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남의 죽음이 제 감기만 못하다 합디다

[붉은장미]

<이글은 6.25전몰군경유자녀 미 수당 나도국민님의 글을 옮겨 왔습니다>

논리와 주관과 당당함이 넘치는 전몰군경미망인의 글입니다

보훈처장 귀하

46년간의 고통의 세월을 입에 담아 무어라 무엇이라 말씀을 드리며 이렇게 서면으로 표현하려니 뜨거운 눈물만이 앞서는 군요.

제가 무엇 하며 이때까지 생명이 유지 되었는지 지옥 같은 나날이었습니다.

생명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자유가 있다기에- 남한으로 3.8선을 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피난길에 등장 제 남편(전사자 윤영렬) 자신의 신변에 위험을 고려해 자기 단신으로 피난을 하겠다기에 식구들과 각기 달리 헤어져 이산에 동기가 되었답니다.

1950년에 모진 추위 속에 육로 3.8선 근처까지 가보니, 좌익 우익 할 것 없이 석겨 범벅이 된 상황이라 유엔군 측에서 마구잡이로 폭격을 퍼 붓는 고로 피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진퇴양난의 꼴이 되었지요.

죽더라도 고향 집에나 가서 죽으리라 생각 해 발길을 고향(원고향이란 김일성 정권에게 내 쫒긴바 이주가기 전에 나의 집) 죽을 고생을 다 피해 봤으나 역시 고향집에서도 살수가 없어(괴뢰군 습격 관계로) 또다시 꽁꽁 얼어붙은 바다를 얼음을 헤치며, 구사일생으로 초도라는 섬으로 몸을 피해 거기서 50년 겨울을 지내고 있는데-

51년 6월 달에 피난민을 실러 온 배가 와서 피난민들은 모두 배를 타고 거제도라는 섬으로 가기 위해 승선을 했는데 항해 하든 배가 안개 속에 앞이 보이지 않는 고로 암초를 들이받아 고만 수장되는 줄 알았으나, 남자들을 동원 해 배 밑창이나 물이 스며드는 것을 퍼내며, 겨우 군산항에 도착. 군산에 피난 보따리를 풀어놓고, 약 2년 동안 살았습니다.

각기 피난민들은 남한 전역에 흩어져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서로들 이산된 가족을 찿기에 연락망이 이룰 무렵, 한 면에(송화군 상리면) 제 남편 친구가 부산에서 살다 우리가 군산에 산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집에 찾아와 하는 말이 51년 1월 초에 윤영렬이 찾아 와 하루 밤을 자고, “헤어진 식구들을 찾아 봐야겠다며 나간 뒤 소식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었죠.

남한 구석구석 연락해 보았으나 모두가 헛수고-

1.4후퇴 시 괴뢰군에게 붙잡혀 갔나?

아니면 한강다리 폭격 할 때 수장 되었나?

별의별 생각 다해 보았지요.

KBC(KBS) 이산가족 찾기에도 나가보고요.

허구한 세월을 안타깝게 사람 찾기에 잊은 적이 없어요.

거침없이 흐르는 세월은 46년이 흘러 96년 4월 달에 국회의원 선거당시 민자당의원 선거운동원으로 활약 할 때, 골목길에서 이북 말 하는 할아버지를 만나 이야기 하던 중.

우연히 피난민들의 한을 이야기 하다가 제 남편 말이 나가 아직까지 생사를 알지 못한다 했더니 할아버지 말이 거 시절 거 때 젊은이들을 마구잡이로 군대로 데려 갔다며, 국립묘지에 가서 명단을 찾아보라 하시기에 귀에 담아 기회가 마련되면 가 보리라 생각 하든 바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마음이 울적해서 테레비를 보던 차에 국립묘지에 연고자 없는 묘가 10만 명이 넘는다는 보도. 행여나 해서 아들과 함께 국립묘지에 한번 가보자!

버스를 타고 민원실로 가서 성명 윤영렬이라 했더니 컴퓨터 화면에 보호자 윤덕호 전사자 윤영렬 주소가 나와요.

무어라 이 광경을 말해야 할지?

꿈이 아닌가? 저는 살을 꼬집어 가며 사실을 인정 했어요.

안내양의 소개를 받아 묘지를 확인 했답니다.

46년 동안을 지척에 두고 여태껏 애타게 살았다는 것이-

묘지 앞을 지나다니기도 했는데 이 서러움! 원통함! 조금은 동정이 됩니까?

하기야 남의 죽음이 제 감기만 못하다 합디다.

1950년 피난 떠난 사람이 51년 1월에 입대하여 6월에 전사내용.

그 당시 현실이 그렇다 치고, 억지로 인정을 하려고 하나 입대하여 훈련을 며칠이나 했으며, 총 대나 제대로 메었는지?

마구잡이로 사지로 데리고 가 총알받이로 세워 다 피지도 못한 꽃송이를 무참히 목숨을 앗아갔으니 말입니다.

이제 와서 이 사건을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지나간 사건이니-

하나 주장하는 것은 그 당시 정치 행정이나 군사행정, 모든 것이 불안정시대니까-

그러나 46년 간 세월의 뒤안길로 돌려놓기에는 당사자 저는 정부의 무관심 처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오.

“이북 5도민 피난 나와서 남한에 살고 있는 사실을 모른다.”라는 말할 사람은 없겠지요.

그렇다 며는 10년 전 쯤. 아니 5년 전. 아니 이 사건을 그래도 정부 차원에서 사망소식을 유가족에게 전해 주었다면 혼수백배 감사득지 하겠어요.

원호청에서 어떤 사람이 묻기를 군인을 자원했느냐? 강제입대 했느냐? 묻데요.

묘지에서 물어 볼까요?

자의든 타의든 따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덧없이 지난 46년간 애타게 살아 온 나날, 죽기 아니면 살기로 지난세월을 발버둥 치며, 갈팡질팡 모진 목숨 살기에 급급했지요.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 위해 동사무소에 갔더니, 호적란을 직원이 보면서 (사망신고 차) 죽은 지 46년이 지났는데 이제서 하느냐고 하면서 과태료를 10만원을 내라 하드군요.

구청장을 만나 과태료를 면제 받기는 했답니다.

옳은 행정인지 무식해서인지는 몰라도 말이야요.

이런 내용을 쓰다 보니 글의 골자를 적어 보렵니다.

사건의 경위는 그렇다 치고요.

이런 저런 서류를 구비해가지고 인천보훈처에가 제출을 하니 심사결과 아무하자가 없다고요.

확인된 서류접수 날부터 보상금 얼마씩 나간다 하드군요.

정책상 법이 이렇다면, 이 사건이 이미 흘러간 세월의 뒤안길로 접어 버린다고요?

저는 이제 시작에 불과 합니다.

진작 사망통지서를 받았더라면 유가족 예우를 받아 자식들의 양육비라도 보탬이 되어 교육이라도 제대로 시켰을 것인지 가난에 쫓겨 딸 아들 교육도 못 시켜 겨우 아들을 광운 고등학교를 국비생으로 고등학교 3년을 졸업했는데 바로 입대하여 5년 6개월 동안이나 군복무를 했답니다.

제대를 하고나니 올바른 직장에 들어가지도 못 할 뿐더러 현재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진급문제가 막혀 있어요.

여러 식구,

자식들 둘,

고3 고2 공부 뒷바라지도 힘겹고요.

현재 국가유공자에게 예우가 있다면, 이렇게 억울하게 처리가 된다면,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규정된 법이 이것이다.”하여 저의 사건을 묻어 버린다면 올바른 법이 아니라, 만인이 인정합니다.

모두 소급해 타야 한다고요.

높은 자리에 일하시는 어른들이여 제 사건 고려해 주세요.

법은 공평합니다.

평등한 게 법이 아닙니까?

온갖 사정 두 손 모아 기대하며, 억울하게 된 사건, 한 여인 70대 할머니의 탄원입니다.

좋은 답 기다립니다.

96년 9월 24일

전 사 자 윤영렬

군 번 0397679

전 사 망 일자1951년 6월 2일

보훈대상자 강명순 (광명시 광명5동 183-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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