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산 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이 우선 고찰 선운사의 동백꽃과 꽃무릇(상사화) 그리고 마애불 복장유물의
전설, 강장제의 대명사인 풍천장어 그리고 최근에 지역 관광상품으로 특별히 개발한 30만 여평에 이르는 청보리 축제가 있다.
요즘엔 일반인들도 장어에 대해서는 개략적인 상식 정도는 알고 있어 우선 장어에 관해선 간략한 소개만을 해 올리면
우리가 말하는 민물장어는 민물에서 장성을 하곤 산란을 위해선 깊은 심해로 내려 간다.
물론 산란을 마친 후에는 민물에 올라 와서 산란을 마친 연어나 황어처럼 그 생을 마치게 되는데 엄청나게 먼 거리의 원해로
나아 가선, 인간이 차마 살펴 볼 수가 없는 깊디 깊은 심해로 내려 가서 산란을 하기 때문에 여태도 장어가 새끼를 낳는지
아니면 알을 낳는지를 밝혀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실 처럼 가는 새끼 장어를 실쨩어라고 하는데 이 실쨩어가 서해안의 강으로 올라 올 즈음이면 해풍이 육지로 분다고 하여
풍천(風川)장어로 불리우게 되었을 따름이지 일정한 곳의 지명을 뜻 함은 물론 아니다.
민물장어가 어쩌다 몇 마리 올라 오는 내 고향땅 낙동 강변에도 풍천면이란 지명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으로 국난을
극복했던, 징비록을 저술 하였던 서애 류 성룡의 생가가 있는 하회마을이 그곳에 있다.
이 실쨩어를 모기장 같은 그물로 건져 올려선 양식을 하게 되는데 참고적으로 한가지만 말씀을 드리면 양식장의 민물장어는
집단으로 살면서 서로가 서로의 몸을 많이 부딪히는 탓에 자연스레 장어 몸에 상채기가 많이 난다고 한다. 염증에는
머니 머니해도 다량의 항생제가 즉빵이다. 장어 드실 적엔 이 점을 꼬옥 유념 하시길...
차가운 땅 밑에서 겨울을 보냈던 보리는 여름에 먹으면 시원하고 한여름 뙤약볕에 그 알곡을 영글었던 쌀은 가을에 추수하여
겨울에 먹으면 따뜻한 음식으로 일품 이라고 한다. 허 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사람들은 무신 말인지도 잘 모르는 보리고개니 춘궁기니 하는 말이 새삼스럽게 들린다. 늦봄이나 초여름이 되어야
보리가 익어 타작을 할 수가 있는데 이 보리가 익기 전에 먹을 것이 거의 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 보리고개에 이곳 호남지방
사람들은 보리순을 뜯어서 먹었다고 한다. 좌우간
젊었던 시절, 지방에서 사업을 한답시고 돌아 댕기던 어느 날 술이 떡이 되어서 어느 마을 입구에서 드러 누웠는데 마침 보리밭에
누웠던 가 보다. 보리 익는 냄새?
술 익는 냄새는 깜냥도 되질 않습니다. 내년에 보리가 익어 갈 즈음엔 고창으로 내려 가셔서 청보리 축제에 함 참여 하시곤
보리 익는 냄새 양껏 맡아 보셔요. 필설로는 형용키가 불가능 합니다.
그리고 신명이 나거든 보리피리 꺾어 불면서
나병(한센병, 문둥병)을 앓았던 한 하운이란 시인의 보리피리란 시 한수 읊으시면 귀 더욱 좋습니다.
보리피리 불며
봄언덕
고향 그리워 필늴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필늴리리 ....
전북 고창땅은 지난 봄에 난생 처음으로 가 본 곳이다.
운이 좋아 여태도 공직에 근무하는 동창이 있어 동창회에서 관광버스를 빌려 부부동반으로 갔었는데 주말이라 고속도로가
워낙이 밀려서 선운산은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청보리 축제와 고찰 선운사만 겨우 들러 보곤 쫒기듯 올라 왔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웬수 같은 제 딸아이가 선운사의 후불 탱화를 모사하는 작업이 있어 몇 몇 연구원들과 2박 3일 정도 선운사에 머물렀다
올라 왔었는데 흐 흐 아빠 먹으라고 고창 명물 복분자 막걸리를 여러 통 사 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것을 먹고오줌을 갈기면 단지를 뒤 집는다는 복분자? 이 마한너무 예팬네가 어린 딸을 델꼬 앉아서 남편 흉을 보는 것
꺼증은 좋은데 은밀한 이불 속 얘기는 왜 꺼내는지 어휴! 소리 안 나는 총이 있으면 ...
이번 선운산은 꼬옥 느림보를 따라서 벗님들과 함께 산행을 할려고 작심을 했었는데... 예기치 못한 일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죄송스런 마음으로 구져 산행기만 올려 봅니다.
꽃무릇 즉 상사화는 잎이 있을 적엔 꽃이 없고 꽃이 필 즈음엔 잎 또한 시들어 버리기 때문에 서로를 사모 하기만 한다고 하여
상사화라고 불리운다고 하는데 유독 절집에 가 보면 많이들 키운다. 상사화에 대한 깊은 지식은
야생화에 관해선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이신 우리 강 대장님께 보충 설명을 들으시고 오늘 제가 구태여 상사화를 거론함은
제 딸과 저와의 관계가 바로 이 상사화와 너무나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좌우간
한마디로 말하면 잠시라고 안 보면 보고싶어서 안달을 하다가도 막상 눈까리에 띄면 채 10초를 넘기지 않아 이빨을 뿌득 뿌득
갈게 되는게 저와 제 딸의 관계 입니다.
제 딸은 저와 동네에서 외식을 함께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몰랐습니다.
제 딸은 제법 큰 키에 저와는 달리 상당히 여성스런 외모에 말 또한 정중한 언사만 사용 합니다.
슬리퍼에 지퍼를 제대로 올리지도 않은, 옷깃이 너덜 너덜한 반바지를 입곤 이상한 등산모를 삐딱하게 눌러 쓰고는
길거리로 나서기 바쁘게 담배 꼬나 물고는 식당에 가선 쐐주 한잔 들어 가면 좌우 가리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다가 집으로
오는 길엔 후미진 곳에서 노상 방뇨 꺼증 감행하는 이 애비와 함께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거짓말 이겠지요.
며칠 전에는 전날 마신 술이 여태도 속이 더부룩 한 차에 마침 딸이 일찍 퇴근해 오길래 싹싹 빌고 또 빌어서 함께 동네에 있는
칼국수집에서 반주 한잔 곁들여서 제법 품격 있는 저녁밥을 먹고 나온 것 까지는 좋았는데 식당을 나와서 요즘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엄청 비싼 원두커피집에서 끝내는 사달이 나고 만다.
지갑을 아니 갖고 온 딸아이에게 만원 짜리 한장을 주었더니 커피점에 들어 갔다 나올 적엔 한손에는 이상한 커피 한잔이 들려
있었고 또 한손에는 잔돈 4천원만 들려 있다. 얼핏 암산을 해 보아도
쓴 커피 한잔에 거금 육천원을?
딸아이로 부터 잔돈을 건네 받으면서 나도 모르게 신음 처럼 내 뱉았던 말이...
개새끼들 더럽게 비싸게 받아 쳐 묵네.
아빠! 아빠는 이런 커피 평생 가도 사 마실 분이 아니지?
치매 오기 전에는 절때로 돈 주고 사 마시진 않는다.
구럼 아빠는 팔아 주지도 않을 커피점 주인에게 개새끼란 말은 왜 쓰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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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내내 마치 파리새끼 처럼 두 손 싹싹 부비면서 빌고 또 빌었지만 난 그날도 용서 받지 못한 놈이 되어 버렸다.
오늘 아침 꺼증도 제 딸아이는 이 애비랑은 말을 하질 않습니더.
아무리 구래도 커피 한잔에 육천원이면 비싸긴 비싸지 않습니껴? 육천원이면 쏘주를 두빙이나 마실 수가 있는디.
분당 탄천변에서 실쨩어를 노리는 가마우지 돌삐 인사 드립니다.
첫댓글 돌삐님도 딸바보 아빠이시군요.
딸을 사랑하시는 느낌이 팍팍 느껴집니다.ㅎ
선운산은 제가 기억하기에 4번째인데 여태도 산행에 참여하신적이 없다구요?
무심하기도 하시지..
앞으로 선운산에 가실 기회가 있으면 낙조대 아래 도솔암과 내원궁..마애불은 꼭 보고 오셔요.
꽃무릇 만발하는 이 가을에 가시면 더욱 좋으실거예요.
돌삐님의 정서에도 꼭 맞는 분위기가 아닐까...생각합니다.
선운산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