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차가워져 갑니다. 어떻게들 지내십니까. 요즘〈형제의 강〉이라는 서울방송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크게 감동되어 다음과 같은 즉흥시가 만들어졌습니다.
가난은 슬픔이옵니다 그것을 사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가난은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이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것을 사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가난은 가슴 찢어지는 뜨거운 눈물이옵니다
산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가난은 말하기는 쉬우나 견디기 어려운 슬픈 눈물이옵니다
아, 어머님은 나에게 보이지 않게 얼마나 많은 그 일제 시대의 눈물을 흘렀을까, 어머님 죄송하옵니다 저는 어머님의 숨어서 흘리신 그 눈물로 지금 이렇게 자랐습니다
오늘〈형제의 강〉이라는 텔레비전 화면에서 어머님의 눈물을 찾고 그저 흐느껴 흐느껴 울고 있습니다
가난은 이렇게 아팠던 것을.
「가난은」
이렇게 나의 어머님도 그 아픈 가난을 견디면서 참으면서 나를 이렇게 키워 주셨던 겁니다. 지난 시월 이십이일에는 두시에 KBS에서 〈나의 이력서〉라는 한 시간짜리 녹화가 있었고, 네시에는 국립음악원 신축 개원식이 있었고, 일곱시에는 신라 호텔에서 스페인 국왕 환영 리셉션이 있었고, 이십삼일 열두시에는 마포 가든 호텔에서 삼일문화상 심사가 있었습니다. 두루두루 보고를 겸해서 저의 소식을 알려 드립니다. 낙엽이 하나하나 떨어지고 있습니다. 몸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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