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고 내린 단비에 텃밭에 생기가 돕니다.
특히 닭장 위의 호박들이 부쩍 커졌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야구공만 했었는데
밤새 내린 단비 덕에 서너 배 커진 듯합니다.
여름내 뜨거운 햇볕도 가릴 겸해서
닭장 주변에 호박씨 몇 개 심은 것이 주효했습니다.
닭장 위는 물론 쥐똥나무 울타리까지 차고 돌며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서리 내릴 때까지 제법 거둘 듯합니다.
김장배추 재배에는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처음 심은 불암3호 배추가 얼마 못 가
모두 시들시들하더니 전멸을 하고 말았습니다.
올해 긴 장마와 태풍 탓이라고들 합니다.
뒷집 어르신은 다섯 번이나 다시 심으셨고
옆집도 세 번이나 다시 심었습니다.
저희는 마침 농업기술센터에서 나누어 준
조선배추를 심었는데 잘 자라기는 합니다.
하지만 조선배추는 다들 김장용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넓고 길쭉한 잎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속이 안 차
겉절이용으로 쓰면 좋다고들 하십니다.
해서 불암 계열 모종을 한켠에 조금 심긴 했는데
김장용으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 됐건 끝까지 잘 돌보아야지요.
이제 한 달 뒤면 김장철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벌써 한기마저 느껴집니다.
이렇게 또 한 계절을 보내며 겨울을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