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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 야구장에 혼자 남아 스윙하는 선수. 밤늦은 시간에 스윙을 해야하는 건 선수만이 아니다. 프런트도 같다. 구단은 현장과 프런트가 일치단결하고, 온힘을 다할 때 강팀이 될 수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벌써 10년이 돼 간다. 짐 콜린스의 저서 ‘GOOD TO GREAT, 한국어 출판명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읽은 게 말이다. 이 책은 지금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비즈니스 서적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 사례를 다룬 ‘Good to Great’는 야구단을 지원하는 모기업과 구단 프런트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올 시즌은 예년보다 각 구단 프런트의 역할과 역량에 관해 야구팬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았다. ‘무관중 운동’과 ‘팬들의 청문회 요구’ 그리고 ‘경기장 주변의 1인 시위’ 등이 좋은 예였다. 구단 운영에 실망감을 느낀 팬들이 그라운드 점령한 일도 있었다.
구단 운영에 실망한 팬들의 단체 행동과 극단적이기까지 했던 그들의 움직임은 결국, 야구단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모기업에, 실망스러운 경영진의 구단 운영 상황을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급기야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이 문책성 교체를 당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올 시즌 KIA 프런트는 적절한 외부수혈을 통해 팀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이범호가 없었다면 올 시즌 KIA 타선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구단 경영진 선임이 중요하다.
시즌 전 야구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이범호를 깜짝 영입해 공격력 강화에 성공한 KIA 타이거스. 이진영, 정성훈 등 FA(자유계약선수) 선수의 꾸준한 영입과 이택근, 송신영, 김성현 등 지속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보강에 노력했던 LG 트윈스. 구장 시설의 꾸준한 개선을 통해 관중의 편안한 관전을 위해 노력했던 SK 와이번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 등 각 구단 프런트들은 언제나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충성스러운 팬을 위해 전력 강화 및 경기장 시설 개선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좋은 프런트가 위대한 프런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단 경영진을 잘 선임해야 한다.
국내 프로야구단의 대표이사와 단장은 대부분 계열사에서 파견된다. 그룹에서 파견하는 경영진의 임기는 길어야 4년 남짓이다. 지방구단은 지역 출신 인사의 선임을 선호하고, 수도권 구단은 계열사 내부의 다른 스포츠단 출신 인사를 야구단의 경영진으로 임명하곤 한다.
하지만, 야구단 근무 경험이 전무한 구단 경영진은 야구단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특수성을 고려해 구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그리 좋은 수완을 발휘하지 못한다.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만다.
물론 처음 몇 해 동안의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야구단 경영진은 야구단의 특수성과 고유함을 인정하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임기를 마치고 후임 경영진에 자리를 넘길 즈음이다. 이렇듯 제 뜻을 펼치지 못한 채 경영진이 물러나고 새 경영진이 들어서면, 전임 경영진이 진행했던 계획들은 대부분 백지화되고, 새로 부임한 구단 경영진은 업무파악에 임기 대부분을 보내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한 번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은 다시 상위권으로 진입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즌 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배영수(사진 왼쪽부터)와 삼성 송삼봉 단장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송 단장은 오랜 부단장 경험을 통해 구단 운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야구단 경험이 풍부하고, 하려는 의지가 있는 구단 경영진은 10승 투수만큼이나 팀 성적에 큰 몫을 차지한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문제는 이 상처가 고스란히 팬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영진들은 다른 계열사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 그만이지만,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을 버릴 수도 그렇다고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수치화 불가능한 야구단 운영의 특수성
야구단 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경영진은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계열사의 경험과 자신들의 성공 경력을 토대로, 가능한 모든 자료를 수치화해 분석하려 한다.
예를 들어 소속 구단의 자유계약 선수 “A”를 반드시 재계약해 잔류시켜야 하는 상황이어도, A를 무조건 잔류시켜야 하는 당위성이 아닌 A가 잔류할 경우의 예상 승수 그리고 A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했을 경우의 예상 승수 등을 분석하면서 FA 협상을 소극적으로 진행한다.
또한, 계열사에서 늘 해오던 방식 그대로 경쟁사의 동향 즉, 다른 구단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허비하고 만다. 구단이 자체 기준을 마련해 FA 협상에 나서기보다 다른 구단이 A 선수에게 제시한 금액이 얼마인지 파악하기 위해 아까운 시간을 소진한다는 뜻이다. 그러는 사이 A 선수는 다른 구단과 계약하며, 원소속 구단을 떠나게 된다.
경영진들이 흔히 범하는 또 다른 오류는 신인 선수 스카우트의 성과 분석이다. 야구단의 특성을 전혀 모르는 구단 경영진들은 ‘신인 선수의 1군 등록일수’를 스카우트 성패의 주요 잣대로 삼는다.
다른 구단과 비교하면서, 신인선수들의 1군 등록 일수가 다른 구단보다 많으면 다른 구단에 비해 성공적인 지명을 한 것이고, 반대로 1군 등록 일수가 다른 구단에 비해 적으면 실패한 스카우트로 치부한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해야 할 스카우트가 구단 사무실에서 각 구단 신인 선수들의 1군 등록 일수를 계산하며, 소중한 근무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 구단의 새로운 경영진. 김태룡 단장(사진 왼쪽부터)과 김승영 사장. 두 이는 프로야구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로, 많은 야구관계자로부터 '최고의 구단 경영진이 될 것'이란 평을 듣고 있다(사진=두산)
주축 선수들의 입대, 트레이드 및 FA 선수의 영입 등 구단의 장기적인 발전과 경기력 유지를 위해 가장 고민해야 할 사안들도, ‘다른 구단의 동향을 파악한다’는 핑계로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다. 이럴 때 결과는 참혹하다. 꼭 잡아야 할 선수를 다른 구단에 뺏기고, 입대 신청 기간을 지나쳐 버려 주전선수가 갑자기 입대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재미난 건 구단 경영진이 야구 중계 해설위원들이나 기자들이 하는 선수단 평가에는 귀를 기울이면서도 구단 내부의 자체 보고서는 가볍게 여긴다는 점이다.
두산 베어스 인사의 시사점
얼마 전, 두산 베어스는 구단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던 김승영 단장과 김태룡 이사를 각각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으로 승진조치했다. 30년 프로야구사에 프런트 출신의 대표이사와 단장이 동시에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김 사장과 김 단장은 오랜 기간 구단 프런트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쌓은 이들이다. 다른 구단 경영진들이 업무 파악에 자신의 임기를 모두 쏟아붓는다면, 야구단 근무 경험이 풍부한 두산 경영진은 이 소중한 시간에 구단의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다.
이처럼 내부 승진은 매우 중요하다. 많이 알려진 경영학 이론 가운데 매슬로우의 ‘단계 이론’이 있다. 단계 이론의 최상위 단계는 ‘자아실현과 존경의 욕구’다. 모든 구단 프런트 직원은 대부분 단장과 대표이사라는 원대한 목표를 품고, 그 꿈을 이루려고 그들의 청춘을 야구단에 투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오를 수 있는 최상위 단계는 팀장이었으며, 이마저도 구단 성적이 부진하거나, 새로 부임한 경영진이 자신의 지인을 야구단으로 영입하면 명예퇴직의 형태로 본인의 의사와는 달리 야구단을 떠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두산 그룹과 두산 구단주는 소속 구단 프런트의 근무 경력을 인정하고, 이러한 인정을 토대로 김 사장과 김 단장에게 기회와 믿음을 줬다. 이번 인사는 한국 프로야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 구단에 근무하는 프런트 직원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국내 구단 프런트 직원 가운데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서 구단을 이끌어갈 '준비된 인재'들은 생각보다 많다. 두산의 뒤를 이어 내부 승진으로 구단의 대표이사와 단장을 임명하는 구단이 갈수록 늘어난다면 국내 야구단도 좋은 구단을 넘어 위대한 구단으로의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인영
(* 이인영은 프로야구단에서 오랜 기간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와 통역을 담당했다. 지금은 국외에 머물며 전문 스포츠 분야를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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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보기엔 엘지구단주 이하 그 경영진들은 머리가 나쁜거 같아요 아님 사람 보는 눈이 없는거던지,,,대기업에선 사람 뽑을때 실력 앤드 관상가까지 놓고서 사람을 뽑는다는데 어떻게 돈을 그렇게 뿌리면서도 9년째 구단을 이모양 이꼴을 만드는지 솔직 전 한심한 생각까지 드네요 그러구서는 엘리트의식들에만 빠져 있겠져?지 일들도 하나 못하는 찌질이들로 밖엔 안보이네요...한심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