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 완료
송준서
생활기술을 프로젝트 수업으로 할 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른 수업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가위바위보를 져서 들어갔다. 그러나 생활기술 수업에 의도치 않게 들어 간 것은 정말 행운 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생활기술 수업은 공동졸업 작품 만들 때와 별반 다를 게 없겠지 하고 생각 했다. 하지만 더 집중적으로 무언가를 배운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팀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더 가까워 졌고 팀워크가 뭔지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우리가 만든 작품 은 총 4개이다. 강당에 음향기기를 올려놓는 데크와 악기와 의자 등등 여러 가지를 보관 할 수 있는 선반, 남휴 앞에 개시판과 책상들, 마지막으로 북카페 책꽂이가 있다. 음향기기 데크는 학기 중에 만들었고 나머지는 프로젝트 체험학습 때 3일간 만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음향기기 데크이다.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 졌고 가장 많은 정성을 쏟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생활기술 수업에서 첫 번째로 만든 작품이어서 조금 어설프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애착이 더 가고 맘에 드는 작품이다. 음향기기 데크는 음향을 다루는 사람이 무대를 보기 편하게 위로 올려서 만들어졌다. 꽤 큰 편이고 전부 나무로 만들어졌다. 아래는 이것저것을 넣을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놨고 문을 달았다. 음향기기를 낮추기 위해 책상의 다리를 잘랐다. 그런데 생각 없이 컴퓨터 책상 다리 까지 잘랐다. 컴퓨터가 낮아져서 사용할 때 조금 불편하다고 한다.
원래 음향기기는 강당에 들어가면 왼쪽에 있었다. 바로 옆에 비스듬히 에어컨이 있었고 벽과 너무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먼지가 쌓여도 청소하기 어려웠고 좁기 때문에 물건들을 많이 놓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데크를 만들고 나니 공간 확보가 많이 되어서 물건들을 많이 놓기 좋아 졌고 정리나 청소하기도 쉬울 것 같다. 수업 첫 번째 작품이라 순탄치 않았고 일주일에 하루만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때그때 감을 다시 잡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다. 그리고 1학년 친구들은 공구를 처음 다루는 것이라 미숙했지만 이 작품을 만들면서 점점 능숙해졌고 팀워크가 쌓여서 체험학습 때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정성과 이 들어간 음향기기 데크가 사라지지 않고 학교 사람들이 잘 사용 해 주었으면 좋겠다.
체험학습 기간엔 학교에서 작업을 하기로 정했다. 내가 팀장이 되었다. 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졌다.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일 할 땐 일을 하고 쉴 땐 쉴 수 있도록 노력했다. 최대한 즐거운 체험학습을 가질 수 있게 영화도 가져와 같이 보았다. 물론 미숙 한 점도 있었다. 회의를 할 때 멍 때려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고 애들한테 어떻게 골고루 작업을 시켜야 할지 몰라 어리버리 한 경우도 있었다. 내가 팀장이 되어서 힘들었던 팀원들한텐 미안한 마음도 있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팀장 했다가 제대로 못 한 것 같아서 아쉽다. 이번을 경험 삼아 혹시 또 팀장이 되는 일이 있으면 제대로 해야겠다.
체험학습 기간에 악기 선반과 게시판 등을 만들었다. 악기 선반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막노동 이었다. 무거운 합판 나르고 자르고 조립하고를 4~5번 반복했다. 합판이 또 무진장 무거워 한명이서 들기엔 버거웠다. 그래서 팀워크가 필요했고 협동심이 필요 한 작업이었다. 커다란 합판의 길이를 제고 표시를 한 다음 제단을 하고 옮기고 조립하는 것을 계속 반복 했다. 합판을 자르는 공구를 이번에 처음 써보았다. 평소에는 무서워서 건들지도 않았지만 사용 방법을 아니까 전혀 어렵지 않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선반을 조립할 때 정말 힘들었던 점이 이 것이었다. 피스나 타카를 제대로 박지 않으면 삐져나오는 것이었다. 그 것 때문에 정말 애를 많이 썼다. 삐져나오면 다시 망치로 빼야하고 그러는 사이에 시간을 흘러갔다. 우리가 그렇게 힘들게 하고 있을 때 타잔 쌤은 정말 프로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한테 오셔서 해결책을 하나씩 알려주시고 가셨다. 타잔 쌤께서 알려 주신 방법대로 하니까 정말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북카페의 책상은 내가 만들진 않았지만 정말 멋지게 디자인 되어서 완성이 되었다. 남휴 앞에 있는 게시판을 만들 때에는 늦은 밤 이었는데 너무 졸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했다. 체험학습 하는 5일 중 3일간 이 3가지를 모두 완성했다. 너무 기뻤고 우리 모두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생활기술 팀이 땀 흘려 멋지게 만든 작품들을 학교 사람들이 오랫동안 간직 하며 잘 사용해 주었으면 좋겠다.
생활기술 수업은 나에게 보험과 같은 존재이다. 지금은 생활기술 없이도 편하게 살 수 있지만 이렇게 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생활기술을 배우면 언젠간 꼭 필요해질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 한다. 단순히 공구 사용법이다. 기술 말고도 스스로 실천 할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약속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생활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소통해야 한다는 것,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 까지 아주아주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이로서 인생의 보험 생활기술 가입 완료 했다.
생활기술 보고서.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