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F(x)엠버-Borders/자기긍정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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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자 페미니스트로서 종종 여자 아이돌 뮤비 속 페미니즘 메시지를 읽어내는 경험을 해왔어.
그래서 그 뮤직 비디오들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해서 글을 써.
들어가기 전에, 페미니즘이라는 게 무엇인지, 페미니즘의 대상이 되는 비남성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해둘까 해.
최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도록, 가능한 넓은 범주에서 뮤비들을 다뤄볼까 하거든.
본문 내용과 이 글을 읽은 사람들 각각의 의견이 모두 다 다르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모쪼록 많은 의견 내주길 부탁할게.
두번째로 소개할 뮤직비디오는 마마무와 eSNa가 콜라보레이션했던 AHH OPP! 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야.
사회에서 가해지는 여성에 대한 재단과 대상화를 직접적으로 미러링하고 있는 뮤비지.
기성 꿘페미내에서는 미러링이 철지난 전략이라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미러링을 필두로 한 신진 넷페미가 태동하던 2015년 이른 봄 대중매체를 통해 선보인 미러링이니,
어떻게 보면 한발짝 앞서나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뮤비의 배경이 되는 건 50년대 미국 풍의 이발소.
오늘의 먹잇감은 멍해 보이는 이 남자.
남자는 겁에 질린 듯 주위를 둘러봐.
남자의 주위엔 그 알량한 "남성성"에 위협이 되는 것들이 몇 있거든.
남자의 뒤로 클로즈업 되는 실종인물 안내판. 실종인물들은 어째 다 남성들이지.
위태롭게 흔들리는 와인잔,
줄(야스리)로 손톱을 다듬는 손,
날카로운 미용도구들,
그리고 음식을 씹어 삼키는 입과
(여기서 그 뻔한 표현이 떠오르기도 해. 남자는 성욕, 여자는 식욕. 남자의 성욕이 여자에게 위협을 가해왔기에, 이 뮤비 내에서 성별을 반전한 채 그 위협들을 재현하겠다는 암시를 음식을 씹는 장면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어.)
핏방울처럼 떨어지는 케찹,
떨어질 듯 위태로운 물잔,
깎여나간 손톱이 담긴 트레이,
바닥에 위협적으로 꽂히는 가위,
그리고 겁에 질린 채 면도당하는 남성의 턱을 차례로 클로즈업하며 뮤비는 시작 돼.
첫 장면부터 에스나는 남성의 머리칼을 맘대로 들춰보며 평가해.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휘인과 화사가 남성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막 머리를 잘라버리지.
그것도 모르고 멍청하게 조는 남성.
조는 남성을 깨우는 건 에스나의 목소리다. 에스나를 통해 전해지는 가사는
네 머릿 속엔 메아리만 들려
텅텅텅
자꾸 쪽쪽쪽
수준이 맞아야 대화를 할 거 아니야.
다음 장면에서 휘인은 있는 힘껏 남성의 머리를 감긴다. 거의 빨래 빨듯이 짜증스럽게 문지르는 동안 남성은 다시 눈을 감고,
눈을 떠보니 머리는 감겨져있지 않고, 휘인은 사라져있다.
흐르는 가사는
뻔한 얘긴 제발 STOP, 나는 저 멀리 떠나버렸어.
머리를 자르고 말렸다면 그 다음은 면도. 화사가 면도크림을 대충 바른다.
크림에 번지는 주황빛 얼룩.
면도는 남성에게만 나는 수염을 자르는 과정.
남성을 자기 멋대로 다루는 여자가 그 수염을 자르다 피흘리는 상황이 온다면?
그 알량한 남성성을 거세당할까 두려워하는, 남성사회에 만연한 남근숭배와 그로 인한 거세공포증을 가진 이들을 조롱하기 위한 장면이 아닐까.
열심히 칼을 갈던 문별과 함께
위태롭게 흔들리는 와인잔이 클로즈업 된다.
문별의 손은 위태로울 정도로 부들부들 떨리고
남자는 실컷 겁을 먹는다.
결국 흐르는 와인잔의 물,
그리고 결국 턱에서 떨어지고 만 피.
그렇게 남성성을 거세당한 이 남성이 겪을 다음 차례는 드라이야.
근데 드라이를 맡은 솔라는 머리에 불을 내.
솔라는 자기 맘대로 실컷 남성의 머리를 가지고 논다.
그리고 이 다음 장면부터
뮤비 첫 부분에 비춰진 남성이 두려워하는 상황들이
하나씩
하나씩 실현 돼.
그렇게 하나씩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머리스타일들.
사회에서 여성에게 해왔듯 대상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스타일을 재단하고 강요하는 모습들이 계속 비춰져.
그렇게 완성된 머리를
즉석카메라로 찍는다.
찍은 사진을 실종인물 안내판에 붙이는 에스나.
대상이 된 남성을 여성이 대해졌던 방식 그대로 다루며 자아를 없애놨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뮤비 내에서는 남성을 개인의 잣대로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냉소를 담고 있는 걸까
사진 클로즈업과 함께 끝.
서사와 무관해 잘라냈지만
뮤비 중간중간 꾸준히 미러링 전략으로 취해진
남자가 뛰어봐야 손바닥 안^^ 이라던가
(이벤트는 필요없어)
(비싼 것도 필요없어/여기까지 좋지?)
(화풀이 할 때 다~ 들어줘/자존심 같은 건 다 버려.)
맨박스(남성성 코르셋)을 조이는 듯한 묘사들도 나오고,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보컬 기교와 멜로디라인 변동으로 슬슬 놀리는 듯한 가락을 만들다, 절정에 이르러서 터트리는 방식으로 뮤비 내용을 극대화 하고 있기도 해.
아래는 가사 전문이야.
Look at my eyes
Look at my lips
Look at my neck
Just look don't touch
Look at the way I
wa walk it out
From side to side
Just look don't touch
Everywhere I go I get the feeling
불같이 뜨거운 시선들
서서히 다가오는 my little monsters
딱 거기까지
비켜라 out my way 밀고 땡기고
미치겠네 다칠까봐 걱정되잖아
여기요 저기요 나 좀 봐줘요
이리 저리 들려오는 귀찮은 얘기들
Ahh! Oop!
너무 예뻐요
Oh baby please
Behave yourself
뻔한 얘긴 제발 stop
나는 저 멀리 떠나버렸어
Ain't nobody got time for this
쓸데없는 용기만 내면 뭐 어쩌라고
잘 생기면 다니
네 머리 속엔 메아리만 들려 텅텅텅
자꾸 쪽쪽쪽
수준이 맞아야 대화를 할 것 아냐
Just look don't touch
Every time you come a little closer
넌 심장 소리 커지고 pow pow pow
이대로 가면 너만 다칠 것 같은걸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게 좋을걸
꺼져라 일로와 밀고 땡기고
미치겠네 다칠 까봐 걱정되잖아
1분만 10초만 시간 내줘요
이리 저리 들려오는 귀찮은 얘기들
Ahh! Oop!
난 너뿐이야
Oh baby please
Behave yourself
뻔한 얘긴 제발 stop
나는 저 멀리 떠나버렸어
Ain't nobody got time for this
Listen to me boys
다 필요 없어
남자가 돼야지
안 그래?
잊지 말라고 내가 하는 얘기들
손부터 쓰지 말고
Gotta respect a girl
자 따라 해봐
이벤트는 필요 없어
비싼 것도 필요 없어
여기까지 좋지?
화풀이 할 때 다 들어줘
자존심 같은 것 다 버려
문스타
다 잡은 물고기 네가 다 확 깨
어장 치는 분위기 손 잡고 잘게
오빠 믿어 남자는 다 그래?
아빠 말처럼 남자는 다 늑대
거기 못난이 (what)
자꾸 봐 내 다리
진짜 너 내 타입
아냐 절대 no 넥타이나
똑바로 고쳐 매
볼 일 없어 그만 굿바이
기회를 줄 테니 just don't screw it up
(Come on Baby Baby Baby)
미치겠네 다칠 까봐 걱정되잖아
(Oh! I’m worried for you babe)
말로만 하지 말고 생각 좀 해
남자답게 다가 와봐 답답하잖아
Ahh! Oop!
알아들었니?
Oh baby please
Behave yourself
뻔한 얘긴 제발 stop
나는 저 멀리 떠나버렸어
Really though, Ain't nobody got time for this
AHH OPP!(이하 아훕)은 마마무와 에스나의 콜라보레이션이었지만, 소속사의 홍보 미흡으로 에스나에게 꽤 많은 악플이 달렸어. 네가 뭔데 마마무 노래에 끼어드냐, 라는 의견을 필두로 숱한 인신공격이 있었지. 정작 이 노래는 에스나가 다 작사작곡 한 것인데 말이야.
에스나는 모든 음악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유튜브를 통해 자기 입장을 담은 커버곡을 공개했어. 아훕을 커버한 AHH Shit! 이라는 곡이었지.
그리고 이 노래는 아쉣->아저씨로 개사되어 여자다운 패기로 공중파에서 그것도 KBS에서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지.
한편 마마무는 데뷔 초 부터 꾸준히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이는 노래를 부르곤 했어.
Mr.애매모호 (Mr.애매모호 날 헷갈리게 하지마)
피아노맨(아니 매력없는 대사들이 참 센스 하나 없는 애들 참 힘준 내 하이힐도 공들인 립스틱도 못알아보는 눈들이 참 따분해/손끝이 건반들을 쓸어내릴 때 자꾸 나쁜 상상을 했던 것 같애)
넌is뭔들(Hey 거기 미소가 예쁜 남자 바로 너/몸매도 얼굴도 시선강탈)
등등의 노래로 능동적 연애관을 가진 여성상을 투영했고,
음오아예(언니, 이 여자 누구에요?/여자였어?)로 굳건한 이성애 서사를 비틀었으며,
나로 말할 것 같으면(눈치보지마 네가 바로 Vogue/건방져 신경안써 나를 모르는 소리 그냥 내멋대로 내 식대로 해/어디까지나 그냥 내 취향이니까 예민하지마)을 통해서 "사랑할 때 능동적인 여자" 를 넘어서서 그냥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지.
실제로 뮤비 코멘터리 영상에서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은 사회적 미의 기준에 신경쓰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매력을 표현하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하기도 했고.
성적 대상화와 성상품화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여자 아이돌 산업.
이 산업 내에서 거의 항상 능동적인 여성상,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여성상을 보여주고, 이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혐오를 미러링하거나, 여성으로서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들을 대중매체에 전시하는 이 행동들이, 마마무와 에스나가 존재하는 한 끝없이 이어지길 바래.
(물론 에스나는 아이돌이 아니지만.)
다루어줬으면 하는 뮤비가 있다면 댓글로 제보 부탁해!
다음 3편에서 소개할 뮤비는 트와이스-cheer up이야.
문제시 피드백
첫댓글 ㄱㅆ)보면서 너무 흥미진진해서 퍼옴
아훕 내 최애 뮤비 ㅠㅠㅠ♥ 갓마무....^^7777
갓스나^^77 갓맘무^^77
스나언니 마마무랑 또 같이 작업해주세요...8ㅅ8
삭제된 댓글 입니다.
뜬금포긴한데 게녀야 혹시 프사 그 윈터 우즈 여주인공이니..? 그림체가 너무 비슷하고 마음에 들어서 물어봐
아훕 노래 진짜 좋고 뮤비도 개좋아 ㅠㅠㅠㅠ
됴아 ㅎㅎ
이 뮤비 처음에 봤을때 홀린듯이 봤다
헐 뮤비처음본다
크으 갓마ㅁ무 ^^777
https://youtu.be/QAzrjmEBAm4
PLAY
본문에있는 에스나가 다시낸곡인데..가사완전멋저..다들듣고와주라
맘무 사랑해!!!!!! 내가 무무 1기다 이거야!!!!!!!
너무좋아ㅠㅠㅠ
키야 갓맘무
아훕 개띵곡 헠헠
이거 노래방에 왜 없냐거ㅠㅠㅠㅠ흑
있는데?!?!!?
에스나랑 맘무랑 잘 지내는것도 보기조앙 어흐흑
피아노맨 때 개좋아했음 마마무ㅠ 행보 여전해서 항상 응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