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40분경.
아직,
여명이 오기 전이라 금오산 향일암을
오르는 길은 어둑어둑했다.
2백91개의,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
만 정적을 깰 뿐.
여수,
돌산도의 남쪽 끝 금오산 비탈에 자리
잡은 사찰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
라는 뜻이다.
일주문,
에서 10여분 오르자 登龍門등용문이
나타난다.
龍門용문은,
중국 황하 상류 협곡의 이름인데, 물
살이 매우 급하여 힘센 큰 물고기도
여기에 오르기 어려우나 한번 오르기
만하면 용龍으로 昇天승천 한다는 전설
이 있다.
모든,
난관을 돌파하고 입신출세의 길에 오
르게 되는 것을 ‘登龍門등용문(용문에 오
름’이라 한 이유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난관을 여기에 오르는 이들이 원만하
게 극복하기를.
아마,
25년은 넘었을 게다.
향일암 일출을,
보기 위해 친구 부부동반으로 간 적
이 있는데, 그만 차가 꽉 막혀 들어갈
수가 없어 돌산대교 아래서 해돋이를
맞고 아쉽게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그,
해돋이를 보려고 새해 첫날, 수많은
인파가 향일암으로 몰려든 까닭이다.
곧 오마,
벼른 게 25년도 더 흘렀으니 사람
산다는 게 그렇게 녹록지가 않다.
向日庵향일암은,
신라의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고려,
광종 9년(958)에 윤필 거사가 금오암
으로, 조선 숙종 41년(1715년)에 인묵
대사가 향일암이라 개칭했다.
남해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다
운 곳으로 강화 보문사, 양양 홍련암,
남해 보리암과 함께 전국 4대 관음
기도도량 중의 한 곳이다.
2022년 국가지정 명승지로 지정.
解脫門해탈문.
집채만한,
바위 사이로 좁은 길이 나 있다.
사찰로,
들어가는 山門 가운데 하나로 不二門
불이문 이라고도 한다.
不二는,
분별심을 내지 않고, 평안의 경지를
뜻한다.
한 사람이,
간신히 빠져 나갈 수 있는 해탈문을
지나니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이 나
타난다.
대웅전 위로,
거북 한 마리가 부처님 輕典경전을
등에 지고 바다로 나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靈龜菴영구암이라 하였다.
깎아지른,
해안절벽에 자리 잡은 향일암이 절경
이다.
앞은, 까마득한 벼랑이고.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생각을 만들어
간다’.
종각,
나무 기둥에 쓰여 진 법구경이다.
그러니,
현재를 충실히 가꿔 나갈 것.
대웅전,
바위굴을 지나 오르니 일출 광장이
나온다.
바닷가에,
접한 절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간직했다.
솔숲아래,
파도는 잔잔하고.
분위기를,
압도하는 바위굴들과 바다를 내려
다 보는 풍경이 시원해서 여수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빼먹지 않
고 찾는 곳이다.
푸른 바다 속,
구름사이로 태양이 뾰족이 얼굴을
내민다.
어둠속에서,
새빨간 여명이 수평선을 가른다.
원효스님이,
기도했던 좌선대에서 바라보는 일출
은 한 폭의 그림이다.
앞에 있는 넓적바위가 원효스님의 좌선대.
하늘을,
물들이다 어느 순간 불끈 불덩이가
치솟아 오른다.
붉은,
석류 인가, 동그란 쟁반 인가.
아내와 손자
신비롭기,
그지없는 모습은 나에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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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1]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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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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