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김치를 담으며
아내가 시장에서 무를 두 다발을 사왔다.
무 잎줄기는 줄기대로 잘라 시래기로 역어 달아맸다.
이어서 무를 정돈하여 주방에서 깨끗이 씻었다.
무가 한 다라쯤 되다보니 힘이 많이 들었다.
아내는 이제까지 이렇게 힘든 일을 가정에서 혼자 해왔다.
이제야 뒤 늦게나마 생각함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여보, 참으로 죄송하오.
진작 알았으면 많이 도와주었어야 하는데 말이오.
생각하여보면 볼수록 아내에게 미안하였다.
세상에 남자만 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또한 여자만 하여야 할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서로 만나 부부가 되었어도 하여야 할 일을 몰랐다.
이제라도 뒤 늦게나마 힘껏 마음껏 도와주어야겠다.
무를 모두 씻고 나니 허리가 아프도록 피곤하며 힘들었다.
집안일이 이러한데 아이들을 낳아 기르기까지 하였다.
서로가 사랑하니까 망정이지 어찌 그간 참았을까?
다시금 생각하여보아도 남편으로써 너무한 듯싶었다.
그런 데에도 지금까지도 아내는 늘 고마움뿐이다.
이러한 일들이 모두가 부부의 사랑인가 보였다.
생각하여보아도 이내 너무도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여진다.
나에게 있어 가장 사랑의 존재는 낳아주신 부모님이셨다.
그리고 태어난 후엔 오직 아내이었음을 이재서야 깨닫게 된다.
남자가 힘들게 직장을 다닌다 해도 아내만 같이 힘들겠는가?
사업을 일평생 하여왔던 나이지만 참으로 사실을 몰랐다.
남자로써 하는 일이 우선이며 그러기에 가정이 존재한다고만 보았다.
그러나 이제야 참으로 깨닫게 되는 아내의 일을 생각하여본다.
참으로 힘들고 고달픈 아내들에 가사노동이 이만저만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힘과 마음으로 보듬어 주는 남편이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 자식들도 다 자라서 손자 손녀를 낳고 살아감을 본다.
모두가 다 한 결같이 저희 엄마의 편에 서서 아버지를 핀잔한다.
이제 생각하여보니 사랑하는 당신이 나에겐 언제나 최고요.
그 어떤 보배보다도 나에게 가장 보배로운 존재임을 깨닫는다오.
당신을 사랑합니다.
때 늦게나마 마음에 드는 버팀목이 되겠소.
남자로 태어나 낳아주신 엄마를 사랑하였지만 진작 아내를 몰랐다.
때로는 마치 엄마처럼 든든하고 오히려 나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2022년 10월 18일 07시 55분
첫댓글 늦지 않았습니다.
서로 감사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