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6 - 헤라클레이온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크노소스 왕궁에 가다!
2024년 4월 27일 그리스 미코노스에서 비행기로 아테네를 거쳐 크레타섬의 헤라클레이온 Heraklion 에
도착해 베니젤로 광장 Plateria Venizelou 에 있는 엘 그레코 호텔 El Greco Hotel 에 체크인을 합니다.
8월 25일 거리 25th Avgoa Stou 를 북쪽으로 걸어 엘 그레코 공원 El Greco Park 을 지나 언덕
길을 내려가니 헤라클레이온 항구가 나타나는데 육중하고 견고해 보이는 베네치아
성채 Koules Ventian Fortress & Walls 로 들어가니 베네치아가 크레타섬을 손에
넣은후 만든 요새로 이슬람 오스만 투르크군의 서진을 막아 유럽 기독교세계를 구한 거점입니다.
다음날 2024년 4월 28일 호텔에서 주는 뜨거운 음식이라고는 없는 간단한 뷔페식 아침
을 먹고는 호텔 리셉션에서 공항 버스를 타는 위치와 미코노스 왕궁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위치를 물어보는데, 중간에 참견을 하니 한다는 말이 Listen to me! 라.....
그러고는 호텔을 나와 마켓 스트리트를 걸어가며 여러 숍에서 파는 잡화들을 구경하는데.....
가게 이름은 그리스어가 많고 정류장 표지도 그리스어 아래에 영어를 병기하기도 합니다.
문득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 출신 방송인·사업가가 동아일보에 기고한 “자랑거리 한글 놔두고 영어
로 바꾸는 간판들” 이란 글이 떠오르는데.... “한국을 방문한 외국 손님들이 오면 항상
서울 인사동에 들른다. 한국적인 기념품을 살 수도 있고, 전통차와 음식을 맛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인사동에는 내가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글로 된 간판이다. ‘Starbucks’
나 ‘GS25’ 같은 영어로 된 브랜드도 인사동에서만큼은 ‘스타벅스’ ‘지에스25’ 라고 적힌 한글
간판을 쓴다. 한글 간판에 어떤 서체가 쓰였는지 구경하는게 재밌다. 동글동글한 서체, 길쭉한
서체 등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리는 다양한 한글 서체들은 그 자체로 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여기에 한글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기념품으로 하나 챙기면 금상첨화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 원리를 짧게
설명해 주면, 대부분 외국인은 10분 만에 금방 자신의 이름을 조합할 수 있다. 이제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며 광화문까지 쭉 걸어간다. 목적지는 세종대왕 동상 앞이다.
바로 이분이 지금까지 이야기한 바로 그 ‘한글’ 을 창제하신 분이라고 이야기를 마치면, ‘정말
놀랍다!’ ‘대단한 업적이다!’ 같은 반응이 절로 튀어나온다. 그야 당연하다. 백성들
을 가엾이 여겨 직접 문자까지 만든 왕이 있다니, 얼마나 대단한가. 세종대왕을
배경으로 앞다투어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을 보면 내 가슴도 자랑스러움으로 벅차오르곤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이런 식의 설명을 하기 아주 곤란하게 됐다. 영어로 간판을 바꿔 다는 가게
가 늘었기 때문이다. 혹은 영어를 아주 크게 써 놓고 한글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써 놓은
경우도 있다. 외국인들을 초청해 ‘자, 이 거리를 한번 보세요!’ 하고 외쳤는데 온통 영어뿐
이었을때 민망함은 잊기 힘들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려던 시도가 물거품이 된것 같아 몹시 상심했다.
혹시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알아보았다. 규제가 바뀌었다거나 사라진 걸까? 답은 내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애초에 한글 간판은 그저 ‘권고’ 사항이고, 주인이 마음을 바꾸면 한글
간판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마저도 인사동이 문화역사지구라 권고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이지!
그런데 인근지역은 그런 권고 조차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사동을 벗어나면 거리엔 영어 간판들만
즐비하다. 한국의 상인들은 영어나 알파벳으로 써야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한글이 사라지는 건 간판에서뿐만이 아니다. 제품 포장에서도 그랬다. 종종 한국 화장품을 사고
싶다는 외국인을 매장에 데려가면 ‘이게 정말 한국 제품이 맞냐’ 는 질문을 받는다. 제품명
부터 패키지에 한글이 단 한 글자도 들어가 있지 않고 전부 외국어만 가득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이유로 제품명과 패키지를 한글로 내세운 브랜드가 외국인들에게 더욱 인기를 끄는 경우도
보았다. 한국인들은 알파벳으로 뒤덮인 제품들을 쓰는데, 정작 외국인들에게는
한글이 쓰인 제품이 ‘한국스럽다’ ‘너무 예쁘다’ 며 선풍적 인기를 끌다니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외래어에 밀려 사라지는 한국어 단어도 적지 않다. 내가 한국에 처음 왔던 2008년에도 외래어
문제에 대한 지적이 심상찮았는데, 2024년에는 더더욱 심해졌다. ‘합승’ 은 ‘카풀’ 이 되었고,
‘포장’ 은 전부 ‘테이크아웃’ 으로 바뀌었다. ‘독서실’ 대신 ‘스터디 카페’ 가 유행 처럼
번졌다. 내가 배웠던 한국어 단어들을 거꾸로 외국어로 다시 말해야 하는 상황이 와버렸다.
이제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전부 영어로 쓰여 있으니 한국어를 굳이 배우지 않아도 괜찮더라” 라는
말을 듣는 지경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외래어의 도입이 세계시민 의식을 배양하기 위해서, 혹은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외국인
들은 잘 안다. 외국인들을 배려하는 거라면 적절한 번역이 적힌 설명을 추가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걸. 한국어를 없애고 어색한 외래어를 마구잡이로 가져다 붙이는 건 배려가 아니라는 걸.
무조건 외래어를 배척하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굳이 수십년간 먹어 온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 ’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미 널리 쓰고 있어 바꾸기가 어렵거나, 어쩔 없이 써야 하는 국제
용어라면 계속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종로구 세종마을 진달래 아파트’ 에 사는 것, ‘에코델타동 비발디
센트럴 이스트 파크 팰리스’에 사는 것, 둘 중 무엇이 적절할지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자그만 공원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여기서 공항으로 가는 1번 버스가 보입니다만 미노스궁으로 가는 버스
는 보이지 않는지라 가게에 들어가서 물으니 저기 모퉁이를 돌아가라고 합니다. 해서
100마터쯤 동쪽으로 걸어서 네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서 가니 거기에 버스 정류소가 보이기에 기다립니다.
이윽고 버스가 오기로 올라타서 운전수에세 버스요금을 내는데.... 헤라클레이온 시내
는 1.2 유로 이고 여기 미노아 유적인 크노소스궁 처럼 교외로 나가면
1.6유로인데, 하지만 버스 기사에게서 표를 사면 할증이 되어 2.5유로씩을 내야 합니다.
2번 버스는 남쪽으로 달려서 20분 만에 드디어 다시말해 크노소스 궁전 Knossos Palace
ΚΝΩΣΣΟΣ 에 도착하는데.... 08시 ~ 19시 까지 개방하며 입장료는 1인당 15유로입니다.
푼돈에 민감한 울 마눌은 입장료 게시판을 살펴보더니 60세 이상은 할인이 된다면서 어른 여권을 꺼내
보이라기에 그리했더니...... 유럽 시민만 그런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며 우린 노 디스카운트 랍니다.
크레타섬에는 크노소스 Knossos, 파이스토스(Phaestus) 등 청동기 유적이 있는데,
크노소스 궁전은 헤라클리온에서 남쪽 6km 떨어져 있으며..... John Evans 는
1900년 부터 4년간 크노소스 궁궐 터를 발굴해 유적을 미노아 문명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 야외에 펼쳐진 3500년전의 궁궐터인 크노소스는 왕가의 생활공간에 왕비의 침실
벽에 걸린 돌고래 프레스코화 와 수세식 변기에다가 거대한 계단으로
유명하며 양날의 도끼실이라 불리는 왕의 침실에 벽돌에 새겨진 양날 도끼가 볼만합니다.
또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중앙 안뜰이 있고 북서쪽 왕실에 석조 왕좌가 놓여져 있으며
공인들의 작업장에는 프스코화가 남아 있고 바깥에는 왕의 길
흔적이 보인다는데...... 크노소스궁에는 한번 들어가면 나올수 없는 미궁이 유명합니다.
크노소스궁을 지은 미노스왕은 아들 안드로게오스가 아테네 에서 개최된 운동경기에 출전해 1등을 한
후에 다시 성난 황소와 싸우다가 죽자 분개하며 아테네를 침공했고, 아테네의 아이게우스에게
매년 일곱 총각과 일곱 처녀를 미노타우로스의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아테네를 짓밟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러자 아테네 청년 테세우스가 제물 중 한 명으로 와서 크노소스궁전의 지하 미궁에 사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면 제물을 바치지 않아도 되냐고 묻자, 미노스왕은 놀라면서도 테세우스의 용기를 칭찬하는데....
다만 미노타우로스를 죽일수 있는 사람은 없고 한 번 미궁에 들어가면 살아 나올 수 없다고 말하며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