여권하고 현금, 카드... 진짜 소중한 건 제가 따로 잘 갖고 있으니
걱정 않으셔도 되요.”
저희가 애들이 결혼식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갈 거라 해서,
특히 그 나라에서는 소매치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는데,
사위가 중요한 물건은 자기가 갖고 있겠고,
제 딸에게는 없어져도 아쉬울 게 없을만한 하찮은 것을 등뒤에 소매치기 미끼용(?)으로
갖고 다니게 하겠다더니, 그렇게 했나 봅니다.
잃어버린 헌 지갑에는 1달러짜리 지폐만 몇 장 있을 거라며,
그 소매치기범 일당도 안될 거라며,
그 때문인지, 신혼여행 시작하면서 소매치기 당한 형편인데도
오히려 즐거워하는 음성이었다는 녀석들이라죠.
비단, 이탈리아 뿐이겠냐마는 외국여행 다닐 때는 조심 많이 해야겠습니다.
소매치기는 물론, 폭행에 살인사건도 날 수 있을거니... (ㅠㅠㅠ)
저와 아녜스는 1986년 3월 22일에 청주 사직동성당에서 혼배성사로 결혼하였으니
다음주 이날이 결혼30주년 기념일이네요.
10년전인 2006년 결혼20주년때는 용돈을 모아서 금목걸이와 금반지를 사줘서
IMF 금모으기 운동으로 사라진 결혼반지를 대신하게 했었는데,
정작 이번 30주년에는 딸애 혼사를 치르느라 출혈(?)이 심해서,
현찰 얼마 정도로 대충 때워야 할까봐요. (쩝~!)
하긴, 금붙이나 패물보다 더욱 중요한 건 ‘마음’이겠죠?
저와 아녜스는 청주공단 벌집방 한칸에서 사글세 35,000원으로 신혼살림을 시작했었기에
신혼여행은 갈 생각도 못 했었네요.
사실 제 결혼식하던 날조차 저는 신혼여행은커녕 결혼식 다음날 실시되는 공무원시험을
볼 준비를 했었는데요.
지금은 저희도 웬만큼 살게 되었고,
제 딸과 사위는 저희가 못해본 신혼여행을 갔으니 만족합니다.
아무튼, 제 딸이 시집가서 시부모님께 효도 잘하고, 그 집 가문을 빛나게 했으면 하네요.
예전엔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 했었지만, 지금시대는 안 그렇죠.
입 막고 3년, 귀 닫고 3년, 눈 감고 3년...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시집살이가 힘들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위가 처가를 더 가깝게 여긴다해요.
저희 집에 첫인사 왔을 때부터,
자기를 우리집의 큰아들로 대해 달랬던 ‘임서방’(제 사위가 임씨라...) 이었죠.
제 딸과 임서방이 즐거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행복한 신혼살림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저와 제 짝지는 내일 오후에 세종시 범지기마을3단지에 출동합니다.
세종시 어진동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았던 딸애의 살림을 신혼집으로 옮기려는 거죠.
이탈리아 신혼여행을 마치고 오는 애들이 피곤할 텐데,
제가 반가(半暇)를 내고 아녜스와 가서 승용차로 딸애의 물건을 옮기는 건데,
지난 주일(일요일) 오후에 큰 물건을 이미 옮겼기에 잔챙이들만 좀 남았어요.
제대로 된 정리는 애들이 해야겠고,
우선은 딸애가 살았던 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테니 비워줘야 하거든요.
제 딸이 한참을 독립해서 살았다가 시집을 간 거라,
저희 집에 딸애 방이 있긴 해도 쓸쓸하다거나 서운한 감정이 없어요.
제 아들은 부산에서 꿋꿋이 살면서 직장에 다니는 데,
자기 여자친구가 이번 학기 마치고 독일에서 돌아오기를 고대한다죠.
지난 1월에 1주일간 독일에 가서 여친을 만나고,
독일은 물론 체코여행까지 하고온 아들 요한이인데...
20대 젊은 청춘들이 같이 지내면서 뽀뽀정도는 가볍게 했을텐데... (쩝~!)
이젠 며느리 볼 생각을 해야할까 봅니다. (ㅎㅎㅎ)
쩐을 부지런히 모아야겠구먼, 월급장이로서 한계가 있건만...
오늘은 3월 16일입니다.
신혼여행 중인 제 딸과 사위는 즐거운 시간 잘 보낼텐데,
울 카페 고운님들도 사랑하는 가족과 기쁘고 행복한 날 되시기 바라네요.
샬롬~!!!
첫댓글 생각하기 나름인거죠
아주 현명한 젊은이들이네요
행복한 신혼여행 맘껏 즐기고
복된 성가정이루길 기도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