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를 지나 프리-폴 컬렉션이 나오기 전인 지금 이맘때쯤이 되면 웬만한 패션 레이블에서 크루즈 룩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네이비&화이트로 점철되는 시원한 마린 걸 느낌에서부터 시작해, 고급스러운 리넨과 캐시미어 소재를 활용한 시크함, 하늘하늘 가벼운 실크 소재와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가 가미된 에스닉한 느낌까지, 눈을 감았다 뜨면 마치 내 주변이 칸쿤이나 생 트로페즈의 해변으로 확 바뀌어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요트가 부유층의 취미로 여겨지는 탓인지 한국에서의 크루즈 룩은 다소 편협하고 고정된 이미지에 머물러 있어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게 사실. 하지만 크루즈 룩의 핵심은 럭셔리함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기 위한 자유로운 움직임’에 있다. 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선보인 샤넬 2013/14 리조트 컬렉션에서도 알 수 있다. 카멜리아로 장식된 톱이나 트위드 원단의 드레스, 공방에서 한땀 한땀 완성한 자수 드레스 등 화려해 보이는 첫인상 이면에는, 풍성하고 둥근 어깨선의 튜닉, 크롭트 재킷, 박시한 가운 등 가벼운 소재와 활동성에 실용성을 더한 편안한 실루엣이 기본이 되는 것.
화려하지만 실용적이라는 키워드는 크루즈 메이크업에도 그대로 적용 될 수 있다. 내리쬐는 태양빛이나 휴양지의 찰싹거리는 바다 물빛에 잘 어울리면서도, 동시에 계절적 특징에 잘 대응해야 한다는 점. 다시 말해, 답답함 없이 가볍게 완성되어야 하며 땀이나 물에 쉽게 번져서는 안 되는 기능성까지 겸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시즌성과 웨어러블함을 동시에 지향하기 때문에 큰맘 먹고 해외로 바캉스를 계획하는 경우엔 물론이거니와, 주말을 이용해 휴가 분위기만 감질나게 낼 계획인 이들에게도 크루즈 메이크업은 지금이 제격이다. 백옥처럼 하얀 피부에 러블리한 컬러만 고집하다가는 다음 여름이 오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 일. 햇빛과 바다 빛을 온 얼굴에 고스란히 떠안아 건강한 광채를 띠면서도 리얼웨이에서 연출했을 때 전혀 소외돼 보이지 않는 크루즈 메이크업과 함께, 봉 보야지!
HEALTHY GLOW 살짝 그을린 헬씨 글로우 페이스피부에서 은은한 브론징빛 광채가 어려 나와 건강해 보이는 느낌이 포인트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의 조언처럼 골드 브론저를 ‘얼굴 전체에 발라’ 태닝을 했든 하지 않았든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빛나는 피부를 완성해주는 것. 까무잡잡한 피부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한국 여성들에게도 희소식으로, 파운데이션에 믹스해 바르거나, 평소 하이라이터를 바르던 얼굴 윤곽 위주로 발라 헬씨 글로우 페이스를 손쉽게 연출할 수 있다.
홀터넥 디자인의 베이지 원피스는 자라, 플로피 햇은 에잇세컨즈, 볼드한 뱅글은 스트라디바리우스.
HOW-TO1 파운데이션에 브론징 하이라이터를 2:1 비율로 믹스해 얼굴에 바른다. 톤을 살짝 다운시켜 브론징 빛깔의 윤기와 펄감이 피부를 더욱 건강해 보이도록 연출한다.
2 튀어나와 있는 윤곽에 리퀴드 브론징 하이라이터를 다시 한 번 덧발라 스펀지로 고르게 펼친다. T존, 앞광대, 입술산, 턱 가운데로 이어지는 곳이 공략 포인트.
3 펄 입자가 크지 않고 미세한 브론징 파우더를 묻혀 페이스 라인을 따라 부드럽게 감싸듯 펴 바른다. 얼굴 외곽에서 안으로 가볍게 브러시를 터치한다는 느낌.
1 바비 브라운 일루미네이팅 브론징 파우더 아루바 9g 5만원.
2 코드네일 쉬머 S301 스타 캐비어 10ml 3000원.
3 파우더포룸 스킨 브론징 일루미네이터 60ml 1만6000원.
4 베네피트 썬 빔 13ml 3만5000원.
5 나스 멀티플 말리부 14g 5만5000원.
6 크리니크 업-라이팅 리퀴드 일루미네이터 30ml 3만2000원.
7 조르지오 아르마니 앰버 페이스&아이 팔레트 8g + 3g 11만원.
NEON ORANGE 빈틈없이 메워 바른 애시드 네온 오렌지휴양지에서 자주 쓰는 볼드한 프레임의 선글라스에는 뭐니뭐니 해도 입술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이 제격이다. 여러 비비드한 컬러 중에서도 여름 휴양지 룩에 어울리는 건 오렌지! 사랑스럽고 밀키한 느낌의 오렌지보다는 쨍 깨질 듯 눈부시면서도 보면 혀에 침이 고이는 것 같은 ‘아이셔’ 느낌의 네온 오렌지를 추천한다. 원래 노란빛이 살짝 도는 동양인의 피부에 잘 어울릴뿐더러, 건강하게 그을린 듯한 글로우 스킨에도 오렌지야말로 최적의 컬러. 입술 안쪽에서 번진 듯 연출하는 틴트 느낌보다는 입술 전체적으로 정교하게 채워 발라 도도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더할 것.
터번처럼 연출한 스카프는 겐조 by 라베뜨리나, 러플 달린 원 숄더 스윔웨어는 유록, 화이트 프레임의 선글라스는 미쏘니.
HOW-TO1 립스틱째 입술에 대고 안쪽 중심으로 부드럽게 펼쳐 바른다. 너무 정교하게 바르려고 하기보다는 밑그림 삼아 기본 베이스 컬러를 가볍게 깔아놓는다는 느낌.
2 립 브러시에 동일한 립스틱을 묻혀 입술 외곽 라인을 잡아가며 바른다. 가로로 펼쳐 바르고 세로 방향으로 톡톡 두드려 입술 주름까지 빈틈없이 메워 바를 것.
3 깔끔하고 도드라지는 느낌을 더하기 위해 컨실러를 입술 바깥쪽 라인을 따라 바른다. 오렌지 립스틱을 바르다가 실수한 부위나 대칭이 맞지 않는 부위를 보정할 수 있다.
1 엔프라니 델리킷 루미너스 립글로스 듀이코랄 6.8g 1만6000원.
2 오늘 핑거 페인팅 드로우 립 크레용 06 3g 5900원.
3 크리니크 처비 스틱 모이스춰라이징 립 컬러 밤 12호 3g 2만7000원.
4 파우더포룸 클로즈 업 샷 립 컬러 크레용 오렌지 봉봉 2.8g 1만2000원.
5 반디 네일 컬러 N614 오렌지 쇼크 14ml 2만원.
6 라네즈 썸머 피버 립스틱 오렌지 피버 4g 2만3000원.
7 스킨푸드 정글 후르츠 네일 정글 파파야 10ml 3000원.
MARINE BLUE 날렵하게 그린 마린 블루 아이라인크루즈 룩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 컬러는 터쿠아즈나 네이비 계열의 ‘블루’다. 시원한 바다 물빛을 닮은 지중해 블루는 2013 S/S 시즌 백스테이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키 컬러 중 하나. 블루 컬러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날렵한 셰입으로 정교하게 그려 넣은 아이라인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자연스럽게 그을린 듯한 피부뿐만 아니라 깨끗하게 연출한 피부 위에서 블루 컬러는 단연 돋보일뿐더러 리얼웨이에서 연출해도 과해 보이지 않아 크루즈 룩의 본질과도 그 궤를 같이하기 때문.
화려한 프린트의 원 숄더 점프수트는 아이잗바바, 네크리스는 스트라디바리우스.
HOW-TO1 블랙 젤 라이너로 본인의 눈매에 맞게 기본 라인을 미리 그려둔다. 최대한 점막에 가깝게 붙여 그리되 눈꼬리 부분만 2~3mm 정도 길게 빼 그려 날렵해 보이도록 표현할 것.
2 초보자도 그리기 쉬운 펜슬 타입의 블루 라이너를 선택, 블랙 라인 위를 따라 도톰하게 덧그린다. 눈꼬리 쪽이 좀더 당겨진 듯 보이도록 면봉으로 끄트머리를 지워가며 뾰족한 삼각꼴을 만들어줄 것.
3 발색과 광택을 더하기 위해 리퀴드 라이너를 펜슬 라인 위에 다시 한 번 덧바른다. 그런 다음 눈을 감은 채 잠시 마를 시간을 주면 필름막처럼 굳어 물이나 땀에도 끄떡없을 지속력까지 얻을 수 있다.
1 헤라 네일 에나멜 에메랄드 비치 10ml 1만5000원.
2 맥 아이섀도우 프레쉬 워터 1.5g 2만4000원.
3 이니스프리 젤라이너 4 청아한 물빛하늘 1.8g 6500원.
4 스킨푸드 해조 워터프루프 오토 아이라이너 정글 아쿠아 0.3g 7000원.
5 에뛰드 하우스 프루프 10 방수 리퀴드 라이너 BL601 블루 쿨픽스 2g 9000원.
6 토니모리 백스테이지 스월 젤 아이라이너 4 블루캔디 3.9g 9800원.
7 에뛰드 하우스 컬러 팝 네일즈 블루정글팝 7ml 2000원.
8 러쉬 이모셔널 브릴리언스 동기부여 5g 2만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