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도색스프레이를 한번 더 뿌리고 기다렸다가 투명스프레이를 뿌렸는데 뒷범퍼만
뿌렸어도 투명스프레이가 부족했다
예상보다 광택이 나질 않아서 소진될 때까지 뿌려도 광택은 그 수준이었다
생각해보니 내 차는 언더코팅과 더불어 바디에 고광택을 냈었던 것이다
그 광택의 위력을 16년이 지난 지금 새삼스레 다시 느끼며 당시 정성들여 두텁게
광택시공을 해준 옛친구에게 다시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다른 도색작업까지 다 끝나면 발포수지로 광택을 낼 예정이다
예전에는 1년에 두 번씩은 했었던 일인데 최근 수년간 많이 소홀했다
범퍼를 칠해 놓으니 작은 안도감이 왔다
항상 다른 차들의 뒷범퍼가 녹슬거나 찌그러진 상태로 다니는 것을 보면서
내 차도 저리 보일텐데 하면서 안쓰러웠던 것이다
전문적인 도색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 칠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칠하면서 또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는데 그게 범퍼가드였다
쉿덩이 범퍼라서 보호차원에서 가드를 붙여서 출하한 것인데 이게 오래되면
퇴색하고 찌그러진 채로 다니는 차가 많았다
칠을 하기도 하지만 얼마 못가서 갈라지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아예 새 것으로
4쪽 모두 구입해서 장착했다
PVC계열의 플라스틱인데 다른 부품에 비해서 꽤 비쌌다
[ 범퍼가드 ]
앞쪽의 가드는 녹슨 볼트를 푸니라고 애먹인 것 외에는 비교적 수월했다
그런데 뒤쪽의 가드를 장착하느라 엄청나게 고생했다
왜냐면 이미 뒤틀린 범퍼인지라 제자리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조임볼트들은 바닥에 누워서 작업해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작업공간도 좁을뿐더러 움직일 때마다 눈위로 묵은 먼지가 떨어져서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야 했다
이때는 안경을 쓰고 있다는게 다소 위안이 되었다
적당히 조이고 나서 위와 옆쪽에서 힘으로 막 밀어 붙이게 하고 재빠르게
조였다 (이럴 때는 강한 아내와 함께 사는 내가 아주 대견스러웠다)
장착상태가 약간 삐딱하지만 그런대로 만족할만 했다
제대로 하려면 범퍼를 떼어내고 망치로 두들겨서 펴서 맞추고 녹을 벗기고
퍼팅해서 칠하고 열처리까지...경비가 엄청난다
그러니 이 정도에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아내한테 강조했다
네귀퉁이에 가드를 새것으로 장착하고 나니 앞범퍼의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드가 색이 희뿌옇게 보이는게 또 눈에 거슬렸다
그럼 또 해야쥐...뭘? 까만색으로 도색하기~!
이왕 도색한 김에 뒷문에 붙어있는 손잡이도 함께 도색하기로 했다
이때 사용하는 스프레이는 무광흑색이다
바닥에 신문지 깔아 놓고 쉭~쉬익~~~~~~~
뒷문 손잡이는 번호판등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칠하고 마르는 동안에 할 일이
있었다
LED로 교체하기~!
기존의 전구소켓과 같이 만들어서 시판하는 LED를 사서 간단히 교체만 하면
되겠지만 이미 사놓은 LED가 있는데 이때 쓰지 않으면 언제 쓸까?
다시 소켓안쪽의 접점을 끌어다가 각도를 맞추느라 구부리고 연결했다
잘하는 일이면서도 쉬운건 하나도 없다
※ 확산형 LED라도 전구와 달리 빛이 방향성을 가지고 중앙쪽으로 광량이 많음
[ 범퍼 중앙가드 ]
[ 번호판 가니쉬 ]
세 번을 스프레이하여 나온 결과물인데 비교적 색칠범위가 넓은 범퍼를 도색할
때보다 쉽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번호판 가니쉬에 쓰여 있던 HYUNDAI글씨도 스프레이 뿌리면서 지우고 미리 바디
스트라이프와 함께 사두었던 라벨을 붙이고 나니 깔끔히 처리되어 새것이나 다름없다
근데 저 번호판은 처음 그대로인 채로 바꾸고 있지 않다
이미지로 숫자를 인식하는 차단기가 구형 번호판은 인식하지 못해서 수년간 드나들
때마다 구두로 확인해줘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누가 그랬더라? “차를 바꾸라고 저러잖혀어~~~ ”
7월 25일 [ 방음과의 전쟁 시작 ]
한 여름에 작업을 할 때마다 온통 땀으로 젖지만 하나씩 해내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드디어 가장 하고 싶었던 방음처리를 시작했다
갈수록 난청이 되어가는 기분으로 이 차를 타고 다녔다
외부에 맡기기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자기가 직접하는 것보다는 좀 덜 미덥다는
DIY족의 말씀에 따라 용감무쌍하게 그 험난한 작업에 한발 내디뎠다
방음이나 차음이란 소린 평소에 들어 왔지만 방진이란 말은 생소했다
첫 작업이 바로 이 방진매트를 붙이는 것이다
이것은 차체의 울림을 잡아주면서 어느 정도 차음효과도 볼 수 있는 매트로 특히
중저음을 살리려는 카오디오 매니아에겐 필수적인 작업이다
방진매트는 아스팔트 찐같은 것을 작업하기 좋게 한쪽엔 은박지를 입히고 접착면에는
비닐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으로 구입했다
방진매트는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굳이 비싼 것으로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
[ 방진매트 ]
이 매트는 날씨가 따뜻할 때 작업하면 좋다
겨울엔 토치로 녹여가며 작업을 해야 접착이 잘되기 때문이다
비록 더위에 힘들지만 한 여름날 기온의 덕을 보는 셈이다
가격이 두배쯤 되는 부틸소재의 매트는 접착력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좋지만 성능
면에서는 별반 다를게 없다
방음의 효과는 얼마나 꼼꼼히 시공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 매트로 문짝 4개와 본넷 안쪽까지 붙일 예정이었다
시원한 수박으로 간식하고 시작했다
문짝의 안쪽을 탈거하면서 기존에 붙어있는 비닐막을 과감히 벗겨내는데 거기 붙은
까만 접착제 역시 아스팔트 종류여서 다른 데 묻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예전에 오디오 설치할 때 뜯은 경험을 살려서 문고리며 손잡이 등을 쉽게 풀어내고
판넬을 떼어내고 비닐막을 젖혀놓고 캐캐묵은 먼지를 물걸레로 닦아냈다
예상외로 어려운 일이 생겼다
내 차의 문짝은 바깥쪽에 매트를 붙이려면 안쪽에서 손을 넣어서 붙여야 하는데
손이 들어갈 공간이 협소하다
게다가 매트를 큼직하게 절단해서 넣어 놓고 미장이 손이 되어야 했으니 손을
넣고 빼길 수차례 하다보니 손등이며 팔에 온통 피만 안날만큼 상채기가 났다
바깥쪽의 윗부분을 그렇게 힘들여 붙이고 나니 벌써 힘이 팔린다
가능하면 작게 자르지 말고 겹치지 않게 붙이라는 정보에 따르려면 고무손이라도
되어야 했다
역시 자기 차에 맞는 작업을 해야 고생을 덜한다
매트를 문짝의 모양대로 가위로 절단하여 붙이려 했으나 저런 형편이니 포기하고
또, 자르는데는 가위보다 칼이 더 나았다
너무 작게 조각내지 않고 붙이기 편할 만큼의 크기로 잘라가면서 붙이기로 했다
이럴땐 문짝이 사각형이 아닌게 원망스러웠다
윈도구동장치랑 도어록이나 외부손잡이의 작동장치를 피해가며 구석까지 밀어가면서
꾹꾹 눌러 붙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아래쪽까지 붙여 놓고 빗물구멍을 송곳으로 내주었다
어떤 사람은 꽉꽉 막아놨다가 문속에서 물이 출렁거려 빼보니 한말이 넘게 나왔다는
웃기지도 않는 얘기도 있다
바깥쪽 철판안에 붙이는 것에 비하여 안쪽에 붙이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다
그래도 판넬을 붙이려면 핀이 잘 들어가야 해서 핀구멍 부근을 넓혀야 했다
일단 두조각으로 문짝 모양대로 재단하고 붙인 후 구멍 낼 곳은 내었다
안쪽에 움직이며 마찰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비닐을 안벗긴 채로 놔뒀다
물 그리스... 이런게 있다는 것도 첨 알았다
뿌리고 나면 말라가면서 적당한 점도를 가지고 그리스역할을 한다는 물건이다
만인의 애용지물인 WD-40도 윤활기능은 있지만 오래지 않아 증발하기 때문에
차의 곳곳에 활용도가 높은 것이 물그리스였다
그도 없으면 그냥 그리스라도 듬뿍 발라주어야 끼익~하는 소리가 안난다
물그리스를 안쪽에 움직이는 쇠붙이의 구동부분에 무차별로 쏴놨다
또 언제 뜯을지 모르니깐.. 아니 인자 더 안뜯고 싶다..
문짝을 분해한 김에 미리 작업하려고 준비해 둔 것이 있었다
많은 LED를 이용한 DIY중에서도 꼭 하고 싶은 것이었다
바로 슬림바를 이용한 도어 언더등이다
문을 열면 문의 아래주위를 훤하게 밝혀준다
연결하는 데 드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문을 열때만 켜져야 하니깐 당연히 도어부근 차체에 있는 스위치 선과 연결해야 한다
도어 스위치를 끌러 놓고 출입구 바닥쪽 배선에서 연결선을 찾았다
접지선을 이용한 스위치였다
메인 플러스배선은 나중에 따로 깔 예정이라서 LED의 플러스선은 퓨즈를 통해
ACC선에 연결했다
[ 방진매트를 붙인 운전수쪽 문 ]
[ 16발 짜리 LED Slim Bar ]
[ 야간에 문을 열면 이렇게 밝다 ]
구형차가 아닌 대부분 차량에는 문짝에 불이 들어오는 도어커티쉬가 달려있다
하다못해 램프는 없는 반사판이라도 달려 있는데 이것은 뒷차에게 문열린
위치를 보여주어 안전을 유도하는 편의장치이다
그것도 달까 하다가 이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렇게 문짝하나 겨우 작업해 놓고 나니 해가 저문다
무엇보다 땀에 흠뻑 젖어서 몸에 붙은 옷부터 빨리 벗고 싶어서이다
뭘 하든지 처음하는 일은 시행착오가 겹친다
눈으로 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막상 작업할 때는 예상치 못한 부수적인 작업이
따랐다
어차피 네짝 모두한다는 예상은 완전히 물건너 갔으니 더 힘팔리지 않기로했다
에잇~! 어두워지니 모기까지 집중공격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