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보스턴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마치 2년전 시애틀이나 작년 앤젤팀에 몇몇
펄펄 나는 선수들이 있었던 것처럼 금년의 양말 팀에는 꾸준한 페드로,로우,매니 등과 더불어 오티즈와 뮐러 등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냅니다.
그리고 비록 중간에 수혈된 불펜진이 기대에는 못 미치고 말았지만
병현이 마무리를 그만큼 유지해 준 것도 보스턴 팀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ESPN의 개몬즈 같은이는 라디오 쇼에서 보스턴 성공의
핵심은 Kim이었다고 말했다죠? 마치 흔들리는 다리의 마지막 지주를
혼자 버티고 서있던 것처럼.
그런데 이들 만큼은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꼭 언급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웨이크필드..
이상스런 펄럭개비 공을 던지면서도 지금까지 선발, 중간, 마무리 모두를 해오던 신비한 투수..
그가 올해에는 플레이오프를 기대하기에는 엷을 수도 있는 보스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아주 든든히 맡아주는 바람에 불펜의 약점을
상대적으로 커버해 줄 수 있었습니다.불노구라 불리는 너클볼 덕택에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그의 투수인생에서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로우가 홈-원정 경기의 승률이 너무 차이가
나자 감독은 지체 없이 웨이크필드를 두 번째 선발로 올려버렸지요.
대개 너클볼 투수는 승률이 높지 못합니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이 극명하게
구분되죠. 너클볼이 컨트롤이 되는 날은 좋은 날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볼넷을 남발하며 통타당하기 일쑤입니다. 때문에 일찍 강판되기도 하지만
좋은 날은 거의 완투를 하기 때문에 감독들에게 투수 운용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금년의 웨이크필드는 컨트롤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니 제가 본 그 어떤 너클러보다도 금년의 웨이크필드는
컨트롤이 좋았고 꾸준히 컨트롤을 유지했습니다.
어쩌면 이제 너클볼의 도를 터득했다고나 할까요?
야구에서 이젠 없어져가는 숨겨진 기예 너클볼..
그리고 이제 디트로이트에서 오클랜드로 이적한 스팍스가 선발진에도 못 끼고 부진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너클볼의 전수자로 그 명맥을 이어가는 웨이크필드.. 라스트 건맨..
그가 오래 건재하면서 야구의 잔재미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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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 지에 며칠 전 실린 웨이크필드 관련기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재탕 버릇에 맛들인 mysQ는 1년전, 2년전 글도 덩달아 올리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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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클볼의 미스터리에 흠뻑 젖어볼까]
Dipping into all the mysteries of knuckler
By Kevin Paul Dupont, Globe Staff, 9/23/2003
앞으로 언젠가 야구의 리처드 윌리엄즈(역주** 테니스 스타 윌리엄즈 자매의 아버지), 혹은 얼 우즈(역주** 타이거 우즈 아버지)가 그의 아들의 84마일 패스트볼과 시원찮은 커브를 보며 얘가 너클볼을 던져야 빅리그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진 않을까?
‘모르겠어요.’ 삭스의 버켓 투수가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제 말은 도대체 야구 스카우터들이 이런 말 하는 것 들어봤냐는 거예요. “히야~ 고등학교 투수가 너클볼 기막히게 떨어지는 공을 던지던데..“ 이런 일은 없을 겁니다.‘
물론 없다.
하지만 여기에 별로 존경 받지도 못하고, 가끔 조롱받고, 던지기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너클러의 옹호를 위한 표본으로 웨이크필드가 있다.
웨이크필드는 오늘 저녁 시즌 마지막 선발로 나서는데 아마 그가 삭스 유니폼을 9년째 입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도록 한 주요 원인은 바로 그가 던지는 그 투구 때문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야구 통계를 기록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지난 9년간 삭스 투수로서(그것이 선발이건 구원이건 마무리건) 있었다는 사실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보스턴 투수들은 개처럼 수명이 짧다. 보스턴 투수로 ‘벽’(역주** 몬스터)을 등지고 1년을 보내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2.3년에 해당하는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9년을 던졌다는 것은, 그것도 9년의 너클볼 세월은 마치 하바드 의대를 다닌 연한이나 마찬가지이다.(역주** 그만큼 터프하다는 것.) 내년은 웨이크필드의 10년째가 된다. 삭스 미디어가이드에 의하면 10년 이상 던진 투수는 밥 스탠리와 파넬이 유일하다.
‘너클볼 투수로 성공하려면 정말 직업적인 인내가 필요합니다.’ 37세의 우완투수 웨이크필드의 열렬한 팬임을 자인하는 자니 페스키(역주** 40년대 보스턴 강타자)의 말이다.
‘그가 이곳에서 한 일은 정말 대단하오. 내.. 집이라도 걸리다.(역주**그건 분명하오)’
현재 진행 중인.. 이렇게 말해도 좋을까?.. 불펜진의 부진을 감안한다면 삭스는 달력이 10월로 넘어가면, 아마 84년의 역사를 무시하고 웨이크필드에게 더욱 의존해야만 할 것이다. 오늘 32번 째 선발에서 잘 던지면 그는 98 시즌 이래 처음으로 시즌 200이닝을 돌파할 것이다. 그리고 17-8 시즌 이래 처음으로 12승을 올릴 기회가 남아있다.(역주** 승리는 무산되었으나 팀은 기적같은 역전승을 따냄.)
삭스가 10월 제전에 나간다면 웨이크필드가 로테이션에 남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그의 다재다능함과 꾸준함은 리틀 감독에게 경우에 따라 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웨이크필드는 그의 펄렁개비공을 80년대 후반 인필더로서 메이져에서
성공해 보겠다는 오랜 꿈을 접은 직후 던지기 시작하였다. 95년 파이레츠에서 방출된 그는 잠시 기분전환으로 마이너팀과 계약했는데 그 기분전환은 결과적으로 지금의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102승 89패라는 기록으로 나타난다.
‘내말 들어봐요. 최근 몇 년간 그가 해낸 일들을 한 번 보라구요.’
버켓의 말이다.
‘사람들은 항상 그가 메이져 최고의 너클볼 투수라고 말들 하지만 그는
그저 최고의 투수 중 하나입니다. 마무리도 하죠. 셋업도 하죠. 선발도 하죠.
못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그가 던지는 공은 쉬워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속지 마세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그렇게 공을 던진다면 일단 던져놓고는 냅다 뒤로 뛸걸요. 날아오는 공을 피하기 위해서..‘
미라벨리 포수는 바늘에 실 가듯 웨이크필드의 공을 전담하는 포수이다.
그러한 예측불허의 공을 잡는 다른 포수들처럼 그도 약간 큰 미트를 끼고 있다.
그건 실제로 빠른 소프트볼(역주** 소프트볼은 투수가 빨리 던지는 경기와
빠른 공을 금하는 두 가지가 있음)용으로 나온 미트이다.
‘팀(웨이크필드)이 준 겁니다.’ 미라벨리의 말.
‘그가 집에서 가져왔죠. 그게 아마 계약 조건의 하나였을 걸요.’
그 구질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체험안 미라벨리는 앞으로도 너클볼 투수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야구에는 더 많은 웨이크필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그러한 유망주를 발굴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모든 레벨의 야구 관계자들이 그 회전 없는 공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내 생각에 너클볼 투수가 마이너를 통과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미라벨리의 말이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정말로 대단한 실력을 보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자, 여기데 두 투수가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일반 강속구 투수와 너클러.. 그렇다면 누구를 택하겠습니까? 결과는 항상 강속구 투수죠.‘
‘항상 너클러에게는 비관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믿지 못하죠.
사람들은 그게 단순히 눈속임투구라고 생각하니까요. 그게 진정한 투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진정한’투구를 정의하건간에 말입니다. 하지만 웨이크필드의 투구는 진정한 투구입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레드삭스가 그를 좋아하고요.‘
타자들은 오고 간다. 미라벨리가 플레이트 뒤에 앉아 준비한 후 공을 주문하면 웨이크필드의 흔들리는 공은 그들을 팦업이나 땅볼 혹은 삼진으로 요리한다.
‘나는 타자들로부터 항상 불평을 듣곤 합니다. 이런 식이죠.. “도대체 저런 공을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공이 그들 코앞에서 30센티나 낙하할 때 말입니다. 그들이 짜증나서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경이스러움 때문이죠.‘
3년이나 웨이크필드의 짝으로 일했으면서도 미라벨리는 그 구질의 원리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버켓 생각에 그 공의 비결은 단순한 킥과 손목을 뻣뻣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걸 이해하려면 물리학과 역학의 기초지식으로만은 부족하다고는 것이 미라벨리 생각이다. 그에 따르면 바람이 바깥쪽으로 불 때 공의 움직임이 많아진다고 한다. 대개 그런 경우 타자에게 유리한 상황이지만..
‘그 비결은 바람에 있다고 봅니다. 공 뒤에 공기의 포켓이 생길 때 여러 가지 형태로 움직이죠. 바람이 안쪽으로 불면 그러한 공간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공은 똑바로 오죠. 바람을 안고 던질 때 공은 더 많이 춤을 춥니다.‘
그러므로 아버지들이여. 당신의 아들에게 파워 투구를 가르치지 말지어다.
만약 또 하나의 비너스나 세레나, 혹은 어린 타이거를 데리고 있다면
팔에는 부담이 하나도 되지 않으면서 상대의 눈을 속이는 놀라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생각해 보니 당신의 딸에게도 파워 투구를 가르치지 말라.
‘때로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버켓은 말한다.
‘만약 여자가 메이져에 최초로 진출한다면 그녀는 너클러일 겁니다.
그런 것들 있잖아요? 누가 그런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끝)
(** 이제 약속을 지키죠.. ^^ 2002년의 mysQ)
Just a Sparks-ling effort in Detroit
[디트로이트에서의 눈부신 활약]
(역주: sparkling-눈부신-을 Sparks라는 이름을 이용하여 표현)
By Jayson Stark
ESPN.com
.. 그것은 ‘냉장고’ 페리의 스피드로 흐물흐물 들어온다.
(**역주: 한때 시카고 베어는 냉장고라 불릴정도의 거구 수비 라인맨인
페리를 짧은 공격에서 체중으로 밀어붙이는 작전을 사용하여 유명하였음)
그건 브리트니 스피어(** 역주: 유명한 댄싱 여가수)가 노래할 때 이상으로
촐싹거린다.
그건 데니스 로드만(** 역주: 기행으로 유명한 말썽꾸러기 농구선수)보다도 다루기 힘들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화요일 양키와의 경기에서 스티브 스파크는 불과 85개의 공(거의 너클볼)으로 이들을 물리쳤다.
정답: 내가 가장 사랑하는 투구-- 너클볼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지난 화요일이 어쩌면 너클볼이 발명된 이래 가장 성공적인 날이기 때문이다.
탬파에서는 (보스턴의) 웨이크필드가 9회까지 노히트를 이끌고 가 어쩌면 지난 반세기 단 세 번의 너클볼 노히터를 기록할 뻔했기 때문이다.
한편 디트로이트에서는 스팍스가 단 85개의 공으로 완투를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참을성의 화신이라는 양키를 상대로.
(** 역주: 타격에 임하는 자세에 코치에 따라 두 가지의 자세가 있다.
골라서 좋은 공만 때리라는 지침과 과감하게 좋은 공 보이면 무조건 때리라는..전자의 대표가 양키이고 다져의 많은 타자는 후자에 속한다.)
너클볼 매니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밤이었다. 분명 이날 밤의 대기 중엔 무언가 특별한 너클볼의 기가 흐르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나도 그 생각 했어요.’ 인터뷰에서 스팍스가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웨이크는 실내에서 던졌쟎아요? 대기라고 말한만한 공기도 별로 없었겠죠.‘
좋아.. 좋아.
어쩌면 부시 대통령이 낱말 퍼즐놀이나 리틀리그 명사와의 면담이나 혹은 유럽순방 중에 놓친 오늘의 야구프로의 테입등을 보며 빈둥대다 불현 듯 화요일을‘국가 너클볼의 날’로 제정한 것은 아닐까?
‘그건 나도 몰라요.’ 스팍스가 대꾸한다.
‘하지만 이날은 꼭 기억했다가 내년에도 이날 등판할 거예요.’
매스컴의 큰 관심은 단연 웨이크필드의 노히트 시도였다. ESPN뉴스에서도 계속 나왔고 너클볼매니아들도 떠들썩 했으니까.
하지만 우리 같은 순수매니아들에게 있어선 스파크가 단 85개의 투구로 양키에게 완투한 것이 훨씬 놀라웁다.
‘대부분의 경우 걔네들 공을 한 85개쯤은 서서 고르죠.’ 스팍스의 말.
아.. 하지만 가끔 이런 날이 있다. 이날은 그런 날이었다.
그의 너클볼은 서서히 선회하며 배터박스 중간에 위치한 크고 흰 물체 위를 계속 통과했으므로. 놀랍게도 처음 20 타자에게 한번도 3볼까지 간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의 공은 너무나 살아 움직여 케쳐 브랜든 인지의 말에 의하면,
‘그 공을 치는 것은 마치 파리를 젓가락으로 잡으려는 것 같았어요.’
때문에 양키 타자들은 카운트 초반에 휘둘러대기 시작하였고
역사는 그렇게 이루어진다.
아.. 물론 ESPN 뉴스 뒤에 나오는 ESPN 클래식이라는 프로에 기록될만한 그런 역사적 사건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 두 가지 면에서 이 사건은 초유라 할 수 있다. 타이거 우드가 오거스타의 마스터즈 경기에서 예선 탈락한 정도의 희소성으로..
자료조사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양키를 상대로 완투하며 85개 이하로 던진 투수는 단 두 명에 불과하다. 필리스의 마이크 그레이스가 1987년 9월에..
그리고 브루어의 크리스 바지오가 91년 9월에..
따라서 월드시리즈 3연패의 팀을 상대로 이런 기록을 세운 투수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더 놀라운 소식은 근대 야구 연감에 따르면 완투 경기에서 너클볼 투수가 던진 공의 수로는 이것이 최소라는 사실이다.
불행하게도 호이트 윌헬름이나 윌리 ‘너크’ 램스델 등에 대해서는 아무도 투구수를 세지 않았다. (특히 그들의 감독은..)
(**역주: 너클볼 투수의 투구수는 무의미하므로 감독들은 이들을 마음 놓고 혹사한다.)
따라서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88년이래 완투 경기의 최소 투구수는 90이라는 사실은 안다.
바로 위대한 찰리 허프.. 88년 4월의 8이닝 완투경기에서..
따라서 9이닝에 85개라면 상대조차 되지 않는 숫자이다.
‘분명 이런 날들도 있었어요’ 스팍스의 말.
‘최소 두어 차례쯤은 1과 1/3이닝 던지는데도 85개는 충분히 던졌음직한.. 그러니 오늘은 분명 특별히 희귀한 날이죠..‘
쳇.. ‘희귀’라는 단어로는 사실 설명이 되지도 않는다.
만약 너클볼 투수가 완투하려면 몇 개의 공을 던져야 할까라는 여론조사를
벌인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185개라는 의견이 85개 보다는 300만표 이상
앞설 것이다.
실제로 90년 이래 한경기 최다 투구는.. 놀랄 일도 아니지만 너클볼 투수였다.
93년 4월 피츠버그 선발로 나와 172개의 투구로 브레이브를 물리친 경기..희안하게도 10 볼넷에 삼진은 하나만 잡으며..
(너클 신화의 양념 하나.. 웨이크 필드는 그 이전 두 경기에서 각각 9볼넷으로 승리했다. 그래서 이 경기후 당시 파이렛 코치 도넬리는 이렇게 말했다.‘경기전 그는 이번에는 절대 9명 걸리는 일일랑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소..그 말은 지킨 셈이죠.‘)
그리고 너클볼러들이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는 이유는 이들이 대식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야구가 9이닝에 마치지 않는 한 결코 경기에서 물러나는 법이 없다.통금 때문에 경기가 멈추거나.. 아니면 포수가 11번째 공을 놓쳐 쫓아가는 모습에 감독이 넌덜머리 내지 않는 한..
(너클 신화의 양념 둘.. 밥 유에커(**역주: 포수 출신의 코미디언 같은 야구 해설가) 말에 의하면, 포수로서 너클볼을 잡는 기쁨중의 하나는, ‘VIP들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이 사람들 대개 홈플레이트 뒤 귀빈석에 앉쟎아요?‘--** 역주: 놓친 공을 잡으로 백네트 앞까지 뛰어가다 보면 유명 인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조크)
‘어떤 날들은.. 컨디션이 좋을 때엔 200개도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팍스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뒷마당에서 어린 아들녀석과 공받기 해봤어요?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나요? 그만큼은 던질 수 있지요. 한번은 도미니컨 겨울 리그에서 10이닝동안 한 180개정도 던지고 있었죠.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어요. 근데 마누라가 손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더라고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그만 해! 겨울에 다칠 일 있어?’‘
‘다행히 그날 피치카운트 기록하던 친구가 미국인이었죠. 그가 내가 던진 공수를 알려줬어요. 만일 그 동네 친구였다면 이렇게 말했겠죠.. 어디 볼까? 92개 던졌네..‘
웨이크필드의 노히터 시도를 보며 한가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는 건 이것이다. 도대체 그 날의 구속이 70마일대 이상 레이더 건에 찍혀 나오지 못한 투수가 노히터를 달성한 적이 몇 차례나 있었냐는 것이다.
아마 없을 것이다. 니에크로가 노히터를 더졌을 때 50% 이상은 너클볼이
아니었다. 그리고 윌헬름이 던질 당시엔 레이더 건으로 시볼레 차를 겨냥하지도 않을 당시였으니..
누가 알랴?.. 하지만 레이더 건은 너클러에게는 아주 흥미요소를 더해준다.
스팍스의 경우 맷 앤더슨과 같은 팀에서 던지는데 지난 주말 그는 한 이닝에 100마일 이상의 투구를 15개나 던졌다. 그의 구속과 앤더슨의 레이더건 기록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스팍스는 너털 웃음을 터뜨린다.
‘난 맷정도의 속도는 결코 낼 수 없을 거예요. 두 번 보둠 걸음을 뛰고 두 번 던진 합계를 내더라도..‘
앤더슨이 스팍스의 구원투수로 들어오면 타자들 눈에는 그의 구속이 1000마일 정도로 보일 것이다. 반대로 가끔 스팍스가 앤더슨의 구원투수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때의 타자들 기분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요.. 너무 공을 천천히 날아가게 던지다보면 빨리
뛰어가면 홈플레이트에서 케처를 백업할 수도 있을 거라고..‘
(** 역주: 놓칠 때를 대비해)
하지만 이날만은 스팍스도 웨이크필드도 케처를 백업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들은 두 명의 너클러가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로 던졌으니까..
이들은 또 두 명 합해 놀라운 10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이외에도 4경기는 스팍스의 승리를 구원투수들이 날려보냈다.) 따라서 우리 같은 너클볼 팬들이나 또 이들이 얼마나 잘 던지고 있나를 감안하면 이런 의문도 나옴직하다. 즉, 올스타팀에 너클볼 티오는 따로 주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머예요? 마치 명예 주장 같은 거로 말인가요?’ 스팍스가 묻는다.
‘아니면 명예 마스콧으로 말인가요?’
아니, 그렇지 않아. 우린 방방곡곡의 너클볼러들을 모으고 싶은 거지.
다음 겨울 ESPN 홈런더비 대신 너클의 대결을 보고 싶다는 말일세.
Wakefield, Sparks, Dennis Springer, 새로운 레즈의 너클러 Jared Fernandez 그리고 그 동네에 혹시 니에크로 가족이 있으면 누구든지 초청하고..
그리고 언젠가는 탐 캔디오티와 찰리 허프가 ‘너클볼 투나잇’이라는 프로를 만들어 방송했으면 한다. ESPN-KNEWS 라는 너클볼만 24시간 보여주는
케이블 방송의 전초 격으로.
그리고 미래의 너클러들을 위해 우리의 동료기자 노블러가 제시한 의견을
전폭 지지한다. 즉, 만약 시즌 마지막 주의 보스턴-타이거 시리즈가 의미가 없는 경기라면 삼연전 모두를 웨이크필드와 스팍스 선발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아.. 물론 가능하죠.’ 스팍스는 말한다.
‘아마 홍보에는 최고일 겁니다. 한가지 문제는.. 만약 우리가 잘 던지면
단장들이 야.. 이거 돈 많이 세이브할 수 있겠는걸.. 이렇게 생각하겠죠.‘
(** 역주: 너클러 한 두 명으로 전 경기를 선발출장 하게 하면..^^)
그래..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본다면 원맨 로테이션은 야구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를 풀어주기도 할걸.. 다만.. 포수는 모두 은퇴하고 말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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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클볼의 미학]
온갖 데이터와 과학화된 훈련..
그리고 정밀하게 분석된 체력단련과 다이어트.. 이런 것들이 스포츠계를
움직이는 요즈음 사람들은 그것을 야구 최후의 기예(ar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 공을 잘 던지는 선수를 보지 못했지만 메이져에서는
꼭 한 두 명씩 이 기예의 기능보유자가 있어왔다.
그 공은 성인 투수가 던지는 공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천천히
날아온다. 타자가 공의 실밥을 셀 수 있을 정도로..
그러나 회전이 전혀 없는 이 공은 실밥의 위치에 따라 약간의 미풍에도
마구처럼 너울거린다. 그러므로 이 공의 가장 큰 무기는..
그 공의 마지막 운명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타자는 물론.. 던지는 투수도.. 받는 포수도..
그리고 어쩌면 날아가는 공 그 자신도..
따라서 타자는 전혀 엉뚱한 곳에 배트질을 하고 심판도 퍼뜩퍼뜩 놀라며
뒷북처럼 컬을 한다.
여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포수이다.
보통 미트의 한 배 반에 가까운 커다란 글러브를 끼고 나오지만 공은
언제나 생명체처럼 코앞에서 도망간다. 포수는 수도 없이 공을 놓치고
이들은 모두 패스트볼로 기록된다. 너클볼은 폭투로 간주되기엔 너무나
유약하고 온순해 보이기에.. 하지만 할아버지 수염을 당기는 손녀아이처럼..
이 공은 포수를 엉뚱한 시점에서 바보로 만든다.
나비처럼 날아온 공에 꽁~ 하고 마스크에 얻어맞는 포수를 가끔 볼 수 있다.
이 공이 어떻게 전수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전가의 비도처럼 이 방법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다.
가장 유명한 너클볼 형제 필과 조 니에크로도 서로에게 자기의 방법을
감추었다. 타자들은 같은 형제의 너클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일단 기본은 손끝과 손가락 관절을 이용하여 공의 회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물리학의 법칙..
즉 기류와 실밥의 마찰에서 변화하는 부력에 맡겨버리는 것이다. 선수에 따라 직구와 너클을 혼합하는 경우도 있지만 너클의 순수주의자들은 100여개의 공을 모두 너클로 던진다. 이들은 자연히 투구수가 엄청나게 많아진다. 특히 타자들이 죽치고 기다리면..
하지만 투구 수는 이들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다.
어쩌면 매일 등판해도 될 정도로..
얼마전 같은 날 메이져에 현존하는 대표적 투수들.. 보스턴의 웨이크필드와 타이거의 스팍스가 동시에 출전하였다.
웨이크필드는 탬퍼와의 경기에서 9회까지 노히트를 던지다가 아깝게 놓치고 말았다. 더 대단한 것은 스팍스가 양키의 끈질긴 타자들을 상대로 단 85개의 공으로 완투승을 했다는 것이다.
이날 스팍스의 공을 받은 케쳐의 말로는..
공이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 이 공을 치는 것은 마치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는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이하 첫째 칼럼의 원문)
Maybe one day there will be a dad, a baseball version of Richard Williams or Earl Woods, who will take a look at his son''s 84-mile-per-hour fastball and rinky-dink curve and suggest that maybe the knuckleball is his boy''s best way to the bigs. "I don''t know," veteran Sox righthander John Burkett mused last night, "I mean, when did you ever hear a scout say, `Gee, I just saw a high school kid who''s got a knuckleball that just drops!''? It doesn''t happen."
No, but here in the Hub of Hardball Heartache we have Tim Wakefield as Exhibit A for defense of the little-respected, often-laughed-at,
as-hard-to-understand-as-it-is-to-throw knuckler. Wakefield will be on the Fenway Park mound again tonight, making his last home start of the 162-game schedule, and maybe it''s his bread-and-butter pitch that makes it easy to forget that he is wrapping up his ninth season in a Red Sox uniform.
If you haven''t been keeping score at home, please note that lasting nine years as a member of the Red Sox pitching staff -- be it starter, middle reliever, set-up specialist, or closer -- is no mean accomplishment. Boston pitchers live dog years. One year on the staff, with the Wall rubbing at their rear ends, is easily the equivalent of 2-3 years on any other staff in the majors.
To pitch nine years here, especially nine knuckleballing years, should be worthy of a Harvard Medical School study. Next season will be Wakefield''s 10th in the Back Bay bandbox. According to the Sox media guide, only Bob Stanley and Mel Parnell have pitched in Boston for 10 seasons or more.
"You have to have the patience of Job to be a knuckleball pitcher," said Johnny Pesky, an unabashed booster of the 37-year-old righthander. "What he''s done in his time here, it''s just amazing. I''d stake my house on him."
Given the ongoing, shall we say, struggles of their bullpen, the Sox may have little choice but to toss their last 84 years of history to the wind and lean on Wakefield even more when the calendar flips to October. If he can provide another strong outing tonight in his 32d start of ''03, he''ll break 200 innings for the first time since 1998, and he has a chance to pick up his 12th victory, which would be his most since that same 17-8 season.
No doubt Wakefield will remain in the rotation should the Sox reach October, and his versatility and dependability offer Grady Little the option to mix him into relief as needed.
Wakefield has been tossing his flutterball since not long after giving up his aspirations of one day making it to the Show as an infielder in the late ''80s. Released by the Pirates in spring training 1995, he was signed on a minor league whim, and that whim now reads 102 wins and 89 losses in a Boston uniform.
"Tell you what, you look at what he''s done these last few years," said Burkett, "and people always say he''s one of the best knuckleball pitchers in the big leagues -- and I''d say he''s just one of the best pitchers, period. He can close. He can set up. He can start. What can''t he do?
"That pitch of his may look easy. But don''t kid yourself, it''s not. I know that if I tried to throw it, I''d let it go and start running backward off the mound to get ready for what''s coming back."
Doug Mirabelli, like fries with the steak, is the catcher who comes along with Wakefield. Like most backstops who specialize in catching the unpredictable pitch, he wears a slightly bigger mitt. It''s actually a fast-pitch softball model.
"Tim gave it to me," said Mirabelli. "He brought it with him. He knows that''s part of the deal."
Having seen first-hand the effectiveness of the pitch, Mirabelli needs little persuading that there is ample opportunity for more knuckleballers. The game could use a few more Tim Wakefields. What might be more difficult than finding prospects, he thinks, would be for people at all levels of the game to get over their misconceptions of the no-rotation pitch.
"I think it''s hard for a guy to work his way through the minors as a knuckleball specialist," said Mirabelli. "I suppose you could, but you''d have to be absolutely phenomenal. If you had two guys lined up next to each other, a conventional fastball/power pitcher and a knuckleballer, I mean, who are they going to go with? The conventional guy, every time.
"There''s just always such skepticism that surrounds the knuckleball. People don''t trust it. I think people believe it''s a gimmick sometimes. They don''t think it''s a real pitch, for however they define what a `real'' pitch is. But what Tim Wakefield is doing is real, and the Red Sox love him for it."
The hitters come and go. Mirabelli sets up behind the plate, calls for the expected serve, and Wake''s quaking offers knock them down in a flurry of popups, grounders, and strikeouts.
"I hear stuff from hitters all the time, stuff like, `What am I supposed to do with that?'' when a ball drops a foot in front of ''em," said Mirabelli. "I wouldn''t say they''re expressing frustration. It''s more like they''re in awe."
Despite three years of sidecar duty with Wakefield, Mirabelli remains uncertain how the pitch works. Burkett believes the trick to delivering it is a stiff wrist and a simple kick. To understand it, Mirabelli believes, would take more than a rudimentary knowledge of mechanics and physics. He thinks the pitch moves most when the wind is going out, a situation that normally favors the hitter.
"I guess it''s about air -- it works best when there is airspace behind the ball, and that''s what makes it move all around," said Mirabelli. "When the wind is blowing in, it takes that space away, and the ball stays straighter. Against the wind, it will dance more."
So dads, don''t teach your sons to be power pitchers. If you''ve got the next Venus, Serena, or Tiger on your hands, there could be some kind of wonderful to be had with the pitch that is easy on the arm but so hard on the eyes. Come to think of it, dads, don''t teach your daughters to be power pitchers.
첫댓글야구처럼 어렵고 또 미묘하며 속내깊은 스포츠는 없다처럼 가끔 이런생각을 합니다. 윗말처럼 저래서 그런지는 몰라도..야구는 꼭 하나의 소설같다는 생각. 야구장의 밑그림에 덧칠하듯 아름다운 도시풍경과 가족들의 모습,연인들의 행복한 표정 그리고 푸르른 창공..가끔 그 밑그림에 너무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소설화되는
가장 확실한건.. 너크볼러이전에 스포츠선수로서 또 야구선수로서 "꿈이 있고,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능력발휘를 위해 열심히 몸닦고 노력한다는 사실" 그것이 가장 본질이지요. 웨이트 필드 역시 소설 주인공이기이전에 선발투수로서 팀원으로서 최선을 다햇다는것 그게선수의 참모습그것이겟지요.더도이하도아닌
첫댓글 야구처럼 어렵고 또 미묘하며 속내깊은 스포츠는 없다처럼 가끔 이런생각을 합니다. 윗말처럼 저래서 그런지는 몰라도..야구는 꼭 하나의 소설같다는 생각. 야구장의 밑그림에 덧칠하듯 아름다운 도시풍경과 가족들의 모습,연인들의 행복한 표정 그리고 푸르른 창공..가끔 그 밑그림에 너무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소설화되는
가장 확실한건.. 너크볼러이전에 스포츠선수로서 또 야구선수로서 "꿈이 있고,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능력발휘를 위해 열심히 몸닦고 노력한다는 사실" 그것이 가장 본질이지요. 웨이트 필드 역시 소설 주인공이기이전에 선발투수로서 팀원으로서 최선을 다햇다는것 그게선수의 참모습그것이겟지요.더도이하도아닌
다 읽었다 휴~~ 마지막이 젤 재밌네요. 그럼 웨익필드가 6차전 선발인가요? ㅡㅡ;;
내일(6차전) 페드로 나오고,,,,웨이크필드가 7차전 다시 나오려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