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향후 서울 강남 아파트들이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면 추가분담금 최대 8억원 안팎(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계산해야 할 전망이다. 1:1 재건축 방식이라면 추가분담금 최대 10억원까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강남이라는 입지에 걸맞는 고급화 전략 등 때문인데, 이같은 추가분담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현금청산 등 이탈하는 사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비업계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홍실아파트는 최근 동호수 추첨을 진행했다. 동호수 추첨 등에 이어 추가분담금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관리처분계획 변경 수립안건에 대한 총회를 열었는데, 마지막으로 고급화를 위한 설계변경 내용이었다. 조만간 추가분담금도 확정될 예정인데 이미 일부 평형대는 6억~8억원까지 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평형을 배정받는 면적은 최대 10억원 가까이 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실아파트는 1대1 재건축 방식이어서 조합원들의 부담이 다른 곳보다 더 높지만, 삼성동 입지와 DL이앤씨의 '아크로'라는 브랜드 가치 등으로 추가분담금도 상당한 편이다.
그나마 홍실아파트는 오래 전부터 추진된 사업이라 추가분담금이 이 정도에 머물렀다. 일반분양 물량이 거의 없어서 사실상 1대1 재건축이 된 부산 지역의 삼익비치타운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추가분담금 8억원 이상이 통보됐다. 부산 지역이 이같은 수준이라면, 향후 서울 강남 지역에서의 1대1 재건축 방식은 추가분담금 8억~9억원 이상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고급화 전략까지 덧붙이면 추가분담금만 10억원 수준이다.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재건축 방식이라고 해도 추가분담금 7억~8억원 수준으로 예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청담동 청담삼익도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금 및 추가분담금을 확정, 일반분양을 진행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 1261가구 중 176가구 정도인데, 전용면적 104㎡(35평 배정)의 추가분담금이 4억~5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연말 한강 전망 설계 및 커뮤니티 고급화 등으로 설계변경을 신청한 터라, 추가분담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 반포 지역의 메이플자이도 추가분담금을 늘리더라도 최고급 단지로 조성하자는 분위기다. 메이플자이 38평을 배정받은 조합원 기준으로 분담금이 최대 7억~8억원 이상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처럼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들은 고급화 전략 등으로 추가분담금이 상당할 전망이다. 현금이 많은 자산가들이라면 향후 미래가치를 위해 추가분담금을 지불하겠지만, 8억원 수준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하기 어려운 조합원들은 현금청산 또는 급매도로 이탈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2000년 초반에 재건축된 단지들이 앞으로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할 경우에는 용적률 문제로 추가분담금 폭탄이 불가피하다"며 "압구정3구역도 1대1 재건축 방식으로 가닥을 잡는 가운데 홍실아파트의 고급화 설계나 추가분담금이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