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로부터 사제로 서품된 고현정(요한사도) 새 신부는, 이튿날인 6일 수원대리구 율전동본당(주임 김봉기 마태오 신부)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오전 10시 첫 미사를 집전한 고현정 신부는 입당 후 감격에 겨워 한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현정 신부는 “날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도 성부의 인류에 대한 사랑을 너무나 모르고 있음을 알았다”며, “이제는 제가 아닌, 하느님의 도구,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 실현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자신의 ‘수품 성구’인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 6,10)를 되뇌며, “참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대성전에서 새 신부 가족·친지와 수도자·신학생·평신도 등 6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봉헌된 장엄미사는, 고현정 신부 주례로 김봉기 신부, 이광희(가브리엘·분당성바오로본당 주임) 신부, 이용기(안드레아·단대동본당 주임) 신부, 황치헌(요셉·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 지철현(대건 안드레아·교구 성소국장) 신부, 한민택(바오로·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 등 7명의 사제가 공동 집전했다.
김봉기 신부는 강론을 통해 “고현정 새 신부는 어렸을 적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나, 감사드리는 새 삶을 주님께 봉헌할 것을 결심해서 드디어 사제서품을 받고 오늘 첫 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사제생활 중에는 고위층에서부터 최하층까지, 병자와 임종자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며 “‘가진 이들’과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를, ‘부족한 이들’에게는 섬김의 자세를 가질 것”을 고요한 신부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또, 강론 준비의 고충을 설명하기도 한 김봉기 신부는 “사제는 모름지기 ‘예쁜 여인들의 유혹’을 조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30~40대 7년여 동안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는 김봉기 신부는 미사 후 신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성당이 그렇게나 허전하게 느껴졌었다고 전했다. 그 후 ME 지도신부가 되어 “사제는 ‘하느님’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인 ‘교우들’과도 혼인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끝으로 김봉기 신부는 “땀 흘려 노를 저어야 강 상류로 오를 수 있듯이,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에 맞갖은 기도와 희생을 통해 거룩한 사제로서 마지막 날 주님의 품 안에 안기기를 바란다”고 고현정 신부에게 당부했다.
마침 예식 전에는 고정현 신부의 후배 신학생 30여 명이 축가와 함께 축하편지를 낭독했으며, 본당 총회장 여영복(바오로) 씨 부부의 영적·물적 예물 전달로 축하 분위기가 고조됐다. 미사 후 첫 강복을 받으려는 신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첫 미사 다음 날 교중미사 후에는 본당에서 고현정 신부의 사제 서품 축하 잔치가 열렸다.
1988년 2월 영원한 도움이신 성 마리아를 주보로 설립된 율전동본당은, 2013년 첫 사제와 부제 각 한 명씩 배출, 올해 연이어 사제와 부제 각 한 명씩 탄생시켰다.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