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에 동사무소 건강댄스로 출발해서 저녁 9시 학원 강의 까지 하루에 춤으로 보낸시간은 6시간인데 집에 오니 밤 11시다. 14시간을 소비한거다. 중간에 볼일 하나 보기도 했지만 왔다 갔다 참으로 고생이다. 하지만 배울 건 많다. 동사무소에 갔는데 30분전부터 할배할매들이 모여서 음악틀어 놓고 춤을 춘다.
동사무소 강좌가 노인네들의 문화로 정착되었다는걸 느끼게 된다. 서먹서먹한 것도 없고 새로 온 사람 대접도 잘한다. 그중에 한 할배가 춤을 추는데 흥이나게 박자맞춰 잘춘다. 물론 모양이야 그렇다쳐도 보기에 잘추는 걸로 보인다. 흥나고 박자 딱딱맞으면 잘추는 것 이닌가. 나이는 한 80세 가까이로 보이는데 춤경력은 한 30년 되신 것 같다. 가만히 보면서 나름 배울 점이 많았다.
저녁에는 왈츠강의를 들었는데 자세때문에 교정하느라 허리가 무척이나 아프다. 춤추는 사람들은 어찌되었건 근육은 발달되어 있다. 그렇다고 유연성까지 갖춰진 것은 아니다. 굳은 뼈에 근육의 힘이 가해지니 허리가 뻐근해 질 수밖에 없다. 이리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긴 하겠지만 유연성이 떨어지는 건 세포의 노화영향도 있으리라.
하기야 60넘어서도 요가강사하는 분들을 보면 유연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나이들면 핸디캡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유연성운동도 해야 할 일이다. 따로 하기가 힘들면 춤추기 전에 하는 체조라도 제대로 할 일이다. 유연성도 떨어지고 순발력도 떨어지면 제대로된 춤을 추기 어렵지 않겠는가.
각설하고 오늘 춤을 추러 다니면서도 그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물론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는거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녀에게 접근하긴 위한 그간의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고 또 필요한 일이었다. 결과가 어찌되건 부족한 점은 많아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데 만족한다. 애인이면 어떻고 또 친구면 어떻고 아니면 콜라텍에서 어쩌다 보는 사이면 또 어떠랴. 그 어느 것하나 보장된 것도 없다. 하지만 내가 이리 마음먹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뿐이다.
어찌되었던 요즘 춤배우러 나가는데는 전부 초급반이라 보면 된다. 동사무소도 학기가 새로 시작되어 기본동작부터 들어간다. 그런데 말이 기본이지 이것만 잘해도 고수소리 듣게 생겼다. 그마만큼 가르치는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는 얘기다. 왈츠도 초급반인데 사실 만족하고 배울게 많다. 자이브도 룸바도 모두 그렇다.
춤을 배우다 보면 진도가 나가야 하는 것은 어쩔 수없다. 하지만 기본이 숙달되지 않은 채로 진도만 났다고 잘 추는건 아니리라. 그래서 보수교육도 받는게 아닌가. 초급수준의 동작을 다시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좌우간 유연성 운동을 좀 해야 할 것같다. 암만봐도 동작이 경직되고 어색하다.
동작이 자연스러우려면 근력도 있어야하고 자세도 그렇고 또 어느 한부분의 근육만 써서는 원활한 동작을 하기가 힘들지 않겠는가. 춤은 몇시간씩 춰도 힘들지 않은데 달리기 50미터만 하라해도 다리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몸을 활발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려면 어느하나로 되는게 아니다. 젊은 나이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나마 대충이라도 하려면 정말 운동을 신경써서 해야한다.
그저 춤만 춘다고 다되는 건 아닌 것 같다. 하기야 춤만추는 사람도 무척이나 부지런한 사람들인데 더 이상 무슨 주문을 하겠냐마는 이리 저리 보강운동을 한다해서 손해볼건 없지 않겠는가. 무슨 일이던 열성을 가지고 하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겠는가. 학원에도 천안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춤실력을 보니 제대로 갖춰진 면이 보인다. 그마만큼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물론 아무리 자세가 바르고 유연성이 좋고 열성이 있다해도 현장경험이 부족하거나 춤판에서 보낸 시절이 길지 아니하면 한계가 있다. 실전과 연습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리저리 열심히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는가. 세월이 좀먹겠는가. 그저 재미삼아 운동삼아 할 일이다.
첫댓글 그래요 운동삼아 취미삼아 그렇게 놀면되요 머리도 회전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