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천수(祁奚薦讐)란 말이 있습니다. 기해가 원수를 후임으로 추천했다는 뜻으로, 감정의 유무를 떠나 공평 무사하게 사람을 추천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기해는 진나라의 중군위로 있다가 군대가 강성해지는 것을 보고서야 공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진나라 왕이 그에게 후임자를 추천하라고 했고 그는 해호를 추천했습니다.
왕은 매우 의아하게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그대의 철천지 원수가 아닌가?”
그러자 기해가 대답했습니다.
"대왕께서는 나의 후임자로 누가 가장 적당한지를 물으셨지,,
나의 원수가 누구인지를 물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진왕은 공감하여 즉시 해호를 기해의 후임으로 등용했습니다. 그러나 해호가 취임전에 병으로 죽었습니다. 다시 왕이 천거를 부탁하자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 기오를 추천했습니다. 왕은 그의 공정함을 아는지라 기오를 중군위로 임명했고 기오는 그 직책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군자가 기해의 사람됨을 평하길,,
“기해는 참으로 사람을 잘 천거하는 자다. 원수의 사람됨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편견을 갖지 않았고, 자기의 아들을 평할 때에도 역시 이와같이 하였다.”
서경(書經)에 이르길,,
"편이 없고 당이 없어 왕도는 탕탕하며, 당이 없고 편이 없어 왕도는 평평하다(無偏無黨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고 했습니다. 어느 한곳에 치우지지 않는 바른 정치를 표현한 말입니다.
'기해'는 바깥에서 사람을 천거할 때 원수라 하여 제외시키지 않고, 안에서 사람을 천거할 때도 친척이라 하여 꺼리지 않았습니다. 지극히 공정하고 올곧다 할 것입니다.
수많은 논객들이 처절한 밤샘논쟁을 벌이는 것도 결국 이러한 공정한 세상을 만들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당의 얼굴이자 상징성을 갖추어야 할 비례대표 1번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인물을 앉히고도 아무런 해명이 없다면 이미 원칙주의자 박근혜대표님이나 홍사덕의원님께서 꿈꾸는 정치는 아닙니다.
선거에 공이 많았고 내 편이니 덮고 가자거나 우리 일이 아니니 상관하지 말자는 태도는 매우 의(義)롭지 못합니다. 대통령 측근이 공이 있다고 개인 이권이나 챙기려 한다면 이 또한 그냥 덮어 두어야 할까요? 내편이 아니면 욕하고 내편이면 덮어두는 것이 논객들이 꿈꾸는 이상인가요? 네편 내편을 떠나 공인들의 말 한마디 처신 하나 하나를 공정하게 평가해 가며 원칙이 바로서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빠른 시간내에 공당답게 떳떳하게 해명하고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게끔 조치하는 것이 맑은 정치,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을 듯 합니다.
첫댓글 정곡을 지르는 말입니다.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