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풍선효과… 강원 해수욕장에 인파 몰렸다
82곳 방문객 지난해보다 49% 늘어
한때 고성에만 손님 70% 이상 집중
경제 기대감-코로나 확산 우려 공존
피서철 막바지… 긴장 아직 못 늦춰
1일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강원 고성군 아야진해수욕장 풍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풍선효과로 올여름 고성 지역 해수욕장에는 예년에 비해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서 고성으로의 쏠림 현상도 사라졌다. 독자 제공
올여름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피서객이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수위가 낮은 지역으로 피서객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
17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양양군을 시작으로 6개 시군 82개 해수욕장이 순차 개장한 이후 15일까지 방문객은 429만868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7만8675명에 비해 49.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고성군에 178만7078명이 찾아와 전체의 41.5%를 차지했다. 지난해 방문객 12만5845명의 14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지난달 31일 고성 해수욕장 방문객은 33만9300명으로 이날 도내 전체 해수욕장 방문객 45만7927명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또 다음 날 방문객도 33만6980명으로 도내 전체 방문객 47만2776명의 71%를 차지했다. 이때는 강릉과 양양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된 직후였지만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지역을 피해 고성으로 피서객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피서객이 예상 밖으로 집중되자 지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리의 한 주민은 “고성 지역 해수욕장에 이렇게 많은 피서객이 몰린 것은 올여름 처음 봤다”며 “마을 사람들이 아야진해수욕장을 부산 해운대에 빗대 ‘아운대’라고 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릉과 양양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거리 두기 3단계가 유지되면서 고성으로의 쏠림 현상도 사라졌다. 9∼15일 일주일 동안의 고성 해수욕장 방문객은 9504명으로 하루 방문객은 1358명에 불과하다. 이는 6개 시군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광복절인 15일 고성 해수욕장 방문객은 3525명으로 이날 가장 많은 피서객이 찾은 양양(3만4965명)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5개 시군은 총 방문객이 삼척시 57만 명, 동해시 55만 명, 강릉시 51만 명, 양양군 48만 명, 속초시 40만 명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개장 이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강릉과 동해, 양양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피서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지만 해수욕장 폐장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어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폐장일은 고성 양양 동해가 22일이고, 삼척 23일, 강릉 속초가 29일로 예정돼 있다.
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