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인생을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를 하거나 스포츠를 관람하면서 간혹 인생을 떠오르리곤 하지요. 무엇이 인생과 스포츠가 닮았다고 할까요. 그것은 아무리 재능이 많고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어도 매번 승리할 수 없는 것이고 욕심을 내면 낼수록 이상하게 꼬이는 것도 흡사하다고 판단됩니다. 목표가 뚜렷하다면 계속 지고 있다가도 후반전 막판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거나 역전할 수도 있는 것도 비슷한 점일 것입니다. 스포츠가운데 개인종목이 아닌 경기거나 인원이 많이 동원되는 종목일 경우에는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웍이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할 것입니다. 스포츠 경기중에 참여인원이 많은 종목가운데 하나인 축구에서 그런 상황이 많이 생기는 것일테지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선수만 뛰어나다고 승리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축구같은 경기는 포지션이 정해져 있고 각 위치에서 스스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야 승리를 이끌 수 있습니다. 팀웍이 중요시되는 것을 당연한 일입니다. 선수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감독의 작전과 용병술이 존재하고 제대로 작동해야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일테지요.
요즘 팀웍이 잘 이뤄지지 못해 깊은 늪에 빠진 팀과 선수만 괜찮다고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두가지 사례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하나는 해리케인이 속한 바이에른 뮌헨팀의 사정이고 또 하나는 한국 국가대표팀 이야기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배함에따라 분데스리가 우승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로지 우승을 하기 위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박차고 독일 뮌헨팀으로 향한 해리 케인 선수와 그의 절친이라는 에릭 다이어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오로지 우승컵을 한번 들어올리기 위해 그가 영국에서 이룩한 대단한 업적을 팽개치고 독일로 향한 케인과 관련해 케인의 무관의 저주가 바이에른 뮌헨을 괴롭힌다면서 조롱섞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 생활에 지친 케인의 요구대로 토트넘에서 애물단지 신세인 에릭 다이어가 뮌헨에 합류를 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져버렸습니다.
해리 케인이 뮌헨팀에 처음 합류하면서 불거진 영국과 독일 선수들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에릭 다이어가 뮌헨팀에 들어오자 더욱 노골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케인도 처음에는 독일 선수들과 불협화음을 냈지만 이제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느꼈지만 에릭 다이어가 들어오면서 그 상황이 호전되는 것이 아니고 악화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에릭 다이어는 영국의 금수저 집안출신이지만 인성 그리고 팀웍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입니다. 오로지 그 대단하다는 앵그로색슨 가문만 앞장 세우는 선수중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제 판단이 아니고 언론과 여론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케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뮌헨까지는 갔지만 그 성향이 어디 가겠습니까. 선수들 사이에서 융화를 이루기 힘든데다 독특한 수비 캐릭터 그러니까 자신의 능력보다는 정치적 모션이 강한 그가 기존의 뮌헨 선수들과 불화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해리 케인은 자신이 데려온 에릭 다이어가 팀내 역할을 제대로 못하자 그의 역할의 일부까지 맡다보니 케인도 폼이 떨어지고 경기자체에 무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뮌헨선수들도 뭔가 나사가 빠진 듯한 그런 경기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그동안 이어왔던 뮌헨의 연속 우승 대업이 11연속 우승을 끝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팀 사례입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이번 아시안컵 최종 베스트 일레븐을 공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은 베스트 일레븐에 3명을 배출했으며 우승국인 카타르는 2명의 선수가 뽑혔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손흥민과 이강인 그리고 황인범 선수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은 분명히 전력면에서는 최고였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3명이나 있지만 한국은 4강에서 탈락했습니다. 그것도 한두경기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겨우겨우 턱걸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4강에서 요르단과의 경기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별 리그에서 2대2로 무승부를 거두고 다시 만난 요르단. 요르단에서는 핵심 선수가 4강전에는 참가하지 못하게 되어 1.5진으로 한국과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4강전에서 졸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유럽파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참패하고 말았습니다.요르단에 대한 분석이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냥 선수들이 우왕좌왕 달릴 뿐입니다. 그럴때 역할을 하라고 비싼 가격에 고용한 사람이 바로 감독입니다. 감독은 출전선수를 확정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팀이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할 때 그 물꼬를 터주는 사람이 바로 감독입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그날 콘디션에 따라 벤치에도 앉히고 그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선수들도 과감하게 투입시키는 것이 바로 감독의 용병술이요 작전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감독은 편하게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좋은 사람처럼 미소를 짓습니다. 자신은 승리따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이죠.
바이에른 뮌헨의 최근 경기내용이나 한국 대표팀의 경기 결과를 보면서 스포츠는 인생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주변인들과 팀원들과 화합하고 융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그냥 독불장군이 되고 만다는 것과 너무 자신의 욕심만을 내세우면 틀림없이 암초를 만나 자초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만 뛰어나다고 승리하는 것은 아니며 그 선수들이 활동하고 나아가는 그 상황에서 방향을 가르쳐주고 앞길을 이끄는 스승없이는 탄탄한 길을 가기도 인생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상당히 힘든 것이라는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2024년 2월 1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