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초반이었을 때.. 이제 제대해서 복학한 이십대 중반되는 선배는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게 싫어지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중년의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았습니다.
살아보고 내 주변사람들을 보니
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게 싫은 게 아니라,
생활에 변화를 주며 살아가기가 힘든 나이가 중년이었습니다.
일터에서 큰그림을 이끄는 위치에 중년이 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큰 나이입니다.
그럼 나의 형체는 사라지는 걸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완성'이라고도 말합니다.
가족 속에 직장 속에 나의 존재는 스며들어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년시절의 시간보다
자라고 난 뒤 흘러온 시간이 짧게 느껴집니다.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치열하게 소용돌이 치던 감정들이 어느새 잦아들어 가고 있습니다.
안경을 끼면 눈밑이 흐릿하고
벗으면 눈앞이 흐릿합니다.
그렇게 안경은 어느 장단에 맞추어 맞춰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와 세상의 일에 대해서
넓고 깊어진 안목으로 바라볼 수도 있게 된 나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래서 한번쯤은 꿈을 향해서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나이..
그리고 나를 좀 더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싶은 나이..
우리들은 중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