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 시 모음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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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끔은
정미화
나도 가끔은 이러고
싶어지면 어떡해요
그냥 문밖을 물끄러미
보다가 울컥해지면 어찌하나요
혹여 그대 올까봐
왈칵 눈물이 나오면
어찌하나요
그래도 가끔은 이러고
싶네요
나 그대 못견디게
보고파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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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을 속으로
정미화
햇살이 눈부셔 길을
나서면 들풀이 사르랑 사르랑
반갑게 맞아 줍니다
산길에 접어들면
붉게 물들인 낙엽송
가을을 흔듭니다
산새들도 지저귀고
덩달아 나도 콧노래를 부르며
그리운 사람 생각합니다
그대가 좋아했던
가을 향내가 좋아서 봄날을
좋아했던 나
가을을 사랑하고 무작정 뛰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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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을이니까
정미화
풀잎 속에 숨어 노래하는
귀뚜라미 보다 더 낭랑한
음성으로 그대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가을이니까
수정보다 맑고
이슬보다 더 영롱한
그대의 눈망울을 바라보겠습니다
가을이니까
들판에 가득핀
노란 해바라기 울긋불긋
코스모스 향기를 그대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
가을이니까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이 계절이 다 가도록
그대를 그리워하겠습니다
가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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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겨울이 가기 전에
정미화
그 해 바람은 삭풍처럼
살갖을 에이었고
눈보라는 눈을 뜰 수조차 없었지요
길고 긴 들길에 하얀
눈이 주단을 놓았듯이
보드랍고 눈꽃은 향기 넘쳐 났고요
철새도 꺼이꺼이 울다
지친 밤 반달은 수줍게
내 창문을 더듬더이다
그대 어디 있나요
내 사랑 뜨겁게 달궈 놓고는
무얼 하시나요
나는 이 겨울이
다 가도록 그대를 기다리며
그리워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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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대가 그립습니다
정미화
긴 겨울이 와서
괜찮아 지려나 했더니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거리에 찬바람이 불면
그대 얼굴 지워질까 했는데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한겨울인데 안개비가
내리니 오늘따라 희미해진
그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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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화
지난밤 뒤척이다가
늦게 일어나 창문을 열고
서늘해진 바람결 느꼈어요
그대가 만져주는
부드러운 손길처럼
감미로운 바람결 가을을 묻혀 놨어요
하늘을 봐도 청정 바닷 빛
창공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이 가을임을 전율케 합니다
그대도 느끼시나요
그대도 나처럼 가을을 기다리고
즐거워하나요
거리에 딩구는 낙엽 몇 장 줍어
그대에게 편지를 쓸게요
사랑한다고 무척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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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대여
정미화
누구에게 물어봐도
내겐 그대밖엔 없어요
세상 어디에서
자상하고 인자한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요
언제나 나를 먼저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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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대여 웃어요
정미화
풀꽃 향기 나는 들길을
걸어봐요
그대여 나도 따라
갈게요
계곡 물이 흐르는
실개천에 발을 담가봐요
더위는 잊어지고
시원함이 기분이 들떠저요
그대여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나 그대 이름 부를게요
그대여 웃어 봐요
나도 웃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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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대와 나
정미화
그대와 나랑은
어렵게 만났으니
행복해야 합니다
그대와 나랑은
세상이 변해도
우린 늘 변치 말아야 합니다
그대와 나랑은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으니
거울처럼 날마다 보아야 합니다
그대와 나는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그리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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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대와 함께 하는 봄
정미화
난 꿈을 꾸고 싶어요
그대 품에 안겨서 잠을
자고 싶어요
산과 들에 민들레
목련화 꽃향기 따라서
마구 마구 달려갈 거예요
한참을 달려가다 보면
누군가 서 있겠지요
그리운 그대가
나를 보고 방긋 웃어주면
나는 와락 달려들 거예요
봄을 안고 서있는
그대에게 봄 향기 가득
맡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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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대의 빈자리
정미화
채우고 또 채워도
빈곳이 많아서 채우려고
항상 노력하지요
낡은 서랍장을
열었을 때 빼곡이 채워진
편지들 그대와 나의 아픈 이야기들
싫어도 좋아도
밉고 야속해도
그대의 느낌이기에 늘 꺼내 봤었죠
이렇게 꽃바람이
심하게 불면 그대의 빈자리가
너무 커 긴 밤을 뒤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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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립다 그리워
정미화
눈을 감아 버렸네
너무 보고 싶음이 커서
눈을 감아도
보이네요 그대 모습이
그렇게 밤새워 그리워
했던 그 사람이 꿈속에서
달려온다네
눈물이 나오네
하도 기뻐서 자꾸만
흐르네 너무 좋아서
그대에 말할게요
보고파서 견딜 수 가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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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다림
정미화
처음엔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가고 계절이 가니
그대를 알 수 있어요
나를 그대가 얼마나
애태워 하는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하룻밤 풋사랑은
싫어요 이별보다 긴 잠도
싫은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먼 곳에 있어도
늘 보이지 않아도 괜찮은 것은
기다림이 익숙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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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꽃바람
정미화
언덕에 오르지
산새들의 노래 소리 듣고 싶어서
오솔길을 걸어보면
낡은 벤치가 있어 앉아서
지그시 눈을 감으면 보이네요
그대의 얼굴이
꽃들이 피고 지고
바람이 불어오네요
꽃바람이
내 임이 좋아하는 꽃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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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 그대에게
정미화
나 그대에게 드릴 말
있어요 오늘은 꼭 얘길 해야겠어요
무슨 말인지 궁금해도
꼭 들어줘야 합니다
나 그대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어요
뜨락에 핀 라일락
꽃향기를 꽃병에 담아다
드리고 싶고 사랑한다는 얘기도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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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나 외롭지 않아요
정미화
나 황량한 사막에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아요
그대가 비가 되어 찾아 주리니
나 삭풍이 불어오는 광야에
있어도 춥지 않고 떨리지 않아요
그대가 내 맘속에 함께 있으니
나 거친 풍랑이는 바다에
있어도 두렵고 무섭지 않아요
그대가 등대불 되어 나를 인도해 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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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나 이제는
정미화
나 이제는 당당히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날
그대를 지켜보면서
가슴앓이 했던 것도
그대를 좀더 알아가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고독한
시련이었습니다
나 이제는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그대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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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나 행복해도 될까요
정미화
그대에게 물을께요
나 지긋지긋한 악몽을
떨치고 새 봄이 왔으니 웃어도 될까요
강산에 꽃들이 만발하고
하얀나비 너울너울
축제를 벌이니 즐거워도 될까요
어제 내린 봄비에 흠뻑
젖은 채로 그대를 만나러 가면
뜨거운 차 한잔 끓여 주실 래요
나 이제 말할 게요
그대를 만나서 세상을 알았고
행복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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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는 너를
정미화
스산해진 바람결
더불어 나도 슬렁거리고
햇살이 반가운 해바라기
활공을 그리며 서산에 고개 숙이는 나
그렇게 여름이
간 자리 서산마루에 노을을
부르는 나
가을이오면 네가 보고 싶어지고
네가 보고파지면 어느새 와 있는 가을
오늘도 내일도 네가
있기에 날마다 너만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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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낙엽 비
정미화
햇살이 따갑고
기온이 내려가야 오색단풍
잎을 만듭니다
참나무 자작나무
금빛물결 추렁거리면
창공엔 기러기떼 행진을 합니다
곱게 단잔한 가을잎
먼길 여행 준비하고 찬바람
불어와 낙엽비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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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낙엽 지는 밤
정미화
어듬이 슬그렁 슬그렁
밀려와 밤 별들이 뜨면 난
기도를 해요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을까
온 종일 내 생각 많이 했느냐고
혼자 되묻곤 하지요
그대도 나 처럼 하루를
마감하고 창문 열고 기도하시나요
나 처럼 내 생각 많이 하셨을까
귀뚜라미 울음소리
달빛을 출렁거리게 하고
덩달아 내 마음도 울렁거립니다
찬바람이 불어와
옷 깃을 세우게 하고
가로수 낙엽 흩날려 그대
더욱 그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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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내 안의 꽃
정미화
어쩌다가 만났지만
이젠 떨어질 수 없는 사람
그대를 만난 후
내 마음의 화단을 만들었고
꽃씨를 뿌렸고 꽃을 피웠네
날마다 물을 주고
마주 보고 웃으며 얘기 할 수
있는 그대가 있기에
행복이란 것을 느꼈고
기쁨을 알았고 이젠 기다림도
알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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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너 없는 길
정미화
해질 녘이면 네가 생각나
무작정 길을 나서 봅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
네 향기 따라나서는데 보이지 않아
지쳐 가는 내 마음
저 길모퉁이 지나면
있을까
저 산모퉁이 돌아가면
서 있을까 마음은 두근거립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행 길
부는 바람에 실려온 네 향기
지워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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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너를 보내고
정미화
어젯밤 찬바람
몹시 불더니 목련화
솜털처럼 떨어지더라
냇가 핀 벚꽃
개나리꽃 화사한 꽃 내음
맡으며 노래 불렀지
너를 보내고 나서
그 길을 걸어서 뒤돌아 오다
먼 산에 진달래 붉게 물들어 있어
산 속으로 달려가
진달래 한아름 꺾어다
꽃병에 꽂고 기도했어
행복 하라고 건강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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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너에게 말할 게
정미화
겨울 바람이 차가운데
감기는 안들은 거니
밤새 창문 덜컹 거려서
한잠도 못 잤는데 잘 잤나요
이른 아침 하얗게
내린 눈이 고와서
네 살결인줄 착각했어
어제도 내일도
요즘 네 생각만 해
할수록 네 얼굴이 보고 싶어져
날마다 거울을 봐
거울이 너 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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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눈사람 하나
정미화
하얗게 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어야지
도툼하게 몸통을
만들고 작은 머리도
올려놔야지
숯검데이 몇 개로 눈섭도
코도 만들어 놓고 호호 불거야
눈사람아
춥지 말라고 감기 들지 말라고
빨간 목도리 매어주고 기도해야지
제발 햇볕아
오늘은 뜨지 말고 가만히
어둠 속에 머물 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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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눈이 내리면
정미화
예전엔 눈이 내리면
마냥 좋아서 마당을 몇 바퀴
돌고 동네 길을 달렸었지
예전엔 눈이 좋아서
보리밭에 나가 친구들과
눈싸움하고 뛰어 놀았지
지금은 눈이 와도
색 바랜 추억만 눈덩이처럼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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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늦 가을비
정미화
낙엽이 웅웅거리고
바람도 심술부리나 보다
거리엔 고엽들이
나무엔 철새들이 앉아 있다
먹구름 밀려와
찬비를 뿌리면 나는 그대
생각에 그리움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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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만나고 싶습니다
정미화
초롱등 어스름한 찻집
다정함으로 물씬 풍겨 다가오는
고요한 창 밖의 저녁 놀
넉넉한 찻잔 위로
모락이 피어오르는 하얀 물결 뒤로
그리움의 얼굴 하나 보고 싶습니다.
지나는 바람에도
넘쳐흐르는 그리움은
아무리 넉넉한 마음으로
다 잡으려 해도
자꾸만 얼굴 하나 그려집니다.
이런 날
한마디 말을 건네지 않아도
그저 마주보며
이 가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서로의 눈빛으로
그동안의 쌓인 그리움
새록이 피워내며
이 밤을 하얗게 보내고파집니다.
조용히 흐르는
가슴의 대화만으로도
행복해질 그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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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묻지 않을게요
정미화
신록을 찬미하는
유월의 햇살
당신을 닮았네요
출렁이는 파도
흩어지는 물보라 소리
목이 쉬어도
대답 없는 그대에게
편지를 한 통을 쓰렵니다
보고 싶다고
그대가 많이 그립다고
하지만 묻지 않을래요
그냥 내 마음만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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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보고 싶은 그대
정미화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온통 그대 생각뿐이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좋은 음악을 들어도
맛갈 난 음식을 먹어도
온통 그대 먼저 떠오릅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이런 일 줄어드는 게 아니라
계절이 다 가도록 세월이
흘러도 그대만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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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봄 사랑
정미화
긴 겨울지나
샤릇한 바람이 불면
마른 나뭇가지를 흔든다
비단 나뭇가지만
흔들리는 게 아니라
봄바람은 송두리째 나를 흔든다
들에는 파릇 쑥내음
언덕길엔 노란 민들레 향기는
바로 그대의 향내음
봄빛이 흐르면 나는 좋더라
그리운 그대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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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비의 연가
정미화
우중충해도 좋아요
먹구름이 산더미처럼
밀려오면 기다려집니다
바람도 스산해지고
뜨락에 라일락 팔락거리면
빗방울 쏟아져 내립니다
창문 열고 빗소리
바람소리 천둥소리 듣노라면
멀리 있는 그대 생각납니다
그대가 나를 기다릴 때
어김없이 내렸던 비이기에
이젠 나도 그 비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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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빗속을 걸어봐요
정미화
마른 가슴을 적시기
위해 우산 없이 빗속을
헤매는 게 아닙니다
비가 내리면
그대가 그랬듯이
정처 없이 길을 걷습니다
그대가 못 견디게
생각나고 그리워지면
온종일 비를 맞습니다
그대가 보고파질까봐
그대 생각 지우려고 빗속을
걸었지만
더욱 영롱해지고
또렷해지는 그대의 얼굴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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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사랑 한 번 해봤으면
정미화
누구나 다 하는 사랑 이라는데
왜 나만 못하는 것일까
누구나 할 수있는 사랑이라는데
왜 나만 못하는 것일까
나도 누구를 만나서
한 세상 함께할 참된 사랑을
해보고 싶다
☆★☆★☆★☆★☆★☆★☆★☆★☆★☆★☆★☆★
《36》
오월의 기도
정미화
간밤 꿈에 보았던
그대여 밤새 뒤척였어요
거울 속에 비친
모습보다 꿈에 본
그대 모습이 더 좋았지요
오늘은 만나 볼 수 있을까
날마다 그대 소식 기다리며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어제 바람이 불더니
내 마음 싱숭생숭
그대 생각에 울적해지면
다시 사진첩 꺼내 봅니다
오월이 다 가도록
그대 위해 우리사랑 위해
기도할게요
☆★☆★☆★☆★☆★☆★☆★☆★☆★☆★☆★☆★
《37》
왜 나만 널 그리워 하나
정미화
그래 맞어
왜 나만 널 그리워해야 하나
넌 그리워하지 않는데
왜 날마다 네 생각에 빠져
살아가야 하는지
네가 좋아했던
꿈 같은 계절이 오면 심한
몸살을 앓고 헤메야 하는 걸까
봄날이 왔어도
봄빛이 환해도 꽃향기가
진동해도 난 즐겁지 않아
너 없는 계절은
의미가 없고 봄날이 왔어도
느낄 수 없고 너만 그리워 하니까
☆★☆★☆★☆★☆★☆★☆★☆★☆★☆★☆★☆★
《38》
유월 사랑
정미화
꽃들이 나를 유혹
내가 꽃들을 유혹했나보다
흐르는 물소리
네가 나를 부르는 소리
아니 내가 너를 찾는 소리였네
어디에 있을까
그리움만 남겨놓고서
가버린 사람 유월의 꽃향기
바람에 날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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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잊을 수 없어요
정미화
한동안 생각지 않으려
했지만 자꾸만 또렷하게 생각이 납니다
그대의 이름도 얼굴도
지워질 때도 됐건만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을빛이 들꽃에 앉으면 혹여 그대 빛일까
다시 찾아온 가을 바람이 그리움을 깨웁니다
계절이 가도 잊혀지지 않아요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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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잊지 마세요
정미화
내가 너를 잊는다
해도 나를 잊지 마세요
네가 잊으려 하면
내가 더 아파서 참지 못하니까요
혹여 내가 너를
멀리 떠난다 해도 나를 잊진
마세요
잊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보내는 것이니까요
나를 잊지 말아요
내가 너를 잊기 위해 수많은 날을
몸살을 앓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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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지는 꽃잎도
정미화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했더니
내 가까운 곳에 있더라 떨어진 꽃잎에도
낯선 바람에 실려오는 그리움에도
무서리에 지는 초라한 낙엽에도 행복은 숨어 있더라
힘겨운 삶 은 언젠가 기억에서
지워지겠지만 고왔던 그때 그 시절
두고두고 가슴에 남으리라
활짝 핀 아름다움 마음 속 행복으로 남아 있겠지
☆★☆★☆★☆★☆★☆★☆★☆★☆★☆★☆★☆★
《42》
찬 비
정미화
어제 내린 봄비
멀리 떠난 그대 얼굴이
생각나 길을 걸었지
그대가 걸어갔던
외롭고 고독한 그 길
민들레꽃이 비에 울고 있었지
그대가 나를 부를 때
민들레 민들레꽃이 아름다워
네가 아름다워 그랬지
봄비는 그대의 흔적을
지우고 내 마음을 적시네
길모퉁이 허름한
찻집 벽난로 온기가 뜨거운데
그대 없는 내 가슴엔 찬비만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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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추억은 그리움
정미화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가도 지워지지 않은
얼굴이 있어요
처음엔 금새 사라지고
잊혀질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요
어둠이 내리고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이면
생각납니다
별 하나 나하나
별 둘 나둘 그렇게 헤다가
스륵 잠이 들었던 일들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길목에 서면 추억이 새록 새록
묻어나 그리움을 부풀립니다
☆★☆★☆★☆★☆★☆★☆★☆★☆★☆★☆★☆★
《44》
텅빈 자리 긴 그리움
정미화
왜 그런 거야
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거야
말하고 싶은 너 없는 게 더 쓸쓸해
정말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내가 비련의
주인공이 됐잖아
누누히 봐온 아픈 상처
아린 모습이기에 나는 아니지
아닐 거야 맹세 해왔는데
오늘은 내가 그 자리
주인공이 되어 외로움 키우네
네가 앞서 이랬기에
아파했던 것을
오늘은 내가 더 시린 가슴을
움켜쥐며 추억을 되새기네
네가 채웠던 그 자리
예전엔 큰 줄 몰랐었는데
오늘은 긴 그리움을 채울 수가 없잖아
☆★☆★☆★☆★☆★☆★☆★☆★☆★☆★☆★☆★
《45》
행복한 사람
정미화
길을 걸어도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향기가 나는 그대
어두운 밤 꿈속에
만나는 좋은 사람
설탕처럼 달콤한 그대
그대가 있기에
희망을 주는 사람이기에
나는 항상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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