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이 20여 년을 지나오면서 생태계를 완전히 복원 시켰다는 생각을 했어요. 팔뚝만 한 잉어를 보려고 내려갔다가 지난 번에는 자라를 보았는데 이번엔 가물치를 원픽으로 보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가물치가 뱀처럼 난다는 말이 정말일까요? 소년 시절 메기 사냥을 자주 갔어요. 내가 아는 한 가물치는 매우 빨라서 손으로 잡기가 아주 어려워요. 깊은 곳에 살기 때문에 투망에도 잘 잡히지 않고 초크에 가끔 걸린 걸 본 적이 있어요.
-
가물치는 수달과 왜가리 다음 가는 포식자로 탁한 시냇물 밑이나 습지, 연못, 저수지, 물풀이 무성한 곳에 살지만, 가끔은 하천이나 강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름철 보양식과 산모의 산후조리 음식으로 유용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민물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건강원 말고 청계천에서 가물치를 원픽으로 보다니 믿기지가 않네요.
-
와우, 흑갈색 점박이의 존재감이 역린 같기도 합니다. 베스 vs 가물치의 대결은 누가 이길까요? 청계천은 외로울 때마다 20년 동안 100번도 넘게 다녀갔을 것입니다. 환상적인 '빛 축제'부터 지0이라는 처자가 생각이 납니다. 청계천 8가 쯤에 고가도로 지지대 2개가 일제 잔재처럼 남아있었어요. 흉물이 돼버린 다리밑에 초록 갈대 숲이 2m가 넘어 보입니다.
-
어라 이것이 뭐다냐? 원츄리여, 상사화여? 안예은이 불러서 알게 된 상사화는 봄에 잎이 나고 여름이 다가오면 잎이 모두 시들었다가 장마가 끝날 무렵에 피어나는 꽃입니다. 결국 잎이 모두 쓰러진 후에야 꽃이 피는 셈입니다. 잎과 꽃이 평생 만나지 못해 그리움을 담은 꽃이라 하니, 꽃을 피우기 전까지 제2의 봄을 그리며 남은 잎을 떨어내야 합니다. 뭐야, 고독에 장 담가 절여 죽일 작정인가.
2024.7.6.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