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님은 산처녀에 연분홍치마를 입혀 살랑살랑 뱜바우를 유혹하게 하고있다.
몇 주 전, 십 수 년 전에 찾았던 절벽지를 갔었다.
직벽에 가까운 곳, 중간에 턱을 이룬 곳이 미심쩍었었다.
뱜바우 궁금하면 못참는다.
다시 찾아가 원포인트 산행을 하기로 했다.
호수는 가뭄에 많이 수위가 내려갔다.
감아도는 차도의 벚꽃은 도심과 다르게 아직 피지않았고 한 껏 몽우리를 부풀리고 있다.
이 번 주말이면 피어날 거 같다.
배낭에 로프 두 묶음,등강기를 장착한 안전벨트, 산채도구 등등을 한 배낭 가득 지고 산을 올랐다.
어디 쯤인가??????
포인트 지점에 도착했다.
배낭을 내려놓고 첫 번 로프를 맸다.
안전벨트 장착하고 로프 한묶음과 연장가방을 안전벨트 비너에 달고 조심조심 내려갔다.
중간 참나무에 두 번 째 로프를 맸다.
하강기를 옮겨 걸고 또 내려갔다.
턱이 진 절벽 중간에 이르러 등강기를 걸었다.
낙엽과 풀과 잔돌이 쌓인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없내벼~~~~~~~'
'오잉!'
보인다.
하수오 줄기가 나무가 없으니 올라가지 못하고 풀과 함께 누워서 아래로 뻗어내렸다.
하수오 줄기는 볼펜심보다 조금 굵은 데 뇌두는 어린애 주먹보다 크다.
줄 하나에 체중을 싣고 아래로 미끄러지려는 발을 땅에 의지한 채 작업하는 것이 힘이 많이 든다.
'지금 뱜바우 뭘 하고 있는 건 지???????'
가까이에 하나가 더 보인다.
실하게 내려 뻗던 뿌리는 두 뼘 조금 더 내려가더니 댕강 도퇴되고 말았다.
좌에서 우로 이동하면서 훑어 보니 또 보인다.
줄의 중심은 좌측에 있고 몸은 우측에 있으니 자세 잡기가 장난이 아니다.
올라가 옮겨 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캐면서 나뭇가지 잘라서 고정을 해야되지만 마땅한 나뭇가지도 없고 우선 한 곳에 모았다.
좀 더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두 어 수 더하고 나뭇가지 하나 가져다 모두 한 데 묶었다.
저 아래 부분에 길게 늘어진 줄기가 궁금해 죽껏다.
직벽을 타고 내려갔다.
마지막엔 로프가 동굴 앞으로 이어진다.
아무런 의지도 없이 줄하나에 온 체중을 싣고 하강기에 걸린 로프를 조금씩 놓아주면서 내려설 수 있었다.
길게 늘어진 줄기는 하수오줄기가 아니라 댕댕이 덩굴이다.
내심 기대를 했었는 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내려오기는 내려왔는 데~~~~~~
까마득한 저 위를 어떻게 올라가야 되는 지 겁이 덜컥 난다.
그런 중에도 전화기는 쉴새없이 울린다.
"아저씨, 삼겹살 준비했는 디 어디여유?????"
농막친구가 전화한다.
"야, 어디냐?"
"나 ~ 오십미터 절벽을 내려왔는 디 ~힘이 없어 못올라가 것네~~~~~니가 와야것따."
늘 농담반 진담반이니 고지듣지 않는다.
"지랄, 머할라구 거긴 가까구 지랄여~~~~~~~"
'사실인 디 수긍을 안하니 원????'
까마득한 절벽을 올라갈 수 없다.
한나절 가까이 줄 하나에 매달려 힘을 뺐으니 가능할리 만무하고 뱜바우 나이가 몇인가??
'좌로 오를까,우로 오를까?'
로프를 느슨하게 매고 우측으로 경사면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참 사선으로 오르는 것이니 로프에 체중을 실을 수가 없고 최후에 발이 미끄러지면 중간에 대롱대롱 매달릴 참이다.
'발이 미끄러지면 뱜바우의 머리통이 깨진 수박통이 되에 부서지고 허리는 꺾인 채 절벽 중간에 매달리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깊은 산에 찾는 이 없을 것이고 ,오는 것은 피냄새 맡고 달려드는 독수리와 까마귀 뿐일 것이다.
눈깔 파먹고 염통을 도려내고 나중에 뼈만 앙상하니 줄에 매달리겠지~~~~`
먼 훗날 뱜바우 닮은 괴팍한 산꾼이 보고 뼈나 추스려줄려나?????'
이런 상상을 해본다.
'하기사 산꾼이 산에서 죽으면 행복한 죽음이 아닐까?
전장에서 죽은 이순신처럼, 전장에서 죽었으니 영웅이고 성웅이지 살아서 당파에 휘달리고 그랬으면 어디 영웅이겠는가????'
한나절이 넘어가고 있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손톱 세워 잡고 풀뿔리 움켜쥐고 간신히 절벽을 오를 수 있었다.
이제 중간에 있는 하수오묶음 거두고 로프 거둬야겠다.
다시 줄을 타고 내려가 하수오 비닐봉다리에 넣어 안전벨트에 묶고 올라왔다.
두 번째 줄을 거뒀다.
사려서 자루에 넣고 묶어서 벨트에 비너에 걸었다?????????
저 위 산신령님이 호통친다.
"뱜바우 이 놈!!! 지금 뭘하고 자빠졌냐??????니가 지금 나이가 몇 인 디 객기를 부리고 있는 겨~~~~~
얘끼, 이 놈!!!"
호통소리에 놀란 로프주머니가 하늘로 날랐다.
40여미터를 아래로 날라가더 바위면에 턱! 부딪치면서 구르기 시작한다.
구르던 자루는 낚엽속으로 들어가 한 참을 더 굴러 내려간다.
굴러가는 소리가 1분도 더 들리는 것같다.
시원 섭섭하다.
이제 절벽타기 그만하라는 산신령님의 명령이지 싶다.
간단하게 요기하고 차로 이동했다.
긴장을 했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다.
주무르고 달래서 겨우 운전할 수 있었다.
오다가 유리병 샵에 들러 와인병 두 박스,열수축포와 스티커를 샀다.
18만원이란다.
으메~뱜바우 노숙자 된는 거 시간문제여~~~~~~
고향집에 짐을 부리고 김밥에 라면을 끓여서 늦은 점심을 했다.
피로가 몰려온다.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일요일에 고향을 찾았다.
공장둑 홍매화가 화사하게 웃고 있다.
양파 심은 거 보니 자라기는 자랐는 데 여기저기 죽은 것이 보인다.
뽑아보니 썪어있다.
고자리병에 걸린거 같다.
살충제 뿌렸는 데도 이 지경이다.
대파도 그렇고~~~
겨울을 넘긴 쪽파가 싱싱하다.
먹을만큼 뽑았다.
부추와 방풍잎도자르고~~~~~~
우리집 두 여자가 고향을 방문한단다.
고향집으로 향했다.
현관 옆 목단이 꽃몽우리를 키우고 있다.
쪽파,부추,방풍 삼종 셑트를 다듬어 마트의 상품처럼 묶어놨다.
두 여자가 와서 마당둘러보고, 집에 셑팅한 진열장을 둘러본다.
엄마, 이 것 좀 봐!
두여자가 진열장을 보더니 탄성을 지른다.
두 여자 태우고 선영을 둘러봤다.
"아빠가 쌓은 탑 좀 봐~ 사진 찍어야 되것네~~~~~~ 금낭화도 피구~해우소도 있네~~~~~~"
마누라는 미나리,쑥을 뜯는다 날리다.
나 먼저 시골집으로 와서 냄새밭을 정리했다.
꾸지뽕나무 성가셔 베었더니 여기저기 새끼를 쳐 서 난리다.
삽으로 캐고 뽑고~~~~~
원래는 이 날 어제 캐온 하수오 거피해서 담금하려 했지만 일정이 완전 틀어졌다.
두여자는 집으로 떠나고 나는 남아서 마져정리를 했다.
힘을 썼더니 지치고 배고프다.
점심먹으러 농막에 올라갈 힘이없다.
농막친구와 소사장을 집으로 불렀다.
라면에 막걸리를 더했다.
농막 사장이 강낭콩묘를 들고왔다.
오후에는 뒤안에서 흙을 파다 미당에 밭을 만들고 거기에 완두콩을 심었다.
피로가 몰려온다 .
벌써 네 시가 넘어가고있다.
이렇게 주말을 마무리 했다.
다음 주에는 한식행사가 예약돼있고 그 다음 주는 동창회가 뒤를 따를 참이다.
그 다음은 또다른 친구들을 선영으로 불러 나물산행과 뒷풀이를 할 참이다.
이렇게 뱜바우의 봄날이 가겠지?????????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즐거운 한주 되세요.
감사합니다.
멋진 한 주 되시기바랍니다.
저는 로프 사늫은지가 10년이 넘은것 같은데 아직도 모셔놓고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골절로 헬기탄 이후 포기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건강한 한 주 되시기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기바랍니다.
좋은 산행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점심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