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이, 가족 24-22, 서울 여행 ④
“일어났소?”
TV소리에 눈을 뜨니 어르신이 일어나계신다. 시계를 보니 6시 40분. 어르신은 일찍 눈이 떠져 세안까지 마치셨다고 한다.
“출출한데 뭐 없소?”
“어르신, 준비해서 아침 식사하러 가시죠.”
“아침도 다 챙겨 주요?”
“네, 비싼 곳은 다 챙겨줍니다.”
“좋네.”
어르신은 조식으로 빵과 커피를 고른다.
“머시 이리 쓰노. 못 마시겠다.”
“어르신, 옆에 설탕 넣어드릴까요?”
“넣어 보소.”
각설탕을 하나 넣으니 어르신께서 만족하신다.
“어르신, 다 드셨으면 짐 챙기고 처제 만나러 갈까요?”
“그럽시다.”
처제가 보내준 주소는 강서구. 강남에서 한 시간 거리다. 처제 집 앞에 주차 후 연락하자 누군가 내려온다.
“이모부, 잘 지내셨어요? 저 기억하죠?”
“어이구, 이게 누구야. 반갑네.”
조카 호형 씨다. 큰 키에 풍채가 있다. 인사를 나누고 얼마 후 처제가 내려온다. 처음 뵙는 얼굴이지만 단번에 알아본다. 언니 얼굴이 그대로 묻어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거는 형부 주려고 겨울옷이랑 방한 용품들 이것저것 챙겼어요. 좋아하실지 모르겠네. 형부, 집에 가서 꼭 입어 봐요.”
“아이구…. 많이도 챙겨왔네. 고맙소.”
처제와 조카와 함께 아내분을 뵈러 다시 평택으로 향한다. 처제 집에서 추모공원까지는 50분가량 걸린다. 오랜만에 만난 탓에 쉼 없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쿠아리움 구경 후기, 호텔 숙박과 아침 조식, 폭설 이야기, 어르신의 젊었을 적 이야기까지.
대화하며 가다보니 어느새 금방 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차량이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조카가 어르신을 부축하고 처제가 앞장선다. 처제와 조카 덕분에 직원은 손을 덜었다. 조카 덕분에 어르신이 많은 계단을 한번에 오른다.
처제의 도움으로 어제 등록하지 못한 보호자 등록을 수월하게 마쳤다.
“예전에 형부랑 시간이 안 맞아서 나만 등록했었는데 이제야 하네요. 나중에 형부도 언니랑 같이 모실 수 있도록 등록했었습니다. 관리비도 꾸준히 내고 있고요.”
“그런가요?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제도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꼭 언니를 보러 들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언니가 안치된 곳을 금방 찾는다. 훼손 방지를 위해 봉안당이 쉽게 열지 못 하도록 되어있다. 직원이 동행 후 함을 열어주고 자리를 잠시 피한다.
“언니, 조카랑 형부랑 왔어요. 추운데, 잘 있었어요?”
오랜만의 방문에 언니의 안부를 물으며 물티슈로 먼지와 함을 청소한다. 어르신이 준비한 선물도 정리하며 기존에 있던 어르신과 아내분의 젊었을 적 함께 찍었던 사진을 어르신이 챙긴다.
“형부, 이거 어때요? 지금보다 30년은 더 된 것 같은데…. 집에 가져가서 머리맡에 두고 언니 생각날 때 보면 되겠네요.”
“아이구, 좋지.”
“형부 덕분에 함 열어서 정리랑 청소도 하네. 고마워요.”
처제의 시작으로 조카와 어르신, 직원까지 다같이 젬마 할머님을 위한 기도를 한다. 10분쯤 지났을까. 정리를 하고 식사 장소로 향한다.
“평택역 근처에 탕 종류로 식당 예약해놨어요. 날씨도 춥고 형부 그런 것 좋아하잖아요.”
“점심은 내가 사는 기요.”
오랜만에 만난 처제, 조카와 함께하니 어르신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예약한 식당 앞에 도착하니 간판에는 국밥이라 적혀있다. 식당에서 풍기는 냄새에 벌써 배가 고프다. 메뉴판을 보니 식후에 디저트 및 커피도 주문할 수 있다. 한쪽에는 큰 솥이, 한쪽에는 커피머신이 있는 신기한 구조다.
“형부, 여기 보니까 설렁탕도 있고, 전도 있고, 커피도 파네요. 밖에 눈도 오는데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편하게 식사하고 커피도 마시죠.”
“그러지요.”
어르신은 설렁탕을, 처제와 조카, 직원은 각기 다른 메뉴를 주문해 나눠 먹기로 한다. 식사를 하며 어르신이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성당은 잘 가시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형부, 내년에는 날 좋을 때 만나서 경복궁도 가고 청계천도 가고 언니 보러 또 같이 다녀와요.”
“그럽시다. 좋지요. 근데 허리가 아파서 되겠나.”
“그러니까 다치지 말고 건강관리 잘 해야죠. 담배도 그만 피고.”
“그래야지.”
“언니 있으면 또 혼났다.”
“허허.”
“여기서 집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 되는데, 조심히 가고요. 또 봐요.”
“또 연락합시다. 조심히 가고요.”
찾아보니 평택역에서 처제의 집까지도 한 시간. 거창까지는 네 시간이 걸린다. 금요일이라 기차표가 많이 없다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식당에서 인사를 나눈다.
2024년 11월 29일 금요일, 류지형
1박 2일 일정이지만 거리며 할 일들이 만만치 않았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신아름
1박 2일 서울 여행, 아름다워 보입니다. 평화롭고 정겹고요. 처제와 조카가 함께하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함께하자는 말씀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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