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라마순’의 북상과 함께 2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을 다시한 번 살펴 문제가 있는 곳은 없는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건물 옥상에 배수구가 비닐이나 낙엽에 막혀있지는 않는지, 배수로가 쓰레기나 토사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는지, 맨홀이나 집수정의 유입구와 배수구가 폐색되어 있지는 않는지, 빗물에 유실될 유려는 없는지... 침수될 우려는 없는지..., 배수불량으로 통행에 불편을 끼칠 우려는 없는지, 강풍에 지붕이나 간판 등이 날아갈 우려는 없는지... 등을 살펴 봐야겠습니다. 오늘은 7월 4일 안전점검의 날! 점검을 하시면서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입니다.
제 목 : “배수로 없는 공사장, 집중호우땐 물바다로”
신 문 사 : 한겨레
발행일자 : 2002년 7월 3일
제5호 태풍 ‘라마순’의 북상과 함께 2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반복된 수해를 겪어온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도 커가고 있다.
1996년과 99년 물난리를 겪은 경기 연천군은 마을 전체를 둑으로 둘러 쌓을 만큼, 물난리에
대비했다. 하지만 연천읍 상리, 군남면 진상리, 왕징면 무등리 등 곳곳에 설치한 배수시설은
배수구가 아예 없다.
관문이 여럿인 상자형 배수관문 구조도 이물질이 끼어 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다. 연천지역
사랑실천연대 이석우 사무국장은 “한탄강 지류에 설치된 배수관문이 한결같이 직각으로 설치돼
물이 고지대 마을 쪽으로 역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수해피해가 심했던 전곡읍 전곡6리 한탄강 일대 식당 상인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식당 50여곳이
성업 중이었지만 96년 비 피해 뒤 현재는 절반인 26가구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상인들도 장마철을 앞두고 살림을 2층으로 옮기고 일부 식당은 아예 2층 바닥까지 타일로
바꾸고 벽지 대신 페인트 칠을 했다. 주민 양종홍(60)씨는 “두 차례 수해로 모두들 빚더미에
앉았다”며 “수방대책이 끝났다는 당국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상대 쪽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10개 안팎의 태풍이 발생해 2~3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 장마는 7월 말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서울·인천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의 수해 우려지역의 예방실태를
둘러봤다.
◇ 서울시=서울은 98년 홍수 뒤 ‘수방대책 5개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저지대 물을 퍼낼 펌프장
29곳의 신·증설이 계획됐지만 18곳이 공사 중이어서 호우 때엔 침수가 우려된다.
중랑천 주변 신이문·장안 펌프장, 우이천 주변 장위·석관 펌프장 등은 상습침수지역이지만 펌프장
신설이 늦어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집중홍수 피해를 본 관악구 신림동과 동대문구
이문동 주변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시는 지난해 홍수 뒤 펌프장을 13곳에 새로 짓고 다른 13곳은
보강하며, 하수도 70여곳을 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착공은 내년이어서 당장 올해가 급한
실정이다.
시는 집중호우가 내리지 말기를 바라는 것과 지난해 침수 뒤 주민들에게 나눠줬던 0.5마력 펌프
4만9천대가 집중호우 때 제몫을 해내길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펌프장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데 3~4년이 걸린다”며“시에서도 노는 게 아니라 부지런히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주민들이 바라는대로 빨리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갑갑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집중호우 때 문제가 될 하천내 공사장 70여곳, 절개지 등이 자주 방치되는
재개발 주택 현장 45곳 등 220여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인천시=상습침수지역으로 분류돼 시가 관리하는 곳은 남구11곳 등 모두 32개 지역에 이른다. 시는
특히 남구 용현동과 중구 신흥동 일대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29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올해 갯골유수지
조성공사에 나섰다. 그러나 준공이 2004년 3월 이후에 가능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3천여가구는 올해도
큰비라도 내리면 침수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동구 배다리 중앙시장과 지하상가 일대도 하수구 증설을 하지 않아 침수피해가 역시 우려되고 있다.
서구 가좌4동 가정여중 주변 등 저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몇년 사이 크게 늘어난 다가구·다세대
주택 지하층 주민들도 장마철을 앞두고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 경기도=대규모 택지개발과 공사 중단 골프장 등과 같은 개발이 한창이다보니 큰비라도 쏟아지면
바로 대형 ‘도시형 수해’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지난해 29명, 2000년 1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8천여동의 수해피해를 본 경기도의 경우 집중호우 때문
이라는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이런 도시형 수해에서 비롯됐다.
서울 송파구와 맞닿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수도권의 대표적 인력시장인 이곳은 98년부터 13만
여평에 대해 ‘토지구획 정리사업’이란 명목으로 택지개발이 한창이다.
전체 2100가구 9500여명이 살게 될 이 지역은 집집마다 반지하를 지어 너도나도 세를 놓고 있지만,
큰비라도 내리면 삽시간에 ‘물바다’로 바뀔지 모른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올해 말까지 사업을 끝내기로 예정된 이곳은 평균 너비 4m 가량의 도로 위에 빗물을 빼내 우수관으로
연결되는 구멍이 군데군데 있지만, 공사장마다 내놓은 각종 건축자재가 이를 틀어막고 있다.
또 비좁은 도로마다 건축자재가 넘쳐나 ‘도로의 물길’을 막는 것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대형
공사장마다 비를 빼내는 산마루 도랑이나 침사조는 물론, 피복도 없는 곳이 많다.
용인시 상현리 만현마을 쌍용 스윗닷홈 들머리는 너비 3m의 자연형 하천 1곳이 있지만 주변은 토사더미와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폭우시 하천 물길을 막아 수해를 낳을 우려가 높다.
주민 이건의(47)씨는 “택지개발지역에서 부실한 수방대책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해도 행정당국은 수방
대책이 완료됐다고만 말하면 다되는 것이냐”고 걱정했다.
지난해 수재로 3명이 숨지고 300여가구가 침수된 안양시 안양2동 삼성천 주민들은 “하천을 가로지르는
길이 30여m짜리 삼성7교가 낮게 설치됐고, 안양유원지 개발에 따른 건축 잔재물을 치우지 않아 수해를
입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그대로다.
연천군 미산면 아미리 임진강변 제방공사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지난달 10일 공사에 들어가 제방
200m 중 겨우 40m만 공사를 마쳤다.
파주시 파평면 금파배수펌프장은 인근 군 부대와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장마전 가동이 불투명하고, 부대
시설은 올 연말에나 준공될 예정이다. 남양주시 수석동 일대 빗물을 한강으로 퍼올리는 수석펌프장 보수
공사도 공정률이 85%에 머물러 8월 말에나 준공이 가능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수해를 입은 공공시설 1193건 중 1190건을 완공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민들은 “장마철만
되면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해해야 하느냐”며 또다시 올해 장마철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