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집 제6권 / 시(詩)
農巖集卷之六 / 詩
松都
古都三月草茸茸。樵牧行歌處處逢。
搏鴨操雞空一統。飛龍舞鳳尙千峰。
誰人欲住東流水。是處還凋北嶺松。
愁絶永嘉詩上語。暮煙殘郭復疎鐘。
송도(松都)- 農巖 金昌協
삼월이라 옛 도읍에 초목이 우거지니 / 古都三月草茸茸
발길 닿는 곳곳마다 초동목수 노랫소리 / 樵牧行歌處處逢
계림이며 압록강 통일 업적 간 데 없고 / 搏鴨操雞空一統
용 날고 학 춤추는 천 봉우리 여전하네 / 飛龍舞鳳尙千峯
뉘라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 막으리오 / 誰人欲住東流水
여기 이곳 고려 도읍 북산 솔이 말랐다네 / 是處還凋北嶺松
애달파라 영가 권씨 읊조렸던 시 노래 / 愁絶永嘉詩上語
저녁 연기 낡은 성곽 종소리도 쓸쓸할사 / 暮煙殘郭復疎鐘
[주-D001] 계림이며 …… 업적 :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임금이 되어 후삼국(後三國)을 통일하고
개성에 도읍을 정한 것을 말한다.
후량 말제(後梁末帝) 정명(貞明) 3년(917) 3월에
객상(客商) 왕창근(王昌瑾)이 저잣거리에서 어떤 노인한테 거울을 샀는데,
그 거울에 “상제가 아들을 진한과 마한에 내려보내
먼저 닭을 잡고 뒤에 오리를 칠 것이다.
[上帝降子於辰馬 先操雞後搏鴨]”라는 등의 내용이 씌어 있었다 한다.
《高麗史 卷1 太祖世家》 곧 왕건이 계림으로 불리는 신라를 차지한 다음에
압록강 유역을 쳐서 수복한다는 뜻이다.
[주-D002] 영가 권씨(永嘉權氏) …… 쓸쓸할사 :
영가 권씨는 선조 때의 시인 권필(權韠)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권필의 송도(松都)를 읊은 시에
“휘영청 밝은 달은 전조 빛이요, 싸늘한 종소리는 고국의 소리.
남루에 시름겹게 홀로 섰자니,
낡은 성 저녁 연기 피어오르네.
[雪月前朝色 寒鐘故國聲 南樓愁獨立 殘郭暮煙生]”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林下筆記 卷22》
ⓒ 한국고전번역원 | 송기채 (역) |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