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에서 만난 10년지기 형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문상하며 점심식사를 거기서 하였으니
그리고 그 형님의 이름은 "신리곤"이었고
오후엔 어머니 기일에 맞춰 고향 아산 묘소에 다녀와
저녁엔 또 그렇게 우리 동기 "이곤" 해병대의 교장 선생님 같은 영정 앞에서 동기들과 함께 무릎을 꿇었으니
두 분이 한 날 세상을 떠나시고
또 이름이 비슷했던 것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 형님이 좋아하시던 노래가 임수정의 "연인들의 이야기"였기에
그리고 마지막이 될 줄도 모른 채
그러나 결국 열흘쯤 전에 마지막으로 문병을 갔을 때
아니 그 전에도 문병을 가서는
그 노래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하여 들려주며 위로해 드리곤하였으므로
문상 중 영정 사진 앞에서 그 노래를 세 번이나 들려 드렸으니
옆에서는 고등학생 딸들을 둔 고인의 딸이 눈물을 흘리며 같이 듣고
" 무작정 당신이 좋아요
이대로 옆에 있어 주세요 "
"저와의 인연은
그리고 제 소임은 여기까지입니다.
형님, 평안히 가십시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 멀리서 기적이 우네요
누군가 떠나 가고 있어요 "
아무런 인사도 남긴 바 없이
이유 없이,
느닷 없이 훌쩍 떠나버린
우리 동기 이곤 해병대가 인천 동기회에 들렀던 것은
먼저 떠난 아내를 문상한 우리에게 깊이 감사를 표시한 것이며
또 그동안의 우리들 사이의 허물 많았음을 피차 너그러이 관용할 것을 넌지시 구한 것이려니
그려!
이제 곤이 해병은 모든 것을 잊었고 또 벗어났으니
긴 세월 간병하며 사랑했던 아내와 함께 그곳에서 그저 평안하기를
영원히 평안하기를
자녀들에게도 하나님의 깊은 위로가 있기를 기도하며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우리들도 피차 허물없이 관용하고 용서하며
이젠 술도 조금 줄이고
그저 끝까지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항상 강건하며 평안하기를
늘 평안하기를!
첫댓글 가슴이 찡하네요.
댓글에 감사!
필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