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지(野神志) 20화 : 재위1년 6권 9장

[비상이글스]

야신 재위 1년 6월 9일, 사자국의 류중일은 같은 사자국 출신의 탈보트가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 오고 있다는 말에 몹시 성이 났다. 곧 사람을 보내 최형우를 불러들이고 대책을 의논했다. 그러자 최형우가 얼른 대답했다.

“제가 이미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해 놓았습니다. 이제 막 야통령 각하를 찾아 뵙고 말씀드리려는 참에 부르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게 어떤 계책이오?” 류중일이 노기를 억누르며 물었다. “달구벌 덕아웃에 군사를 머무르게 하고 크게 잔치를 열어 탈보트를 부르는 것입니다. 탈보트가 만약 그 잔치에 온다면 먼저 좋은 말로 달래 보도록 하지요. 정히 듣지 않을 때는 미리 감춰 둔 나바로가 실책으로 출루하고 구자욱이 안타를 치고 제가 타점을 올려 경기 초반에 강판시키면 됩니다. 탈보트만 강판시키면 조국은 다음 전투에서도 사기를 잃어 연거푸 패 할 것이므로 이번 시리즈에서 스윕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최형우가 그렇게 말했다. 류중일도 얼핏 생각하기에는 어떻게 될 법한 계책 같았다. 언제 성을 냈더냐는 듯, 기쁜 얼굴로 허락했다. “그게 꼭 내 생각과 같소. 얼른 그대로 해보시오.”

류중일과 작별한 최형우는 곧 구자욱과 박한이를 불러 놓고 말했다. “덕아웃 밖에 있는 마운드에 잔치 자리를 마련한 다음 탈보트를 부르도록 해야겠소.” 그리고 외국말을 잘하는 나바로를 선봉으로 삼아 탈보트에게 보냈다. 탈보트가 말했다. “이왕에 최형우가 잔치를 벌이고 나를 청했으니 아니 갈 수 없다.” 그 말을 들은 나바로는 됐다 싶었다. 애써 기쁜 웃음을 감추며 탈보트에게 작별하고 돌아갔다. 주현상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일전에 사자국은 탈장군을 부상이 있다하여 방출하였는데 어찌 잔치를 연다는 것입니까? 이는 좋은 뜻으로 부르는 것이 아님에 분명한데 탈장군은 어찌하여 가겠다고 하셨습니까?” 그러나 탈보트는 조금도 꺼리는 빛이 없었다. “나는 수천, 수만의 방망이가 번득이고 타구가 비 오듯 하는 마운드에 글러브 하나를 의지해 아무도 없는 곳을 지나듯 다녔다. 사자국 같은 무리가 감히 나를 어쩔 수 있겠느냐? 정히 그렇다면 주현상은 타석에 서게 한 뒤 내가 붉은 기를 세우거든 그리로 얼른 안타를 쳐 출루하면 별일은 없을 것이오.”

그리곤 탈보트는 사자국의 잔치가 벌어지는 곳으로 향하였다. 이내 최형우의 계책대로 탈보트는 2실점을 하며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직 그 곁에는 김태균만이 큰 방망이를 받쳐든 채 따를 뿐이었다. 2타점을 올린 최형우는 그런 탈보트를 보자 한편으로는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2실점이나 당했으면서도 불펜투수의 호위도 받지 않고 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자기들의 계책에 속은 듯도 하지만, 풍기는 분위기로 봐서는 완투승이라도 할 것처럼 보인 까닭이었다.

잔치자리에 흥이 반쯤 올랐을 때 최형우가 드디어 용기를 내 벼르던 말을 꺼냈다. “장군께 드릴 말씀이 있어 청했는데 다행히 물리치지 않아 고맙기 그지없소이다. 탈장군은 본디 사자국 출신으로써 이제야 조국의 에이스가 되었으니 이는 우리가 임의탈퇴로 묶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주어 그런 것인데 우리를 침범하려 하니 이게 믿음을 저버린 게 아니고 무엇이겠소?” “승패를 주고받는 것은 나라의 일이외다. 이런 잔치에는 어울리지 않으니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소.” 그런 탈보트의 말꼬리를 최형우가 잡고 늘어지려 하자 저만치 떨어져 있던 김태균이 돌연 솔로 홈런을 치며 끼여 들었다. “천하의 우승은 오직 덕 있는 이가 차지할 뿐이오. 어찌 사자국만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겠소?” 탈보트가 놀란 채 낯색까지 변하며 일어났다. 그리고 김태균에게로 가서 큰 방망이를 뺏은 뒤 짐짓 눈을 부라리며 꾸짖었다.

“이것은 나라의 큰일인데 돗돔 따위가 감히 끼여 들어 여러 소리를 하느냐!? 얼른 아웃되어 버려라!” 말은 그렇게 엄했지만 거기에는 다른 뜻도 숨겨져 있었다. 얼른 그 뜻을 알아들은 김태균은 마지못해 쫓겨가는 듯 잔치 자리를 벗어나 8회초로 갔다. 김태균이 붉은 기를 크게 휘두르니 기다리던 주현상이 쏜살같이 안타를 치며 1루에 가자 방망이를 휘둘러 또다시 공은 외야석에 닿았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때 마운드에 홀로 남아 있던 탈보트는 오른손으로는 야구공을 잡고 왼손으로는 최형우의 손을 움켜잡은 채 말했다. “공은 나를 잔치에 청했지 나라의 일을 따지려고 부른 것은 아니지 않소?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합시다.” 구자욱과 박한이는 속이 탔다. 생각 같아서는 방망이를 휘몰아 탈보트를 덮치고 싶었으나 타자들은 휘두르는 족족 범타가 되거나 삼진이 되니 타율이 떨어질까 겁이 났다. 함부로 움직 일 수 없이 멍하니 최형우가 탈보트에게 끌려가는 꼴만 구경했다.

탈보트는 9회말에 이르러서야 박한이를 삼진 잡으며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는 야신의 배웅을 받으며 말했다. “안녕히 계시오. 오늘 완투승 잘 얻었소이다.” 완투승을 거둔 탈보트가 작별의 말을 던졌을 때에야 최형우는 겨우 정신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탈보트는 하이파이브를 받으며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 외에 달리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으니 조국의 승리이자 올해 첫 완투승이었다.

경기를 이긴 야신이 흡족해 하며 말했다. “마, 탈보트는 땅볼의 정령이지 않나 시포요.  마, 미치 탈보트가 땅볼에 미칬다 시포요.”

[칼스호야]

잘 읽고갑니다 ~^^

[나이스한화]

야구보고 하이라이트 보고 야신지 보고...ㅋㅋㅋ

[닥터 K]

잘 읽고갑니다^()^

[낮은바다]

ㅎㅎㅎㅎ

[음냐하하]

잘읽었습니다

[창공을날다]

ㅎㅎ 재밌게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뚱찌]

이글을 자주 읽고 싶기에 자주 이겼으면 좋겠네요. ^^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된장뚝배기]

타율이 떨어질까 두려워ㅋㅋㅋ

[silver]

돗돔따위가 감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팬입니다 또 써주세요

[뾰로롱꼬마마녀]

돗돔에서 뿜었어요ㅋㅋ 야신지 넘 잼있어요^^

[성즈]

ㅋㅋ 넘 잼있네요 ㅋㅋㅋ

[주바라기]

아주 재밌지 않나 시포요

[야금이]

계속되는 연재에 감사드립니다
너무 재밌지 시퍼요 ㅋ

[낮은바다]

일부러 아껴두었다 출근길 보고 또 웃어요.

삼국지 관운장이야기 패러디죠.

센스짱입니다.

[제제짱]

완전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개털토끼]

탈장군 멋졌습니다!!!

[dsshin]

정말 재미 만땅.
다음에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