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249＜명심보감-038＞

[실린달]

기포의 새벽 편지-3249
명심보감-038
제2 천리편
동봉


오이를 심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어 콩을 얻는다
하늘 그물이 너르고 넓어
성글지만 새지 않는다
--- 노자 ---

우리말 읽기
종과득과 종두득두
천망회회 소이불루

原文
種瓜得瓜 種豆得豆
天網恢恢 疎而不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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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인과응보에 관한 우리의 속담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을 놓고
<도덕경道德經> 말씀이니
<맹자孟子> 말씀이니
또는 <명심보감明心寶鑑>
천리편天理篇에 있느니들 한다

오이씨에서 콩이 나올 수 없거니와
팥을 심어 오이를 거둘 수도 없다
착한 사람은 끝내 이름을 기린다
당장은 시기와 질투를 받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칭송을 받는다
미운 짓을 한 자도 예외는 아니다
미운 짓 한 자는 욕을 먹는다
원인이 곧 불선不善인 까닭이다

하늘에 과연 그물이란 게 있을까?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 전체를
그물로 본다면 모를까
망사형 그물은 어디에도 없다
돌아보면 옛사람들 표현이 멋지다
어떠한 그물코도 찾을 수 없는데
하늘 그물이 회회恢恢하다고 했다
하늘 그물은 전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물의 개념을 표현할 수 없으나
외기外氣 안쪽 모든 대기가 그물이다

노자《도덕경》제73장에 기록된
다음 글을 살피면 이러하다
천지소오天之所惡
숙지기고孰知其故
시이성인유난지是以聖人猶難之
천지도天之道
부쟁이선승不爭而善勝
불언이선응不言而善應
불소이자래不召而自來
천연이선모天然而善謀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실疏而不失

하늘이 미워하는 그 까닭을 아는가?
다투지 않고도 언제나 이기며
말하지 않고도 잘 대응하며
부르지 않고도 스스로 오게 하며
천연스러우면서도 잘 도모한다
이처럼 하늘 그물이 넓고 넓어
더없이 성글지만 결코 잃지 않는다

글에 '천망회회天網恢恢'라 했다
넓을 회恢 자 부수가 심방변忄
마음의 넓이를 그린 것이다
잿빛으로 그윽한 그물의 크기가
마음처럼 질량質量을 벗어났으니
크기가 얼마라 표현할 수 없다
잿빛은 흑과 백이 반반이고
마음은 실체를 갖고 있지 않다
실체가 없는 마음이 곧 주인공이다

하늘 그물은 넓지만 성길 것이 없다
왜냐하면 그물 자체가 없으니까
매여 있다면 언젠가 벗겠으나
어떠한 형체도 갖고 있지 않기에
되레 무형에 더 얽매이게 된다
형체 없는 마음의 속앓이가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지 않던가
수박watermelon을 탓할 게 아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문제이지
싱싱한 수박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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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의 일부 수다는
기포의 새벽 편지-2707에서
가져와 실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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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일까, 낮 하늘일까?/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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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