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enet Meditation (from Thaïs)
조치원 역사에 내려 일행을 기다리는 듯한 사람이 눈에 안 띄어
헨드폰을 꺼내 들었다.
비행기 모드로 전환되어 통화가 불가하다고,
이게 무슨 일! 모드 전환 후 다이얼을 누르니 그가 받는다.
십여 차례 통화 시도 했으나 불가하여 당황 했다고.
우여곡절 끝에 그와 만나게 되었다.
우선 열차가 십여 분 연착된 것이 첫째요.
내 헨드폰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항공기 모드로 전환되어
잠시나마 수, 발신할 수 없어진 것이 두 번째 해프닝이다.
첫인상은 그의 표현대로 완전 난민 스타일이다
텁수룩한 구레나룻, 장화 같은 작업화에 후줄근한 야전, 잠바
거처로 가기 전에 밥부터 먹자는 그의 제안에 따라
줄레줄레 따라간 곳은 수구레 국밥집. 마침 점심 시간이어서 그런지
제법 사람이 많으니, 이곳의 알려진 맛집인가 보다.
오랜만에 국밥을 맛있게 먹은 후 그가 운전하여
삽십여 분 가니 산속에 위치한 그의 오두막에 도달하게 되었다.
입구 초반 석벽을 쌓아 길을 만드는 대공사?가 진행 중이요,
조그마한 포크레인부터 여기저기 널려있는 자재들이 사람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곳에 송아지만 한, 세퍼드가 우리 속에서 컹컹 짖고 있다.
6개의 컨테이너를 조립한 공간 안에 살림살이가 바닥에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침실용 텐트가 유일한 거주 공간이다. 상 하수도 시설도 눈에 안 띄니
설거지 및 대소변은 어찌 처리 하는지 잠시 궁금했으나 물어보지 않았다.
인터넷은커녕 티 브이도 없는 곳, 유일한 문화? 시설이라고는 전기가 들어온다는 것
그리고 그의 헨드폰이 전부, 겨울에는 화목 난로를 피운다 하나
저 텐트에서 한겨울을 어찌 보내는지 신기해 물어보니
예상보다 온기가 보존되어 따뜻하고
자기는 찬물로 씻는 것에도 익숙하다는 엉뚱한 답변이 돌아와
궁금한 것이 많았으나 더 이상 질문은 삼가기로 했다. ㅎ
초입 길을 석벽을 쌓아 길을 조성 중이나
조그마한 포크레인으로 돌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 같아
건축에는 무지렁이 내 눈으로도 족히 백 년은 걸릴 듯 하나
일하는 재미로 살며 살아생전에 완성을 안 해도 그만이라는
그의 답변도 예상 밖이요, 티브이도 없는 소위 세속적인 즐거움이 없는 그의 일상,
눈앞에 보이는 할 일, 일하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나절
피곤하면 골아떨어진다는 그의 세상과 자의로 고립하는 듯한
외로움, 고독이 스며들 공간조차 없는 그의 삶을 어찌 이해해야 할까
아니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내 나름대로 어찌
정의를 내려야 할지 혼란하기만 하다.
세 시간여 그의 숙소에 머물며 나눈 대화 속에 알게 된 사실은
80년대 평당 700원 주고 산 임야 12만 평, 세종시로 편입이 되어
현시가가 250억이요, 그리고 서울에 아파트, 다른 곳에 땅도 또 있다 하니
스스로 난민이라 자처하며 산속에 홀로 거주하며 일하는 재미로 살며
말 그대로 난민 같은 일상으로 만족하는 그를 나는 ’본의 아닌 부동산 투기꾼’
혹은 ‘재벌 난민’이라 부르기로 했다, ㅎ
그저 하루의 일과가, 일하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그에게
삶이란 인생이란 무엇일까?
미국에서 오래 살다 십여 년 전에 한국에 왔다는 그는
미국의 군 장교 출신으로 나름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와이프는 메릴랜드 아이들은 텍사스에 현 거주하며
그간 미국에 간 적은 없고 와이프는 몇 번 한국에 들렀다 하나
거의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일상을 살고 있는
그와 나를 비교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요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의 공통점은
무엇이기에 나는 그에게 한 인간으로 흥미를 갖게 된 것인가?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은 멀리한다?
그래도 우리는 사회적 동물 이어 어쩔 수 없이 타 인간과 어우러지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을?
마을 사람들 몇몇 외에는 거의 교류가 없는 듯한
그의 일상은 일단 혼란스럽지만 그만큼 흥미진진하다.
나름 화려한 경력, 안정된 삶을 뿌리치고
산속으로 들어와 단순한 삶을 살고 있는그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가 선택한 지금의 난민 생활에 만족하는 듯한
그의 속내를 더 알고 싶어 그와의 교류를 지속하기로 마음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오후 4시 반경, 상경 열차에 올라탔다.
첫댓글 핸드폰이 비행모드로 되면 통화가 안되는데?
비행모드로 되면 무슨 상황이 되는지 궁금해요
거기에 가서 그분을 만난 사유가 궁금합니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사람을 만나보는데 무슨 특별한 사유가 있겠습니끼.
비행기 모드로 되니 완전 먹통 전파가 끊어지는 것
같더군요. 온다는 사람이 갑자기 전화가 불통되니
그가 당황한 모양입니다. ㅎ
항상 건강하세요.
글쎄요. 그래도 호기심 가득입니다.
이젠 있는 것 안에서 최적의 안정을 꾀하는 저의 입장으로 보면 역시 호기심 가득이라 해야겠네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는 것을 실감한 날 입니다.
특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일단 호기심이 일더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어떻게 해서,
그 남자와 약속이 되어
조치원역에서 만나기를 하였는지
그 것이 먼저 궁금합니다.
화려한 과거 경력도 있어봤고
재산도 있으니 마음에서 부터 부러울 것이 없는
자신 만만인 분이네요.
가족과도 서로 서로 떨어져 살고 있으니
우리같은 범인이 그분을 알 수 없지요.
다음 이야기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어떵게? 인터넷 상으로 알고 있던 분.
한 번 연락했더니 조치원으로 오면
데리러 오겠다고 해 산속까지 가게 되었지요. ㅎ
참으로 독특한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호기심도 발동되고
다음 이야기는 한참 걸릴 듯 합니다.
날싸가 추워지니 그곳에 다시 가 볼 생각은 없어
따듯한 내년 봄이나 여름에 다시 그 곳에서
볼 예정입니다. 건강하시고 잘 지내세요.
물질적으로 풍부한 그분이
자발적 빈곤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지만
노동하고 밥먹고 잠자고~
세상 근심걱정 없기는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스님에게서 들을 이야기가 많아질 것같아
더 기대감이 업~~~되구요.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 속에 살고 있어
단순한 삶이 행복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가 부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살아도 될 것 같은 기분 ㅎ
항상 행복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궁금합니다.
무엇이 자발적인 궁핍된 삶으로
선택을 하게 만들었는지
다음 이야기는 내년에나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 있잖아요.
갑자기 그 프로그램이 생각났어요.
누구나 자신의 마인드로 살아가는 거니까요.
그나저나 한스 님 마당발이세요.
어떻게 아셨어요?
사이비 자연인 보다는 그가 진정한
자연인아라는 생각이 저도 들었습니다.
하여간 특이한 삶을 살아가는 분.
호기심 나지요? ㅎ
건강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맛보기가 전부 입니다.
저도 궁금한 그의 속내는
내년이나 조금 풀릴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조치원 역사에서 만났다니 위치가 어디일까 궁금해집니다 ㆍ
세종시에 편입된 산 이라는 것만,
그에게서 산 이름은 들었는데
유명한 산이 아니어 잊어 버렸습니다.
위치가 궁금하시다니
제가 오히려 궁금해 집니다.
그 근처에 아시는 분이라도?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조치원역사라는 단어에
먼저 반가움이 느껴지네요.
한동안 그곳에서 살았고
지금도 자주 가기 때문입니다.
한스 님께서 만난
그 분의 이야기가 또 기다려지네요.
저는 처음 조치원역에 내려 보았습니다. ㅎ
세종세에 가까워 그 일대가
편입이 되었더군요.
다음 이야기는 내년에나 ㅎ
건강하세요.
서로 알게 된 동기부터가 궁금하네요
두분의 만남이 좋은 만남일거라는
생각이드네요
다음회가 기다려지네요
한국의가을 단풍이한창이겠지요?
즐거운날들되시고
건강하셔요
인터넷 상 알게 되었는데
그와 나 다 해외에서 살다'
역이민 한 사람이어
서로 사는게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난민이나 좋은 인상을 받아
교류를 지속할 생각입니다.
미국에서 돌아오셨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한스 아직요 센디아고 사는
둘째언니집에 있어요
이곳은 날씨가 좋아 산책하기가좋아요
갈곳도많고ᆢ
11월첫주말3박4일예정으로
세도나구경하고 중순에한국으로
갈예정입니다
한국의 예쁘고 아름다운 단풍구경은
올해는포기해야겠어요
태평양 저녁노을 입니다
호기심을 충족키 위해 먼 길 다녀 오셨네요...
호기심은 삶의 추진제이다! ㅎ
호기심 없는 삶은 반은 죽은 목숨이다! / 우영 생각
때가 되면 대부분 태어 난 곳으로 돌아오게 되나 봅니다!.
다음 이야기는 내년에 듣도록 하지요 ...
특이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은
호기심이 일지요? ㅎ
그 분도 그곳이 고향이라고.
회귀 본능으로 산속에서.
다음 여행에서 뵙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경에도 나오고 한영애가 부른
노래에도 나오는 그 구절이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금생에 해도 좋고 못다 해도 괜찮고...
붙잡지 않으니 놓을 것도 없는
참 부러운 분이십니다.
어찌보면 부럽기도 하나
그렇게 살 수도 없고 살 마음도 없습니다. ㅎ
너무 세상과는 동떨어진 그의 삶 이어
저는 못살 것 같습니다.
안전 운행 하시고 건강하세요.
어찌 보면
글 쓰신 님과
글 속의 주인공은
철학적인 면에서
서로가 통하지 않으실까?
어름한 생각을 해 봅니다.
주인공의 사연을
글로서 나열한다면
글자 수가
지구 몇바퀴를 돌아야 할지.....
무궁무진한
삶의 내력에
푹 빠져보면서
한스님의 역할
학수고대하여 봅니다.
호기심은 가나 그 처럼 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궁금증이 많으니
서서히 알고는 싶습니다.
그 속내를 ㅎ 건강하세요.
스스로 택한 난민으로. 유유자적하는 그 사람과 한스님과의 관계가 궁금해지네요.그렇게. 살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 사는 양상이 실로 다양하다는 생각입니다.
만추의 서정을 품은 글 잘 보았습니다.
우선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지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고 힘들 것 같더군요.
저와는 그냥 아는 관계 공통점이라면
서로 역이민한 처지라는 것 이외에는 너무 다릅니다. ㅎ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저도 듭니다. 댓글 감사 드리며 건강하세요.
부동산 투기꾼은 아니고 난민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난민이라면 돈들고 튀어 숨어사는 사람이 아닐지요?
아뭏든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도 홀로 산속에서 산다는 걸로
보아 예사사람은 아닐 걸로 생각됩니다. 한스님이나 그분이 역이민한
것만해도 보통일은 아니니...
멋진 글 잘 보았습니다. 건필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본인 스스로가 난민으로 자처하며
일상은 난민처럼 보내고 있으니
난민인 것 같으나 정신은 신선처럼
보내는 사람 같습니다. ㅎ
하여간 대단한 사람입니다.
저는 그렇게는 못살 것 같으니까.
건필 유지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