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 신발의 신고식으로 잃어버린 느티나무 나뭇가지 대신
빠짝 마른 아카시아 막대기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여름 동안 뱀을 퇴치하였던 나뭇가지를 잃어버린 다음 날
새벽 신행을 떠나면서 지난 날 강원도 산약초 산행을 할 때 사용하였던 접이식 톱을 챙겼습니다.
현풍천에서 용봉천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용봉천 산책로 목책과 계곡 사이에 아카시아 나무 군락지가 있고
산책로의 통행을 방해하는 아카시아 나무를 당국에서 잘라 그대로 목책 밖에 방치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정당히 굵고 곧은 나무를 톱으로 자르고
나무의 가시를 톱으로 쳐서 제거하였습니다.
이렇게 헤서 느티나무 가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강하고 튼실한 산행의 의지가 될 아카시아 나무 막대기를 얻었습니다.
이제는 뱀이 아니라 맷돼지가 나타나도 퇴치할 수 있는
다윗의 막대기를 얻었습니다.
물매와 막대기의 달인이었던 다윗의 무기는
오늘날 새벽 산행과 자연인에게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르신들 가운데는 등산용 스틱을 짚고 다니시는데
스틱 하나만 들고 다녀도 새벽 산행의 무적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카시아 막대기는 쌍절곤을 비롯하여 단봉과 장봉의 달인인 저에게
멀고 험한 산행의 여정에 훌륭한 운동 기구가 될 것입니다.
어제 오늘 광장의 둥근 데크 무대에서
쌍절곤을 내려 놓고 막대기로 봉술 운동을 하였는데
파공의 진동 소리에 운동 기구에서 아침 운동 하시는 어르신들의 시선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쌍절곤 운동보다 더 역동적인 봉을 다루는 능수능란한 솜씨에
멧돼지도 떄려잡겠다며 저으기 놀랐습니다.
무협의 고수를 방불케 하는 쌍절곤과 봉술의 운동으로
비슬구천 공원에서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봉술은 이연걸의 소림사를 보면서
쌍절곤과 함께 운동하여 자칭 봉술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봉술 운동은 주로 거실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연마하였는데
어느 날 더 이상 빠를 수 없는 빠르기로 운동하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려
물푸레나무 중봉의 모서리가 바닥을 찍어 움푹패였습니다.
그로인해 집에서 쫓겨날 뻔 하였던 그 후로는 쌍절곤을 비롯하여 단봉과 중봉을 바닥에 떨어뜨린 적이 없고
예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력으로 넘치는 젊은 운동으로 운동愛 살고 청춘愛 살고 있습니다.
쌍절곤과 봉술 운동의 패기는 나이를 먹지 않았고
젊은 날의 미생에서 완생의 경지를 이루어 쌍절곤과 봉술의 만렙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다윗의 물매와 막대기는 젊은 날의 초상이요,
어떤 운동의 달인보다 더 역동적인 운동의 모델, 그 모티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