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대장금 파크> 영상산책<170608>
<대장금 파크 저자거리0069>
최근 분묘(墳墓)에서 봉안(奉安)담으로 옮겨 모신 부모님들의 유택인 안성 추모공원을 아내와 동행한 귀로에, 인근 용인의 mbc-TV 사극 촬영 종합세트장인 <대장금 파크>를 산책 겸해서 돌아보았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골짜기 85만평에 조성된 촬영장은 향후 3배 정도인 200만 평으로 더 늘어난다고 하니 우선 규모 면에서 관람객들을 압도하지만, 고옥(古屋)들의 아름다움에 더 경탄하게 된다.
궁전, 관청, 시장 통, 성곽, 궁정내원 등 세트 하나하나가 실감나게 정교하며 운치가 돋보인다. 단순한 세트장이 아니다. 이젠 연륜이 쌓여 기둥과 기와와 담장들에 묵은 때까지 반지르르해 스스로도 역사를 축적해 가고 있다.
그렇게 고풍(古風)이 흐르니, 수백 년 전 조상들의 삶의 숨결이 부활하는 듯 그 터전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 있는 듯 느끼게 해주니 고마운 마음까지 절로 우러난다.
그러니 이런 시설의 건립 취지가 상업성이든 예술성이든, 고증에 철저했든 허구이든 따질 일이 아닌 듯싶다. 방송사 제작진들의 스케일과 기술과 예능들에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촬영장을 통해 제작된 숱한 역사 드라마들이 21세기 들어 한류(韓流)가 지구촌을 공략(攻略)하게 한 선봉을 맡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을 하면 감개도 무량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다시 찾아 종일토록 건물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즐거움을 더 만끽하고 싶다. 무릇 아름다움을 스스로 찾는 심미안(審美眼)을 가진 이들이라면 역시 한 번 찾아 이 촬영장을 탐미(耽美)해보길 권한다.
물론 다들 나보다 더 먼저 찾아보았을 것인데, 물색없이 유난 떨며 뒷북치는 내 모습이 어이없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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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파크(이후 한옥마을로 줄여 부르겠음) 입구에서 바라본 전경. 주차장도 넓고 구봉산(461m) 동남쪽 자락(반대쪽 서북사면엔 블루원용인CC)에 들어앉은 마을의 품새가 참 넉넉해 보인다. 좌측 대형벽화들에 선명한 로고가 mbc-TV 사극의 종합촬영장임을 보여준다. 0008
정문 우측 매표소에서 성인 7천원 표를 경노우대 받아 4천 원씩에 사는데 매표원의 혀 발음이 짧고 아주 친절해, 혹시? 하고 확인하니 역시 일본여성이셨다. 그만큼 이곳에 일본관광객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관람을 마치고 매표소에서 안내 팸플릿을 찾았더니 한국어판은 다 없어지고 일본어판만 남았다는 걸 봐도 그렇다 0009
한번 둘러보려면 1시간~1시간 반 이상 걸리고, 산자락에 걸쳐 조성된 마을의 경사가 급하기도 한데, 6월 초순 벌써 여름햇볕이 따가워, 늘 어지러운 상태의 아내 입장을 고려해, 매표소 앞에 대기 중인 관람(전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4인승과 다인승이 있고 요금은 1인당 3천원이다. 0087
매표소에 정문 경비실로 이동하는 길부터, 방영된 드라마의 주역들이 실물 크기로 도열해 관람객을 환영한다. 먼저 최근 종영된 <역적>의 홍길동과 홍 첨지 일당의 캐릭터들이 반긴다. 0010
관람차를 타고 가며 촬영하는 전통가옥들-우선 <대장금> 오픈세트! 대문 좌우로 서장금과 애인 민정호가 마주보고 서 있는데 언뜻 보기에도 규모가 크다. 마을을 다 돌고 내려와 들어가 본 모습과 기념 촬영했던 장면들. <대장금> 외에 <구가의 서> 등 다른 사극들도 촬영됐음을 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들이 보여준다.
0012 13/ 0080 81 82 83 84 85
대장금 오픈세트 좌측으로 보이는 드라마포스터 벽화 건물은 실내 스튜디오. 0079
오를 때는 4인승 관람차. 뒷자리에 부부가 앉아 운전석 기사가 설명해주는 안내를 들으며 마을의 주요 포인트를 관광한다. 경사를 올라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제일 꼭대기 휴게소 마당에 내리고, 이후는 도보로 비탈을 내려가며 마을을 도보로 관람하게 된다. 도중에 힘들면 공차(空車)로 내려가는 관람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매표소에서 승차권과 함께 주어 팔목에 부착한 종이 팔찌(?)를 보여주면 된다. 0014
이곳에서 촬영한 사극 드라마 제목과 주인공들 0015 0076
수많은 촬영사극 드라마들을 다시 입간판으로 알려줘-관람차 기사님의 말에 의하면, 이곳 한옥마을은 평일엔 늘 촬영이 있어 많은 연예인들을 볼 수 있는데, 하필이면 어제 비가 내려 오늘도 비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선지 촬영 일정이 접혔다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0017 0073 74 75
가운데 병사들의 숙소 좌우로 전옥서와 연무장이 배치돼 0018
포석정 입구와 혜민서 입구를 돌아 화기도감(火器都監-이전엔 사옹원 자리?)을 지나 0019 20 21 22 24
공성(攻城) 수성(守城)의 전투장면을 찍는 성곽 지대 0023 27 29
<옥중화>에서 진세연이 전설의 첩보원 전광렬을 만났던 지하 감옥 0025 26
<역적>에서 자주 나오는 마을 거리 0028 30 31
<역적>에서 홍첨지들이 연산군을 몰아내 환호하고, 마지막에 장록수 이하늬가 민중들에게 돌팔매를 맞고 죽어 돌무덤과 꽃신을 남겼던 개천다리와 일대 풍경-이쯤에서 안내 설명을 하던 관람차 기사님이 열변을 토한다. 여기서 많은 여배우들을 보았지만, 역적에 나오는 이하늬 만큼 선녀 같은 빼어난 미인은 못 보았단다.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게 눈부신데, 그런 예쁜 사람을 왜 마지막에 돌에 맞아 죽게 만드느냐고 흥분하기도 한다. 어처구니없다 크게 웃지 못 할 만큼 진지하니 미소만 지어지더라. 0032 33 34
혜민서와 <선덕여왕>의 미실이 거처했던? 미실궁 일대를 돌아 0035 36 37 38 39
다시 나오며 보는 전옥서와 연무장 0040 41 42
대형 실내 스튜디오와 전통의상체험실 0043 45 0016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며 보이는 인정전 정문 0044
수라간 등 대장금 기념세트장 0046 47
제일 높은 지점 안양루와 휴게소 정자건물과 좌측 민가 0048 49
관람차에서 내려 안양루에서 조망하는 한옥마을 전경과 안양루 뒤 마당의 무량수전 0050 51 60 0059
안양루 뒤의 휴게소-간단한 전통 차와 떡(인절미) 간식(누룽지케이크) 등이 준비돼 있고, 후원의 정자에선 파크 전체를 전망하면서 차를 마시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데, 파라솔과 장독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네!
0053 52 56 58 55 57
안양루 급한 계단을 내려서면 포도청 옥사(獄舍) 0061 62 63
이어지는 길은 성벽을 낀 시장 통 저자거리인데, 좌측의 성벽은 <역적>에서 홍길동을 기둥에 매달아 고사(枯死)하게 만들던 곳 0064 65 66
취월루(醉月樓)라? 이름도 그렇고 그냥 보기에도 홍등(紅燈)이 주렁주렁 기생집인 모양인데, 안내문에는 드라마 <무신>에서 노예출신의 김준이 고위권력자가 돼 머물던 최우의 집이라 돼 있다. 0067 68 69
마침 다인승 관람차가 빈차로 내려와, 관람을 끝내고 성벽저자거리를 배경으로 부부사진을 부탁한 후, 차에 올라 대장금 파크를 벗어나온다. 시간이 점심시간을 훨씬 넘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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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대장금 파크!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올 가을 성묘 때엔 내가 좌장인 김씨네 가족 모두 이곳으로 안내해 볼 생각이다.
백암으로 나가 언제나 줄을 서야하는 원조 순대국밥 집 제일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첫걸음한 20년 전과 진배없이 정정한 주인마님이 곁에 지키고 앉아, 제발 국물만은 남기지 말라며, 맛있게 먹는 요령을 코치한다. 허! 허!
귀가 길은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되도록 한가로운 지방도를 탄다. 백암에서 이평-덕평-마장-오천-도척-곤지암-번천-하남을 거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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