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Chatter Robot)의 진격을 바라보며
김 상 립
지금 세계는 챗봇의 발빠른 진격으로 어수선하다. 말뿐이 아니라 글로서 물어도, 문자로 대화가 가능한 능력을 가진 것이 챗봇(Chatter Robot)이다. 2022년 말에 탄생한 챗GPT가 미국에서는 의사시험이나 로스쿨, MBA 시험 등에서도 턱 하니 붙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론적으로 체계가 잡혀있거나 수리적(數理的)으로 정리될 수 있는 분야에서는 더욱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 챗봇을 도입하여 실용화를 시험하고 있단다. 챗봇은 특히 홍보나 광고, 민원 상담에서는 높은 효과를 내 줄 것이라고 기대가 크다.
오늘 아침(2023년 4월24일) 뉴스를 보니 빌 게이츠가 챗GPT의 순 기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아이들 교육을 위한 개인 과외교사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챗GPT를 이용하면 아주 싼 가격에 맞춤형 과외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물론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재계 인사들은 챗봇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앞으로 6개월간 챗봇의 개발중단을 제안하기도 했다니. 그러나 개발업체에서는 실제로 고민상담이나 고객상담, 외국어번역, 보고서 작성, 요리법 안내, 여러 부문의 설계사, 홍보요원, 선생, 작가들이 우선 대체될 수 있는 직업 군이라 했다. 만일 활용만 잘 하면 그 가능성은 무진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또 챗GPT는 시나 소설도 잘 쓴다고 알려졌다. 아마 공모행사에 참여하면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들었다. 누가 수필에 대해 물었더니‘수필은 개인적인 경험과 정서를 바탕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쉽지가 않겠다. 내게는 독자의 심금을 울릴 재주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한다. 하지만 창작하는 일에는 아주 능숙하니까 재미있는 글은 잘 쓴다 했단다. 그러니 챗봇이 수필을 단편소설이나 드라마, 꽁트 또는 유머나 서사시처럼 써서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은 충분이 있다고 본다.
이런 세상이니 수필이 미래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글을 쓰는 방법이나 형식에 힘을 쏟기보다는 오히려 독특하고 정감이 있는 삶의 얘기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애타적 사랑얘기를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게 옳을성싶다. 결국 개개인 작가의 인간적 특징이나 개성이 살아있는 수필이 되어야 할 성싶다. 어떤 이론에 몰입되어 제한된 형식의 글을 쓰는 것보다는 한층 더 자유롭게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제일 정통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나가야 할 터이다. 참 자기를 써야 한다.
또 수필가들은 자기의 시야를 더욱 넓히고 소재를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 예하면 IT분야라든지 우주관련 소재나, 변해가는 취미생활이나 오락, 경제분야는 물론 청소년들이나 노인문제 등 미래를 함께 살아갈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얘기를 쓰는 것도 좋겠다. 지금 현역인 노인들도 과거를 추억하고 회상하는 틀에서 벗어나 가능하다면 오늘의 문화와 문명에 대해 노인으로서 겪는 새로운 체험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의 체험이란 게 늘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 과학이 발달하고, 모든 생활환경이 확 바뀌면 미래세대와는 체험단절이란 상황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비단 쳇봇이 사람의 두뇌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졌다 해도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지 않았으니 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또 윤리적 문제나 양심의 문제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어렵고, 편향적일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도 있다. 챗봇이란 게 금속과 플라스틱, 전선과 복잡한 여타부품, 외부에서 입력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차갑고 삭막할 터. 어디 그게 정을 알겠나 진정한 사랑을 알겠나, 측은지심을 발동하겠는가? 자칫 챗봇을 잘 못 사용하면 기업의 비밀이 셀 수도 있고, 개인의 신상자료가 노출 되기도 할 터이다. 또 현재 학생들의 논문제출에도, 숙제 등에도 널리 활용된다니 학생들이 진짜 공부는 멀리하고 챗봇에 매달리면 어떡할 것인가?
솔직히 말해 나는 챗봇의 놀라운 발전에 대해 박수를 보내기보다는 답답하고 우울하다. AI산업의 눈부신 발전으로 일하는 로봇이 값싸게 개발되어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대체한다든지, 미세하고 정밀한 작업을 하는 근로자나 종일 반복되는 육체 노동으로 건강에 위협받는 작업을 대신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지적인 일을 대신 수행하겠다고 달려 든다니 기분이 영 더럽다. 문제는 개발자들이 인류 전체를 생각하기 보다 저들 기업의 돈벌이를 먼저 고려하니 생기는 일이지 싶다. 그 놈의 돈 때문에 제대로 흘러가는 게 하나도 없으니 이 놈의 세상을 어쩌면 좋은가? 정치도, 사회도, 교육도, 외교도 이미 돈에 함몰되어 있지 않는가?
다행이 챗봇의 총체적인 능력을 보면 아직은 멀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으니 마음에 조금 위안이 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반드시 AI는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고 사람이 하는 여러 가지 일에서 도전을 받게 될 것은 확실할 것이다. 그러면 인류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당장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은 정말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것이다. 과학발전의 목표가 돈 벌이가 먼저가 아니고, 인류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도록 해 주려는 데에 있는 것 아닌가?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많이 폄하를 받고 있다. 비록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행복지수는 낮고 자살률은 높다. 인구증가율은 절벽이지 사회는 온통 내로남불로 판을 친다고 비아냥대는 모양이다. 아침 눈떠서 잠들 때까지 오늘은 또 누구를 물어뜯고 공격할까 만을 생각하는 듯한 사회 지도층들부터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이 발생할 것이다. 이건 꼭 영화 속의 얘기만이 아니다. 자칫 챗봇이 쳐들어와서 우리를 지배하지 말란 법도 없을 터이니 말이다. 결국 챗봇의 진격을 요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람이
정말 사람처럼 사는 길 뿐이다.
이런 판국에 나는 엉뚱하게도 아름다운 수필세계를 그리고 있다.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데 모여 이상향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 곳은 작가들끼리의 우열도 없고, 경쟁도 없고, 서로 다름만 있을 뿐이다.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어 각자가 세운 목표에 가도록 애써주는 사랑이 가득하다. 수필세계는 작가들이 함께 어울려 빛을 만들어 가는 곳이다. 나는 그 빛이 인류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 오래도록 비춰주리라는 꿈을 꾼다.
첫댓글 남평선생님 전상서
오늘 이병훈 선생께서 쳇GTP가 5초 만에 쓴 시 두 편을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미래시대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을 염려하는 마음이 선생님과 똑 같았습니다. 제 판단으로 인공지능은 괴물입니다. 이게 현실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면 인간은 인공지능의 통제능력을 상실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인간이 인공지능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장 큰 걱정을 합니다.
인공지능은 유희의 기쁨을 이해하고 인간을 가지고 유희하는 쾌락을 누릴 게 될 것입니다. 그는 신의 위치에 올라 앉아서 인간을 쥐락펴락 할 것입니다. 세상은 마왕이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마왕이 지배하는 세계는 생명이 생명으로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데 모여 이상향을 구축하는 것"에 저도 찬성합니다.
소수서원 문학기행 다녀와서 "敬"자가 남긴 이상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문명이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했는가?
저는 아니라고 답을 드립니다.
평소 바라던 세상을 이른 새벽에 일어나셔서 이렇게 전해 주심에 크게 감동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삼가 후학인 정임표 올림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라 지금 인공지능기술이 인간의 기억을 전부 백업 파일로 받아서 기계로 옮겨서 어릴 때 읽은 인조인간 로봇을 개발하는 수준으로 까지 가고 있다고 합니다. (옹고집전은 인공지능이 아닌 도술로 만든 인조인간이지만)
5월 1일 오늘 매일신문 13면에 인공지능 서빙 로봇이 식당직원 5,6명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인간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로 가는 것입니다. 필요 없어진 인간, "유휴 인간"은 뭘 먹고 살며, 자신의 존재감은 무엇으로 충족하며 살 수 있겠는지요?
저항?
인공지능 보고 저항 못하게 하라고 하면 끽 소리 못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이 대리 전쟁을 치루고 있고 그 드론 전쟁 속에서 인간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수필의 길로 간다 함은 참 인간의 길로 간다는 정신이라 하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나는 인간이 AI를 콘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간 본연의 성질을
찾고 그것을 잘 지켜나가
무기화 하는 일이라 생
각합니다.
희생, 봉사 정신.
이해와 측은 지심.
정직과 욕심줄이기.
궁극적으로는 사랑이겠
지요. 이웃 사랑요.
온 나라가 패를 갈라
서로 미워하기 시합을
하고 있으니 이것 고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제
1호 챗봇 지배국이 될
가능성 많을것임.
챗봇이 글을 아무리 잘쓴다고 해도 감동을 줄까 의심스럽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선생님께서 꿈꾸는 수필세계를 이루기위해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버팀목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국장님 늘 노고가 많습니다. 상상 속의 수필세계에서라도 행복하게
지냅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