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과업에서 김민정 씨와 의논할 것은 ‘김민정 씨는 정말 구직을 원하는가’와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였다. 다른 과업에 비해 의논 과정이 험난했다. 어떤 질문에도 김민정 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눠도 사진 자체에 관심을 보일 뿐, 어떤 일을 선호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김민정 씨가 일했던 곳-당나귀 농장, 카페, 학원-의 사진을 놓고 보기도 하고, 새로운 일에 대한 사진을 보기도 했다. 자료를 바꿔가며 여러 차례 의논했지만 의중을 알기 어려웠다.
성은미용실 사장님은 민정 씨가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하셨다. 김민정 씨는 그 말에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아니면 “아니야.”라고 분명하게 표현하시는데…. 정말 일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김민정 씨가 일을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일까?
같은 문제로 세 번쯤 의논했을 때, ‘김민정 씨도 자신의 마음을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하기 싫은 마음도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사람의 마음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올해는 일하고자 하는 마음을 정하자고 이야기 나눴다.
“김민정 씨, 일을 하고 싶어요?”
“네.”
“일을 안 하고 싶나요?”
“…네.”
“방금 좀 대답을 망설이셨는데, 혹시 안 하고 싶은 것이 더 진심이에요? 다 그렇다고 하시니까 어렵네요.”
“음.”
“저 때문일까요? 제가 못 알아들어서 김민정 씨가 힘든가요?”
“아니야.”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우선은 고맙습니다.”
“예, 예. 히히.”
“우리 이번 주에 김미옥 씨 직장에 가기로 했잖아요?”
“네.”
“가서 보고 민정 씨도 마음을 좀 정하면 좋겠어요.”
“예, 예.”
“올해는 좋아하는 거 찾기로 했으니까 이웃들 직장도 가 보고, 다른 사람들 일하는 것도 보고 하면 어떨까 싶어요.”
“네, 네. 빵.”
“갑자기 빵은 왜 때문에…. 빵 만드는 곳에 가 보고 싶어요?”
“예, 예.”
고개를 격하게 끄덕인다. 김민정 씨는 빵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직원의 애타는 마음도 모르고….
“그러면 올해는 이력서도 고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좀 보면 어때요?”
“음.”
“빵 만드는 건 취미로 하기로 했잖아요?”
“네.”
“그러니까 만드는 거 말고, 가게 사장님이 만드는 걸 민정 씨가 보는 거죠. 그럼 그 일이 하고 싶은지, 아닌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네, 네.”
“취미가 아니라 일입니다, 김민정 씨. 직업 선택은 신중해야 해요. 빵을 먹을 때는 좋지만, 만들 때는 아닐 수도 있어요. 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음.”
“다닐 때 이력서를 준비해서 다닙시다. 언제든 여기다 싶은 곳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이력서 내고 오게요.”
“예, 예.”
이력서를 내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보여줄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지만, 우선은 그렇게 해 보기로 한다. 사진으로 선택하기 어렵다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빠르지 않을까. 가능하다면 직접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25년은 바쁠 것 같다.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구주영
민정 씨 마음을 딱 알 수 없지만, 일을 시작하면 또 직장인이라는 건 또 알고 계시죠. 민정 씨가 할 수 있고 할 만한 일, 민정 씨가 서툴지만 기다려 줄 수 있는 사장님을 만나길 바랍니다. 신아름
김민정 씨 마음을 헤아리고, 김민정 씨 뜻을 알려고 애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록 잘 묻고, 뜻을 알려고 애써야한다고 했죠. 김민정 씨는 분명 어떤 뜻이 있는 듯한데, 우리가 잘 알아들을 지혜를 주시기 기도합니다. 구직, 응원합니다. 월평
첫댓글 '사람의 마음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물어야 하는군요. 올해가 지나면 김민정 씨가 직장과 구직에 관해서는 보다 잘 알고 답하실 수 있겠습니다. 일에 대한 마음도, 가고 싶은 직장도, 갖고 싶은 직업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