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의 거리에는 짧은 머리를 한 (혹은 머리가 거의 없는) 축구에 관계된 영국인이 한 명 더 늘어났다. 데이비드 베컴이 LA갤럭시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돈벌이 투어에 커다란 열정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단 한 사람이 중심이 되어 치러지는 친선 경기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는 전혀 축구다운 모습이 아니다. 사람들이 맨유를 보고 싶어 했던 이유는 알 것도 같지만, 단지 베컴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월드 스타인 베컴은 축구계의 아이콘이고, 사람들이 이런 베컴을 보고 싶어 돈을 내겠다는 데 내가 무슨 불평을 할 수 있을까? 어쨌든 베컴은 현 축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최고의 명성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994년 여름 미국에 갔을 때의 일이다. JFK 공항에서 맨하튼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운전 기사가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내가 “잉글랜드”라고 대답하자 그는 “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보비 찰튼!”이라고 화답했다.
수 년 후 한국에 온 내가 “잉글랜드에서 왔습니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아 베컴~~”이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베컴이 참여하는 경기는 당연히 커다란 이벤트가 될 것이다. 베컴은 스포츠 이상의 무언가를 끌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베컴이 LA 갤럭시로 갔을 때, 이는 단지 축구 선수의 이적이 아닌 연예계와 비즈니스계의 빅뉴스이기도 했다.
이는 사실 매우 이상한 현상이다. 만약 베컴이 지난 주 하와이에서 게임을 뛰다가 부상을 당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사람들은 티켓을 모두 환불 받았을까? LA 갤럭시가 한국에 오기는 했을까? 축구계의 일 치고는 괴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축구는 스포츠가 아닌 것으로도 생각된다.
추운 토요일 오후에 열리는 LA갤럭시전이 매진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나는 매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 1명의 빅스타가 뛰는 그저 그런 팀과의 친선 경기 치고는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된다.
이 모든 것이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LA갤럭시와 FC서울의 경기에 미디어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 경기가 한국 축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K리그와 한국 선수들을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것뿐이었다.
표가 매진되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TV로도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LA 갤럭시가 이 경기를 자신들의 명성을 높이고 돈을 벌어가는 데 사용하듯이, 한국 축구는 이를 K리그 홍보에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경기의 주인공이 K리그 전체의 팀이 되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다.
K리그 14개 구단에서 뽑은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다면, 리그 내 모든 구단들에 대한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축구를 통해 어떤 이득을 취할 기회가 있다면 모두가 함께 그것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FC 서울을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축구협회나 K리그 연맹의 누군가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서 실행에 옮기려 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의 표현이다.
각 구단들이 팀 내 최고 ‘꽃미남’을 출전시키는 것과 같은 창의적인 접근을 했다면, 그 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각 구단에서 가장 잘생긴 선수들을 1명씩 뽑으면, 베스트 11을 구성하고 교체 멤버까지 3명을 둘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로 선수들을 밀어준다면, LA갤럭시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K리거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각 구단을 방문해 베컴의 얼굴에 대적할 수 있는 K리거들을 찾는 TV 연예 프로그램 제작도 가능했을 것이다.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LA전에 나설 잘 생긴 선수를 뽑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어차피 돈벌이용 이벤트 경기라면, 이러한 식으로라도 K리그에 도움을 줘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내 아이디어가 실행됐다면, 몇몇 선수들은 축구 기술보다 외모로 더 유명해지는 사태가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토요일의 주인공인 베컴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베컴이 모든 관심의 중심이 돼야 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안정환이 베컴과 대결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아시아의 베컴’이 오리지널 베컴과 대결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흥미롭지 않은가!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K리그 꽃미남 베스트 11을 선정한다면 누구를 꼽을가요 ㅋ
저는
투톱에 안정환 조재진..
나머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겠네요 ㅋㅋ |
첫댓글 와.. 진짜 조리있게말잘하신다. ㅎㅎ 제목만보고 판단 ㄴㄴ 꼭 글읽어보셈. 글도 안읽어보고 태클하는 사람 없길.
듀어든 진자 맘에 드네ㅋㅋ
ㅋㅋㅋ미드필더는 백지훈 이관우 안영학? 다 수원이네 ㄷㄷ
근데 듀어든이누구?
GK : 박호진, DF : 장학영, 박동혁, 곽태휘, 송종국, MF : 백지훈, 이관우, 안영학, 기성용, FW : 안정환, 조재진 SUB : 김영광, 곽희주, 송정현, 김진용, 양상민, 하태균 정도면 되겠군요.
곽희주못생겼어
아시아의 베컴 vs 오리지날 베컴 ㅋㅋ 멋있겠다...
역시 듀어든 내생각이랑 딱 맞네
개념글 공지로
ㅎㅎㅎ 하하하 죽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마음에 들어 ..
이래서 듀어든이 짱이라는거 짱이셈 ㅋ 이분을 엿맹으로~!!!
LA갤럭시 프론트의 수익창출 능력에 박수를 보낼뿐. 이런게 다 구단의 수입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맞장구 쳐준 우리의 잘못인지도.. ㅡ,.ㅡ
지금 서울의 거리에는 짧은 머리를 한 (혹은 머리가 거의 없는) 축구에 관계된 영국인이 한 명 더 늘어났다. ㅋㅋ 이문장이 왜이리 귀엽지 ㅋㅋ
자기 배를 불려야 하는데 그 몫을 나눠줄리는 없지요. 처음 기획 단계부터 그러한 접근을 했다면 모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꽃미남 베스트 일레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상업적인 거라면 철저히 상업적으로 이용해 먹어라!
듀어든의 창의적인 생각은 우리들이 본받아야할 점인것 같다. 엉뚱한 사고, 기발한 사고들이 우리의 세상이 변하는 것을 어찌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는지 같은 생각 틀에 잡힌 사고만을 하는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점인것 같다...
전북 미남투톱 조재진, 김한원!! 멋쟁이 김형범 귀염둥이 최철순 ㅎㅎ
아진짜 듀어든짱
듀어든이라 쓰고 듀본좌라고 읽는거죠
축구협회는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이용한거죠...만약에 그렇게 한명씩 차출해서 경기를 했다면...스폰서,입장수입..여러가지 면에서 분배하는게 상당히 까다로웠을 테죠...어느팀에서 몇명 차출하면 더 줘야 하고..아니면 경기시간당 더줘야 하는건지...차라리 관중동원하기 좋은 팀중에 하나....수원이나 서울정도로 압축이 되는데..이벤트하기 좋은 서울을 택할 가능성이 당연히 높은거죠...아이디어는 좋지만..실천으로 옮기기에 상당히 어려울거 같네요...자칫 올스타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경기력면에서 상당히 아쉬울거 같은데...
듀어든 정말 글 잘 쓰신다 ㅎㅎㅎ
정말 맞는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정환 조재진 - 이관우 백지훈 기성용 이근호 - 장학영 곽태휘 김형일 최철순 - 박호진
듀어든짱
관중 2만명 안팍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