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농협은 원래 이념대로라면 힘 약한 농민들이 서로 협동해 자신들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해 결성한 자주적 조직이어야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자기가 농협의 주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농협 조합장을 농민들이 뽑을 수 없다. 5.16 쿠데타 이후 농민은 민주적 역량이 없다는 구실로 중앙에서 조합장을 봅았다.
2.
농협의 뿌리가 신민지 농업을 지배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금융조합이다.
3.
농협의 가장 큰 사업은 영농, 생활 자금 대출사업이다. 농협돈은 이자가 싸서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농협 돈은 쓰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을 뿐 아니라, 마감도 되기 전부터 빚 독촉이 심했다. 상환이 늦어지면 이자도 엄청났다.
4.
농협의 다른 일은 영농자재와 생활 물품을 농민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영농 자재는 농협이 독점으로 공급했다. 그래서 비료, 농약을 농협 외에는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비료, 농약을 선택할 수가 없었고, 농협은 터무니 없이 비싼 값이 끼워팔기 등 횡포가 심했다. 농협 연쇄점에는 전자제품, 라면, 화장품 , 오토바이도 팔았다. 이는 소비를 조장했다. 많은 농민들은 농협에서 대출을 받아 텔레비전 같은 것들을 샀다.
5.
농협은 농산물 판매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판매 사업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 농협인데, 이 일이 힘은 드는데 수익이 남지 않아 적자를 보기 일쑤였다.
그래서 왠만하면 판매사업을 잘 안하려고 한다. 이렇게 조합이 돈벌이만 하고, 농민의 농산물은 팔아주지 않으니, 농민들은 농협을 '돈놀이하는 신용금고' , '대기업의 대리점'이라고 비난했다.
/ 한국역사연구회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