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도넛 모양의 두바이 미래 박물관. /위키피디아
지난달 20일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죠. 카타르는 2010년 개최지로 확정된 이후 지난 12년간 2200억달러(약 284조원)를 들여 월드컵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대한 투자를 한 카타르뿐 아니라 옆나라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도시 두바이가 월드컵 혜택을 입고 있다고 하는데요. 제한된 지역에서만 음주를 할 수 있는 카타르 대신 편하게 술을 마시며 응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래요.
두바이는 중동에서 가장 발달한 관광 도시 중 한 곳입니다. 그래서 숙박 시설과 항공편이 잘 갖춰져 있고, 카타르 수도 도하까지 비행기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요. 또 세계적으로 멋진 건축물과 관광 명소가 밀집한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두바이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는 1999년 완공된 호텔 부르즈 알 아랍(Burj Al Arab)입니다. 해안에서 280m 떨어진 곳에 인공 섬을 만들어 육지와 다리로 연결하고, 아랍의 전통 선박 다우의 돛처럼 생긴 321m 높이 호텔을 지은 건데요. 호텔 내부에 금박을 입히는 등 호화롭게 치장했어요. 테니스 코트로도 활용하는 헬리콥터 이착륙장이 유명하지요.
부르즈 알 아랍과 더불어 두바이를 대표하는 또 다른 건물로는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가 있어요. 2010년 개장한 이래 세계 최고층 건물 순위에서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답니다. 정식 높이는 828m로, 여기에 첨탑까지 포함하면 높이가 829.8m에 달해요.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중국 상하이 타워(632m)와도 200m가량 차이가 나죠. 전체 층수는 163층으로 152~154층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를 갖추고 있어요. 우리나라 63빌딩과 타워팰리스를 설계한 미국 초고층 전문 건축 회사 SOM(스키드모어 오윙스 메릴)이 설계했지요.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 등장하는 건물입니다.
두바이 페르시아만 쪽에는 인공 섬 3개로 이뤄진 팜 아일랜드가 있어요.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인공 섬이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입니다. 섬의 전체 모양은 야자나무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는데요. 높은 상공에서 보면 굵은 나무줄기를 중심으로 가지가 총 17개 뻗어 있고 이를 거대한 원형 섬이 방파제 역할을 하며 둘러싸는 구조예요. 호텔과 고급 식당, 개인 별장이 들어서 있죠. '꿈의 도시'라 불리는 두바이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곳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두바이 미래 박물관도 있어요. 한쪽으로 쏠린 거대한 도넛을 세로로 세운 듯한 외형에 복잡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외부 창문이 인상적이죠.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이 두바이의 미래를 생각하며 쓴 아랍어 시를 전통 손 글씨 형태로 정리해 창문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