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정산 때 세금을 더 낸 직장인들의 세금 분할 납부(3~5월)가 지난달 마무리돼 이번 달부터 제대로 월급이 들어온다. 연말정산 쇼크를 경험한 직장인들은 갖가지 절세 방안을 짜느라 분주하다. 최근 각광받는 게 퇴직연금이다. 그간 연금 관련 세액공제 한도는 연 400만원이었는데, 올해부터 퇴직연금에 한해서 한도가 연 300만원 추가됐다. 그런데 수수료를 고려하지 않고 가입했다가 자칫 금융회사 좋은 일만 시켜줄 수 있다.
본지는 현재 팔리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된 46개 펀드의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분석해 봤다. 퇴직연금으로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존 퇴직연금 외에, 은행 등을 찾아 IRP 계좌란 것을 만든 후 이 계좌에 별도 납입을 해야 한다. 이때 IRP에 넣은 내 돈을 어떤 펀드로 굴릴지 선택할 수 있다. 한 펀드에 넣을 수도 있고 여러 펀드에 나눠서 넣을 수도 있다.
이 펀드들의 수수료율을 비교한 결과 최저 연 0.42%에서 1.658%로 다양했다. 수수료는 매년 적립액을 기준으로 떼는 것이다. 수수료가 1%인데 적립액이 1000만원이라면 10만원을 떼어 가고, 1억원이면 100만원을 떼는 것이다. 해마다 이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따르면 먼저 낸 연금일수록 많은 수수료를 내게 된다. 예를 들어 20년 후 수령할 목적으로 지금 퇴직연금에 가입한다면 올해 불입한 돈은 20년 간 수수료를 내고, 내년에 불입한 돈은 19년간 내고, 20년 후 불입한 돈은 1년치를 내는 식이다. 금융회사들이 매년 적립금 전체에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수수료 때문에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가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년 후 수령하는 퇴직연금에 가입해 올해 300만원을 납입했는데, 지정한 펀드의 수수료가 1.658%라고 하자. 그러면 올해 납입한 300만원의 원리금에 대해선 20년 간 매년 1.658%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300만원이 20년 간 내 계좌에 들어 있고 해마다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하면 300만원 원금에 대해서만 총 33.16%(1.658%*20년)인 100만원 가량을 수수료로 내게 된다.
그런데 퇴직연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금액은 300만원에 12~15%를 곱한 36만~45만원이다. 수수료인 100만원 가량보다 훨씬 작은 금액이다.
결국 퇴직연금에 가입해 소비자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금융회사가 운용을 잘해서 수수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야 연말정산 효과도 누리면서 추가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연말정산 효과를 포기하고 차라리 수수료를 떼지 않는 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는 게 낫다.
본지는 현재 팔리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된 46개 펀드의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분석해 봤다. 퇴직연금으로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존 퇴직연금 외에, 은행 등을 찾아 IRP 계좌란 것을 만든 후 이 계좌에 별도 납입을 해야 한다. 이때 IRP에 넣은 내 돈을 어떤 펀드로 굴릴지 선택할 수 있다. 한 펀드에 넣을 수도 있고 여러 펀드에 나눠서 넣을 수도 있다.
이 펀드들의 수수료율을 비교한 결과 최저 연 0.42%에서 1.658%로 다양했다. 수수료는 매년 적립액을 기준으로 떼는 것이다. 수수료가 1%인데 적립액이 1000만원이라면 10만원을 떼어 가고, 1억원이면 100만원을 떼는 것이다. 해마다 이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따르면 먼저 낸 연금일수록 많은 수수료를 내게 된다. 예를 들어 20년 후 수령할 목적으로 지금 퇴직연금에 가입한다면 올해 불입한 돈은 20년 간 수수료를 내고, 내년에 불입한 돈은 19년간 내고, 20년 후 불입한 돈은 1년치를 내는 식이다. 금융회사들이 매년 적립금 전체에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수수료 때문에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가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년 후 수령하는 퇴직연금에 가입해 올해 300만원을 납입했는데, 지정한 펀드의 수수료가 1.658%라고 하자. 그러면 올해 납입한 300만원의 원리금에 대해선 20년 간 매년 1.658%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300만원이 20년 간 내 계좌에 들어 있고 해마다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하면 300만원 원금에 대해서만 총 33.16%(1.658%*20년)인 100만원 가량을 수수료로 내게 된다.
그런데 퇴직연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금액은 300만원에 12~15%를 곱한 36만~45만원이다. 수수료인 100만원 가량보다 훨씬 작은 금액이다.
결국 퇴직연금에 가입해 소비자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금융회사가 운용을 잘해서 수수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야 연말정산 효과도 누리면서 추가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연말정산 효과를 포기하고 차라리 수수료를 떼지 않는 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는 게 낫다.
- 퇴직연금 설명을 듣기 위해 줄을 선 직장인들./뉴시스
현실은 상당수 펀드가 수익률이 낮으면서도 수수료율은 높은 형편이다. 예를 들어 ‘신한BNPP 퇴직연금 러브40 증권투자신탁’의 지난 1년 수익률(6월 3일 기준)은 -4.89%에 그쳤다. 이익은 커녕 손실을 낸 것이다. 반면 수수료율은 적립금 대비 1.205%로 무척 높은 편이다. 이 펀드에 돈을 집어 넣고 있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수익률에 마이너스를 보면서 수수료까지 부담한 셈이 됐다.
통상 위험한 펀드일수록 수수료율도 높은 편이다. 국내외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가입 때 이런 펀드를 선택한 사람들은 성과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그러면 연말정산 효과는 덤 수준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연말정산 효과를 넘어서는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는 게 수수료율이 높은 펀드의 속성이다.
수수료율이 낮은 펀드는 대박은 기대할 수 없지만 연말정산 효과를 감안하면 예·적금 보다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수료율이 연 0.5%인 상황에서 20년 간 납입을 하면 올해 낸 돈에 대해선 단순계산으로 총 10%(0.5%·20년)의 수수료를 내게 된다. 그런데 올해 낸 돈에 대해 연말정산으로12~15%를 돌려받으면, 수수료와 비교해 2~5% 포인트의 차익이 생긴다. 여기에 운용 수익을 합하면 예·적금보다 확실히 낫다.
이런 효과는 퇴직이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커진다. 당장 내년 초 퇴직하는 사람이 올해 300만원을 내면 이것의 12~15%인 36만~45만원만을 돌려받으면서, 수수료는 올해만 내므로 300만원의 0.5%인 1만5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대단한 수익률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퇴직이 20년 이내로 남은 사람들은 퇴직연금 가입이 유리하다고 본다. 다만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사람들은 수수료 부담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격형인 사람들은 높은 수수료율을 감수한 채 고수익을 노리는 펀드를 선택하면서 연말정산 효과는 덤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러나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수수료율이 연 0.5% 내외로 낮으면서 예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연말정산 효과란 퇴직연금 가입 취지를 살릴 수 있다. 보다 궁극적으로는 노후 대비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퇴직연금에 접근하는 게 좋다. 정부가 퇴직연금에 연말정산 효과를 주는 것도 노후 대비를 장려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