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여아 친모 징역 8년 선고… “아이 바꿔치기 등 유죄”
1심 재판부 “친모-출산 증거 충분
사체 은닉미수 등 죄질이 불량”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A 씨가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대구지법 김천지원 밖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의 다세대주택에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아이 바꿔치기 혐의와 여아 시신을 은닉하려 한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판사 서청운)은 17일 미성년자 약취,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친모 A 씨(48)에게 “죄질이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친딸이 아이를 출산한 뒤 산부인과에 침입해 아이를 바꿔치기했고 사체가 발견된 뒤에도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은닉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판결의 쟁점은 법원이 A 씨가 숨진 B 양(3)의 친모라는 사실과 아이 바꿔치기를 인정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유전자(DNA)검사 결과를 볼 때 A 씨가 B 양의 친모가 아닐 확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A 씨의 친딸이 출산한 여자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이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과정에서 검경이 수집한 각종 증거에 대해 ‘간접적 증거’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재판부는 A 씨의 출산 사실을 입증할 증거로 충분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B 양이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18년 2월경 A 씨가 한 달간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숨기려고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했다”며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 출산 관련 동영상을 봤고 온라인으로 여성용품을 구매하는 등 출산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판단이 A 씨의 유죄 쪽으로 기울자 방청석에 있던 A 씨의 남편이 소란을 피웠다. “너희가 사람 잡겠다”며 소리치다가 결국 재판장 지시로 퇴정당했다. 피고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A 씨도 잠시 실신했다. 징역형 선고를 받은 뒤에는 의자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A 씨는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B 양을 친딸로 알고 키우다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A 씨의 딸 C 씨(22)는 6월 열린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C 씨가 낳은 사라진 여아의 소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천=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