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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03-28 17:25수정 2025-03-28 17:25
사망자 24명·여의도 166배 산림 소실
역대급 산불로 전국 축제 취소 줄 이어
서울 한복판선 야광봉 흔들며 '정치축제'
과거 불꽃축제 비판한 좌파 진영 '내로남불'
▲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가수 이승환이 공연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전국이 역대급 산불로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찬성 촛불 집회를 두고 '부적절한 시점의 정치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민주노총과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해당 집회에는 가수 이승환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며 콘서트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제는 이 집회가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최근 경북 의성, 안동 등을 비롯해 경남 산청, 하동, 합천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지리산 국립공원 일부까지 소실되는 등 막대한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총 24명,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6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여의도의 166배, 축구장 약 6만7000개에 달하는 수준으로,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피해로 평가된다.
이처럼 국가적 재난 상황임에도 서울 도심에서 '축제형 집회'가 그대로 강행되자 일각에서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정치 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가수 JK김동욱은 SNS에 "나도 음악인으로 내세울 거라곤 1도 없지만 전국이 산불로 피·땀·눈물을 흘리는 이 상황에서 사진 찍으러 가는 정치인이나 촛불집회라고 노래하는 가수 선배나 참 한심 … 할 말을 잃었다"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가수 선배는 이승환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이날 집회에 참가하던 중 "대한민국이 산불로 아프고 울고 있는데 여기서 미친 짓을 할 때냐"며 현장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행사 사회자도 "비야 멈춰라"는 발언으로 부적절한 표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비상행동이 주최하는 지역별 집회. 총 62개 지역에 달하며 이 중에는 산불로 고통받고 있는 경북 및 경남 지역도 포함돼 있다. ⓒ비상행동 홈페이지 캡쳐
행사를 주최한 비상행동 측은 이날 서울을 포함해 전국 62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까지 사실상 전국을 아우르는 집회였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성금 모금이나 자원봉사조차 없이 전국 단위로 정치 집회만 벌이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상황은 지난 1월 세종시의 빛축제 불꽃쇼 강행 당시와 비교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진보 진영은 제주항공 착륙 사고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다며 "이 시국에 불꽃쇼는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지금은 초대형 산불이라는 국가 재난 앞에서도 거리에서 콘서트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상행동의 참여단체는 참여연대 및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등으로 당시 불꽃쇼를 비판했던 좌파 진영이 포함돼 있다.
한편, 같은 날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장에서 욕설 논란에 휘말리며 정치권 전반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재난 앞에서 정치적 책임과 언행에 대한 국민적 검증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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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라가 타고 있는데" … 좌파, 광화문서 '탄핵 콘서트' 강행했다 | Save Internet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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