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영화 : 사랑과 영혼
1991년.
그 시절에는 멀티플렉스란 게 없었지요. 우리나라 최초 멀티플렉스 CGV강변이 1998년에
오픈했으니 약 7년전입니다. 지금으로부터도 17년전이니 격세지감을 느끼는데요,
그 당시 저는 고등학생으로 이제 막 영화에 빠져 들었던 시기였습니다.
우리가 케이블TV에서 자주 접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이 시기부터의 영화들인데, 그 영화들이
그 시절 과연 얼마나 관객의 사랑을 받았는지, 나이가 젊으신 분들은 아마도 모르실 겁니다.
그래서 1991년도부터 1999년까지 흥행작들을 정리해 보려고 포스팅해 봅니다.
그 시절 여러분들이 극장에서 본 영화들은 무엇인가요?
아래 순위는 서울 관객 기준입니다. 당시만 해도 전국 관객 누계를 계산할 수 없는 시기였고,
다분히 개봉관수도 한정되고 특정 배급사마다 개봉하는 극장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런 걸
감안하시고 보시면 좋겠네요.
1위 사랑과 영혼 1,683,265명 1990.11 개봉
사실 1990년 이월 작품인 <사랑과 영혼>은 1991년 겨울까지 롱런하면서 당시로선 국내
최다 관객동원 작품이 되었습니다. 당시 이 영화가 15세 관람등급이었는데, 하도 관객이
많다보니 중학생들은 짤없이 관람을 불가시키더군요. 당시 패트릭 스웨이지가 영혼이
되어 지하철을 마구 넘나드는 장면은 거의 신기술에 가까워서 크나 큰 이슈가 되었지요.
<타이타닉>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최다 관객 동원작의 지위를 누린 빅히트작이었습니다.
2위 늑대와 춤을 984,978명 1991.03 개봉
아쉽게도 극장에서 보지 못했네요. 아카데미상을 휩쓸고 비수기에 등장했음에도 영화의
입소문이 대단하여100만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습니다. 아마도 이 시절부터 향후 2~3년이
케빈 코스트너의 전성기였는데, 딱 <보디가드>까지가 그의 흥행성을 보여줬던 시기네요.
인디언들의 신기한 작명법은 많은 코미디프로그램에서 패러디의 대상이었습니다.
광할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런 영화를 당시에 놓친게 참 한스럽습니다. 당시엔 갓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정신 없었던 탓인지 영화보기 힘들었나 봅니다. 방학 아니면 극장
갈 일이 드물었던 시절입니다.
3위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 919,444명 1991.07 개봉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뜷고 제헌절에 본 영화로 기억됩니다.
극장에 늘어선 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결국 계단에
쏘그려 앉아서 보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관람했지요. 이 영화를 극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겐 정말 아쉽겠네요. 극장에서 즐긴 영화 중 몇 손가락에 들 정도로 화면과
음향에 대한 경험이 무척이나 대단했던 영화였습니다. 예고편만으로도 모고 싶어서
좀이 쑤셨던 영화.
4위 나홀로집에 869,820명 1991.07.01 개봉
겨울용 영화임에도 국내에선 여름에 개봉했습니다.
분위기는 정반대이지만, 영화는 예상보다 무척이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였지요.
애들 영화로 다소 깔보았던 것을 후회하게 만들 정도였는데, 거의 종영시점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영화가 이 정도로 흥행한 줄은 몰랐군요.
이 영화 이후로 한때 잘나가던 맥컬리 컬킨이지만 반짝 인기스타로만 기억되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5위 다이하드2 772,536명 1990.12.01 개봉
이 영화는 전편의 성적을 뛰어 넘었습니다. 전편의 명성이 비디오를 통해 널리 알려진 후
2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갔지요. 1991년이면 이른바 불법 비디오는 조금씩 사라져
가던 시기였는데 80년대 후반만 해도 비디오대여점에 가면 극장 개봉작들을 골라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영화에 대한 반응은 전편과 비교하여 다소 미지근했지만, 적어도
재미없다는 반응은 거의 없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에 대한 국내 관객의 애정은 다음
6위 영화를 봐도 알수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액션스타 브루스의 전성기였습니다.
6위 마지막 보이스카웃 547,281명 1991.12 개봉
사실 토니 스콧의 영화 중에선 조금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작품인데, 아마도
당시엔 배우의 이름값으로 인해 대박행진을 벌였습니다. 기억으론 18세 등급으로
기억하는데, 이 정도의 성적이면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엤지요. 당시 비디오대여점은
18세 등급이라도 에로물만 아니면 대여가 가능한 시절이라 집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대여점주가 미리 관람하고 나서 대여여부를 판단하던 시절이었습니다.
7위 의적 로빈후드 475,528명 1991.07 개봉
당시 화살이 날아가는 장면으로 유명해진 영화였습니다. 케빈 코스트너도 멋지긴 했지만
당시 제가 생각하던 로빈훗의 이미지는 훨씬 날렵한 모습이었는데, 조금은 실망감도
있었지요. 하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케빈레이놀즈 감독과 케빈코스트너는
이후 1995년에 <워터월드>로 다시 재결합하지만...그 결과는? 글쎄요...
8위 황비홍 434,739명 1991.10 개봉
차트에서 홍콩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느와르에서 벗어나서 무협영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인데,
극장에선 보지 못하고 상하편의 비디오로 봤던 생생한 기억.....정말 극장에서 봤다면
좋았을 작품입니다. 마치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이연걸의 무술솜씨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고교시절의 제 모습과 여러분도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9위 인어공주 433,309명 1991.12 개봉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알린 신호탄으로 이후 90년대 모든 디즈니 애니들이
사랑받는 초석을 만든 작품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노틀담의 꼽추>를 제외하곤
모두 극장에서 관람한 것 같은데요. 당시에 이런 신세계도 있구나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작품이네요. 어쩌면 저희들은 이때부터 항상 해피엔딩의 강박관념에 훱쌓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기분 좋았던 영화.
10위 토탈 리콜 410,076명 1990.12 개봉
이 놀라운 예고편에 등장했던 위의 장면만으로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지만 결국
비디오로 만족해야 했던 영화입니다. 은근히 야한 장면이 많아 비디오 관람할 때 다소
무안했던 기억이 나네요. 샤론 스톤의 젊을 때 모습과 기괴한 가슴 세 개 달린 화성인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11위 용형호제2 403,802명 1991.02 개봉
극장에서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용형호제2>입니다. 성룡의 작품 중에서도
<프로젝트A 2> 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데요, 개봉일이 2월인걸 보니 역시나도
설날에 맞춰 개봉한 것 같네요. 아마 2번 정도 본 것 같은데, 케이블에서 보여 주면
어김없이 또 보고 앉아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규모나 스케일, 성룡의 액션 분량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대표작.
12위 장군의 아들2 357,697명 1991.07 개봉
거의 전편에 딱 절반 정도의 성적을 올린 작품입니다. 이때까지도 이상하게 한국영화는
돈주고 못보겠다는 인식이 팽배했던지라 외화에 비해 조금은 초라한 성적입니다.
요즘 박상민씨는 이때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지요?
날렵한 그의 발차기가 어떨 땐 그립습니다. 그 때까진 김두한은 이대근씨 같이 생겼을거란
고정관념이 제겐 있었거든요.
13위 종횡사해 281,555명 1991.02 개봉
<용형호제2>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고, 18세 등급이라는 한계를 생각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인데요, 당시 사라져가던 느와르의 마지막을 불태운 작품입니다.
( 극장 개봉시엔 15세, 비디오로는 18세군요)
주윤발이 휠체어를 타고 춤추던 장면이나 장국영과 미술품을 터는 장면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무척이나 신선한 작품이었습니다. 종초홍의 모습도 참 이쁘군요.
14위 양들의 침묵 281,133명 1991.06 개봉
전설의 시작, 한니발 렉터 박사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던 희대의
스럴러입니다. 사실 이전까진 조디 포스터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었는데, 1992년도의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지요. 사실 <피고인>에
이어서 두번째더군요.
15위 대부3 273,406명 1991.03 개봉
<대부3>는 비디오로도 보지 못했군요. 전편에 비해 조금은 떨어지는 퀄리티가 문제이긴
했으나 여전히 관객들은 관심을 보였군요. 어린 시절이라 이런 영화는 왠지 구닥다리라
생각했는데, 당시만 해도 <대부>의 명성을 인지조차 못했으니 말이지요.
비디오대여점 알바를 시작하면서 이 영화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알 파치노 형님이 멋진 걸 <대부2>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그리고 <스카페이스>...
16위 마네킨2 239,482명 1991.04 개봉
전편의 성공으로 속편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요즘 케이블에서도 조금은 보기 힘든
작품이 되어서인지 영화 내용도 기억에 가물가물합니다. 이젠 찾아보기도 힘든 작품이
되었지만 우연히라도 눈에 띄면 다시 보고 싶어질 겁니다. 여주인공 크리스티 스완슨이
무척이나 이뻐서 기억에 남고 조금은 판타지적인 로맨스 영화기 때문에 넋을 빼고 봤던
기억도 나네요. 마법에 걸려 마네킨으로 살았다니....
17위 스위치 234,156명 1991.09 개봉 18위 화소도 230,844명 1991.07 개봉
위의 두편의 영화를 같은 극장에서 봤는데 <스위치>가 훨씬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나 성별이 바뀐 작품이 종종 있지만 당시엔 무척이나 신선했고 나중에 애기를
낳을땐 눈물까지 흘릴 뻔 했지요. 그에 비해 <화소도>는 성룡 영화 중엔 그닥 재밌지
않은 작품으로 세 사람의 출연을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영화사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19위 마이키 이야기 224,305명 20위 총알탄사나이2 1/2 212,291명
1990.12 개봉 1991.09 개봉
당시 <아이가 줄었어요>와 함께 이런 류의 인기를 주도했던 작품 <마이키 이야기>입니다.
브루스 윌리스의 목소리를 빌린 아이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 없어 인기가 많았고, 조금은
풋풋했던 존 트라볼타의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재미는 반감됐습니다.
우리의 레슬리 닐슨 경의 전설적인 패러디영화 총알탄 사나이 후속편도 짭짭한 성적을
거두었네요. 당시 첫편이 등장했을 때 웃겨서 거의 울뻔 했지요. 3편까지도 재밌었고
<못말리는 비행사, 람보>와 함께 한때를 풍미한 패러디영화입니다.
그 당시엔 왜 무조건 못말린다는 표현을 썼는지.....
만약 <못말리는 비행사>가 없었다면 <짱구는 못말려>란 제목도 조금은 달라졌을까요?
1991년의 흥행작품을 살펴 봤습니다.
성적 및 자료는 영진위 자료는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1992년도 작품들도 포스팅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