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에서 부는 바람은 무척이나 시원해서 나는 창문을 활짝 열고 차를 몰았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한 번, 내가 즐기고 있는 드라이브. 차는 렌터카지만 지금은 내 차인 것 같다. 내가 달린 후에 쫓아오듯이 숲이 울렁거리는 게 마치 클래식 콘서트 지휘자가 된 것 같다. 나날이 쌓인 스트레스가 정말로 하찮게 느껴지는 이 쾌감이 참을 수 없었다. 하얀 차체가 어둠 속을 힘차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묘하게 흥분했다.
이 차를 골라서 다행이다. 생각해 보면 차를 고를 때 내 마음에 쏙 든 차였다. 새하얗고 흠집 없는 차체와 유선형을 그리는 것 같은 형식. 게다가 값도 쌌다. 차를 본 순간 이 차에 타고 질주하면 이렇게 될 거라고 이미지가 부풀었고, 그때 떠오른 이미지는 지금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부족한 게 하나 있다면... BGM이려나. 매번 나는 드라이브를 나갈 때 CD를 하나 준비한다. 그때 기분에 맞추어서 컴퓨터에서 만든 오리지널 CD다. 어제 애써 만들어서 가방에 넣었을 CD가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넣었을 텐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지금 그 음악을 들으면서 질주한다면 더없이 좋을 텐데. 소리 없는 드라이브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왠지 맥이 빠진다.
"분명히 넣었는데..."
차를 갓길에 세우고 나는 한 번 더 가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때 조수석 틈새에 무언가가 끼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그리운 그 물건은 카세트테이프였다. 예전에 자주 썼지만 지금은 CD-R이나 MD를 쓰게 되어서 집에 있는 카세트테이프도 골판지 상자 속에 담아두었다.
"그립네..."
주워 보니 테이프에는 하얀 라벨이 붙어 있고 <○ る し1>라는 글자가 지저분한 붉은 볼펜으로 적혀 있었다.
"るし? 1이라는 건 2도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해서 조수석 밑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2는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 빌린 사람이 떨어뜨린 걸까. 다행히도 이 차에는 카세트테이프 덱이 달려 있었다. 나는 <○ る し1> 테이프를 덱에 넣었다.
[... 지... 지직... 들리... 들립니까?]
잡음이 낀 음질. 그리고 드문드문 들리는 남자 목소리. 아무래도 음악 테이프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소리가 좀 더 잘 들리도록 음량을 올리고 창문을 닫았다.
[지... 지직... 지금 당장 도망쳐 주세요.]
강건한 어투의 남자 목소리. 초조한 것 같은 목소리. 이건 내게 말하는 걸까. 설마, 다음에 빌릴 사람에게 장난을 치는 건가.
[거기에는 원령이 있습니다. 무척이나 무시무시한 원령이 있습니다. 당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뒤에 있습니다. 들리지 않습니까.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시선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도망치세요. 도망치세요.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저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상처 입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도망치세요. 도망치세요.]
쉴 틈 없이 몇 초 동안 목소리가 들린다. 뒤... 나는 무서워서 미러로 뒷좌석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다. 있을 리 없다. 고약한 농담이다. 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흥미로울지 모른다. 나는 차를 출발시키며 계속 듣기로 했다.
[위험해요. 당신은 지금 무척이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혼자인가요? 그럼 더더욱 위험합니다.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위험합니다. 안전한가요. 정말로 당신은 지금 안전한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뿐이겠지요. 위험해요. 아, 지금 당신 목에, 원령이 손을 뻗었어요.]
놀래는 것도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나라면 좀 더 그럴듯한 방법으로 놀랠 건데. 다음에 나도 똑같은 장난을 해 볼까? 하지만 누가 들을지 모르고 반응도 알 수 없다. 이런 번거로운 장난을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 테이프를 녹음한 남자는 무엇 때문에 이런 걸 만들었을까.
[혹시 당신은 자신이라고 깨닫지 못한 건가요? 당신이에요. 당신... 당신이에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에요. 나는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예요. 눈치채 주세요. 뒤에 있어요. 지금 당장 거기서 도망치세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건... 무슨 뜻이지..? <○ る し1> 글자에 무슨 의미라도 있는 건가. 그러고 보니 ○ 안에 선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게다가 1 위치도 너무 가깝다. る는... 너무 지저분했다. 다른 글자일지도 모른다. 내가 잘못 읽은 것뿐으로...
[아직 위험을 깨닫지 못한 건가요. 당신이에요. 의문을 가질 상황이 아니에요. 수수께끼를 풀 상황이 아니라고요. 깨닫지 못한 건가요. 당신 뒤에 있는 기척을 정말로 깨닫지 못한 건가요. 도망치세요. 원령이 있어요.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당신에게 손을 뻗고 있어요. 화면을 보지 마세요. 끄고 도망치세요. 지금 당장.]
[이제 늦었습니다. 그렇게 말했는데 늦었습니다. 지금 와서 이 글을 읽는 걸 멈춰도 늦었습니다. 저는 몇 번이고 경고했습니다. 당신에게 원령의 존재를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소설 속 주인공을 향해서 한 경고라고 착각하고 있어. 나는 당신에게 경고를 했는데 왜 깨닫지 못해. 이미 늦었어. 당신은 이미 늦었어. 원령이 있어. 원령이 당신 뒤에 있어. 죽을 거야. 죽을 거야. 도망칠 수 없어. 도망칠 수 없어. 그토록 말했는데 죽을 거야. 원령이 손을 뻗어서 당신 목을 만졌어요. 손톱으로 찌르고 있어요. 아, 피가 나오는 것 같아요. 돌아봐도 소용없어요. 보이지 않으니까. 아, 피가 나왔어요. 원령이 입을 대고 빨고 있어요. 피를 빨고 있어요. 원령은 보이지 않으니까 알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목에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나요. 아, 이제 틀렸어요. 피를 점점 빨리고 있어요. 죽을 거예요. 도망칠 수 없어요. 죽을 거예요. 죽을 거예요. 죽을 거예요. 죽을 거예요. 죽을]
나는 카세트테이프를 정지하고 문득 앞을 바라보았다. 화면 너머로 꺼림칙한 여자에게 목이 물린 누군가의 모습을 보았다
첫댓글 네? 저요??
저사람이 아니라 저라구요?(ㅅㅂ)
아앀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ㅌㅋㅋㅌㅋ 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요?????????저라고요?????
아 저요????? ㅠ
예? ..
떼잉... 난 장롱면허에용...
응 아니야 따봉도치로 상쇄했어~~
재미있다
예..? 저라고요…?????
근데 자동차에 무슨 화면? 룸미러 말하는건가..??
핸드폰 화면...
오~~~~
응 누워있어서 뒤에 아무도 없음~
저요???
적이요..?
아 왜 갑자기 머리채잡아;;;;;; 떼잉
좆본원령이 어딜 겨와 칵씨 나 뒤지면 영혼의 맞다이 뜨는거야
누워있어요
....저요???
누워잇다거요
칷씌 어딣 묺으냐.
갑자기 뜬금없이 화면 너머라고 해서 의아했는데 여시들은 어케 바로 알았대 ㅋㅋㅋ 드라이브 중에 화면?? 하고 생각하다가 여시들 댓글 보고 알았네 ㅋㅋㅋ
잇츠 미???
예? 물지마세요. ㅋ
즗
말 개맘ㅎ눼
아 댓글 너무웃겨 ㅋㅋㅋㅋㅠㅠ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