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도의 밥상...
쾌속선으로 흑산도까지 달려 다시 배를 갈아타고 10여 분을 더 가야 닿는
작은 섬 영산도. 한때 80여 가구가 살았지만 이젠 20여 가구만 남았다.
초등학생 둘에 선생님 한 분. 폐교가 되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몇 년 전 국립공원 지역 마을을 대상으로 한 '명품 마을'에 선정되어
주민들이 섬 가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행인지 예약하지 않으면 주말에 숙박하기 어렵다.
더 놀라운 변화는 마을 특산품인 미역, 톳, 홍합을 사겠다고
뭍사람들이 채취도 하기 전에 돈을 보내온다.
무인도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이런 사랑을 받을 줄이야.
미역을 팔러 가는 아주머니 몇 분이 광주 어느 시장에 갔을 때였다.
3000~5000원은 받아야 하는데, 품질로 따지면
어느 미역에도 뒤지지 않는 돌미역이다.
중개인들이 짜고 한 가닥에 1000원으로 가격을 후려쳤다.
파도에 흔들리는 바지선에 몸을 실은 채, 가파른 벼랑 주변 갯바위에서
한 올, 한 올 채취해 만든 미역을 그 먼 곳에서 나이 많은 아주머니들이
이고 지고 왔는데 1000원에 넘겨야 했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 미역이 요즘 1만2000원에 팔린다. 가만히 있어도 주문이 들어온다.
섬에서 하룻밤 지내고 섬 밥상을 받아 본 사람은 미역과 홍합을 사 가간다.
주민들도 미역 채취 시기 조절하고 작은 홍합 채취 금지 등으로 화답을 한다.
깨끗하고, 맛 좋고, 공정하게 유통하는 특산물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파도와 바람 소리만 들리는 작은 섬마을에서 섬 주위를 걷고
주민들이 차려준 섬 밥상을 맛보는 것이 전부다.
올겨울엔 이마저 잠시 중단된다. 주민들이 영산도를 사랑해 주신
탐방객들에게 더 나은 섬과 섬마을을 보여주기 위해
몇 달간 재충전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후 영산도는 여행객에게 '일회용 사용 금지' '쓰레기 가져가기' 등
더 많은 요구를 할지도 모른다. 눈앞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손님을 우선하는 영산도에 박수를 보낸다...
-보길도 남쪽 끝 민박집에서 받은 '내 인생의 밥상-
첫댓글 안녕하세요? 오늘 (8일)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 (立冬)입니다. 입동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과거 조상들은
이맘 때부터 본격적인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추워진 날씨에 건강 챙기시고 행복과 사랑이
있는 시간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함께하는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