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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글로리
그댄 나의 영광이다.
***
"나이가 몇이라고?"
"네. 열여덟입니다."
바닥에 무릎을 떡하니 꿇고 앉아 하얗고 고르게 자란 치아를 자랑하듯 씨익 웃으며 대답하는 놈.
눈앞이 아찔하신지 연신 눈을 껌뻑이며 나와 영광이를 번갈아 보는 부모님.
다짜고짜 장인장모님 소릴들은 부모님은 어쩔쭐 몰라하다 가게안을 개조해 만든
둘이 살기 딱- 좋을만큼의 방안으로 우릴 불렀다.
....그리고 난 마음속으로 연신 십자가를 그어야만했다.
"오바다.....니가 지금 몇살이고."
"아..아마....스물..둘이지..? 하하....."
"......이기미칫나!!!!! 어데 서울가가꼬 할짓이 없어서 고등학생을 꼬시오노!!!!!!으잉??!!!!!!!"
멋쩍게 말하는 나의 멱살을 쥐어잡으실듯 소리치는 울 엄니.
....그런 엄니를 최선을 다해 말리는 아부지.
아부지 싸랑합니다 ㅜ_ㅜ.....
"엄마,엄마!!!! 진정하라고!!!! 진짜 우리 아무사이도 아니고 그냥 좀 아는 동생이라니깐!!!!!!"
"므라카노가시나야!!!!그라면 그냥 아는 누난데, 찾아와서 장인장모님이라...!!!....아구구...아고 뒷골이야...."
열심히 뽀글뽀글 파마머릴 뒤로 젖히시며 열변을 토하시던 울 엄니는 결국
뒷목을 부여잡고 아부지의 부축을 받으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 측은 한듯 바라보는 여리디 여린 울 아부지. ㅜ_ㅜ.....
아부지도 분명 ........날 쥐어패고 싶었겠지.
그런데 옆에서 신영광 이놈...이거 지금 상황파악이 안되는지 싱글벙글 웃기만 하고 있다.
"너 지금 장난해?! 지금 웃음이 나오냐고!!ㅜ_ㅜ 너땜에 이렇게 된거잖아!!!!"
"그래도 됬잖아?"
"뭐가되 이놈아!!!!!!-0-"
"일단, 장인장모님 한테 내가 사위라는건 보여드렸고.. 그럼 인제 너랑 사귀는것만 남은거지?"
....허참......-.,-.......
살다살다 이런 당돌한 고딩은 첨본다 첨봐.
스팀이 쫙쫙 뻗쳐 머리털 하나하나 까지 곤두설정도로 어이가 없구만, 이거.
"가서 얼른 우리 부모님한테 아니라고 해명해."
"싫은데?"
"..후....좋은말할때...이뻐해줄때.. 장난으로 넘겨줄때 빨랑 하고와."
"아 싫다고요."
"너 나랑 지금 장난하니!!!!!"
"아무렴 장인 장모님 모셔놓고 그런 장난을 칠리가."
어깨를 으쓱 하며 개구쟁이 처럼 키득거리는 신영광.
정말.......대책이없다 대책이 없어.
너 나랑 원수졌니.ㅜ_ㅜ
우리 엄마 뒷목잡고 쓰러지는거 봤잖아...응?
근데도 그런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냐 이거야.....!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씩씩대며 신영광을 노려보다 슬금 슬금 안방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흰 수건을 이마에 두르시고 아이고- 를 연발하시는 엄마를 .....조용히 불렀드랜다-_-...
"...어,엄마?"
"아이고- 내가 지명에 못살지..저딴걸 딸내미라 두갔고....구신은 저런거 안잡아가고 뭐하노모른다..."
"엄마ㅜ_ㅜ....저가요...그리구.....오해야....응? 저놈 저거 살짝 또라이라서 그런거야."
"퍼뜩 안가나 가시나야!!!!! 내눈앞에 머리카락 하나도 비추지 마라!!!!!!"
삿대질 까지 하시며 소리치는 엄마. 저러다 전화기 집어 던지실라 ....
두려운 마음에 문을 재빨리 닫고 신영광을 끌고 나왔다.
그리고 그놈은 역시나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끝발나게 멋진 멘트하나를 선사해주셨다.
"장모님!!!!! 딸기 존나 맛있어요!!!!!!! 맛있게 드세요!!!!!"
.
.
.
.
"서울 두사람이요."
"벌써가냐? 바다구경다했냐?"
"시끄러. 나 지금 화 났어."
기차표 두장을 끊어서 대기석에 풀썩 앉았다.
이젠 화가 나다 못해 나도 우스울 지경이니 말 다한거나 마찬가지다.
천장에 달린 조그만 티비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자꾸 시비를 걸어오는놈.
"야. 반했냐?"
"....-_-.."
"이 오빠가 좀 멋있긴하지. 그렇다고 너무빠지면 곤란하다 응?"
"좀 조용히 좀 해줄래. 티비소리 안들리거든."
"오빠 라고 한번만 하면 내가 뽀뽀한번 해줄수도 있어."
이게진짜.
내가 너보다 무려 네살이나 많다 이자식아!!!!!!!!
근데 뭐?! 오빠아~~~~~?
웃기시네. 코끼리 코파는소리하고 자빠졌네 아주그냥.
"너 내가 우스워?"
"별로."
"그럼 왜 그렇게 까부냐."
"좋아서 그러지."
"너, 진짜 가만안둔다...."
"가만 안두면 니가 날 어쩌려고?"
녀석을 쳐다보지도 않은채 티비로 시선을 고정시키며 말하는 내앞으로 불쑥- 다가와 말하는 놈.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주오빠였다.
그리고 그에 맞서 벌떡 일어나 녀석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지금도 가만히 넘어가면- 아마 평생 이따위로 나한테 굴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봐요, 영광군.
나 이래뵈도 잘먹어주는 여자거든요. 내가 좋으면 내가 너한테 뿅 갈수 있게끔 해보라구요.
자꾸 나 까칠하게 만들지 말고."
그 말을 하고 다시 자리에 앉는 날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는 놈.
정말 진심이었다.
내가 좋으면 이따위로 장난치지말고 내가 너한테 반하게끔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실, 내가 널 좋아하기만 한다면 여태껏 핑계삼아왔던 나이같은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열차 왔나부다. 타자."
그리고 아까처럼 뭐가 그리도 즐거운건지 목소리가 한껏들뜬 놈.
.......-_- 저놈저게 진짜 왜저러냐.
- 열차안.
"나? 지금 서울가는 열차."
[너 졸라치사해 미친놈아!!!! 왜 우릴 두고가!!!!]
"귀따거. 삽질하지말고 이쁘게 말해."
[이쁘게고 자시고 ㅜ_ㅜ! 우리 어쩔거냐고!]
"뭘 어째. 너희도 오던가."
[돈 없다고!!!!!]
"알아서 와. 신영광님 핸드폰이 배터리가 없어서 꺼집니다 띠리리릭-"
유치찬란 완전뽕짝 기가막혀 ........-_-
볼륨을 얼마나 크게 해놨길래 내 귀에도 들리니 응?
그리고 마지막의 그 꺼집니다 띠리리릭- .....듣는사람이 민망하구나.
자기입으로 그런 음을 내놓고 아무렇지 않은듯 배터리를 빼는 그 남자, 그 유명한 신영광님.
내가 얘 때문에 주름이 백개는 늘어날것같다 증말.
"야."
"누.나"
"야-_-...."
"누.나"
요번에 아주 뿌리를 뽑아 주마.
니놈이 날 완전히 누나라고 부를때 까진 난 너와 대화조차 하지않겠다!!!!!-_-
"그렇게 누나소리가 듣고싶냐, 누나?"
"고럼!!!-0-"
"아이구~ 그렇게 늙은티 내고 싶으셔요 누나~?"
"이게증말!!!!!!!-0-"
가볍게 치켜드는 내 팔뚝을 한 손으로 잡으며 히죽대는 놈.
뭐? 늙은티?!
"내가 말했지. 좋으면 반하게 만들어 보라고."
"반했잖아."
"뭐래.....이젠 얘가 혼자서 소설을 쓰네?"
"내눈엔 보이거든. 니 심장."
"그으래? 그럼 내 심장이 누굴 좋아하는지도 알겠네? 우주오빤거 다 알겠네?"
"뻥치시네. 신영광이라고 적힌거 다 보여. 니심장에 새겨논 내이름 다보여."
"하-0-....뭐래."
"그래서 니 심장만 이뻐. 구라치는 니 주댕이 존나 못생겼어."
허.......구,구라치는 주...댕이..........ㅜ_ㅜ
아 정말 난 이 세상끝날때 까지 말빨로 저놈을 이길수 없단 말입니까!!!
내 심장!!!! 나도 한번 본적없는 내 심장을 니가 어떻게 봤다는거야!!!!!!!!!!!
그리고 내 심장에 니이름을 새겨!!!? 그 아픈짓을 내가 왜!!! <..??
알수없는 개그를 지껄이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혼자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 눕는 신영광.
저놈은 항상 저랬다.
자기 할말만 하고 언제 그랬냐는듯 또 조용해 지는.
그래서 알듯하면서도 저게 진심인지 거짓인지 알수없게 만드는.
나도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러 놈과 나란히 앉아 창가쪽으로 고갤 돌려 기대누웠다.
바람쐬면- 참 시원하겠지.
그리고 문득 고갤 돌려 본 신영광의 옆모습.
형을 빼닮았다.
우주오빠가 고등학생이었을때- 아마 저랬을꺼야. 헤헤.
나 처음에 우주오빠 딱 봤을때 아 하느님이 정성들여 만들어주신 얼굴이란게 저런거구나-0-......
하고 느꼇는데.
이제보니 옆선이 참 곱다.
고르게 자란 눈썹도, 까만 속눈썹도, 반듯하게 세워진 코도.
말하는거랑은 다르게 섬세하게 조각가의 손을 거쳐 만든것 같은 그런 얼굴.
헤헤. 사내자식이 여드름도 한번 안나봤겠구나.
촌에서는 한번도 살지 않았는지 그을린 흔적이 없다.
난 어릴때 여름이면 바다에 죽치고 살아서 피부가 시꺼먼쓰가 되곤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자식 피아노를 꽤 잘칠것 같았다.
손가락이 참길다. 손톱 기는게 싫은지 짧게 반듯하게 깍아낸 모양의 손톱.
우주도 손톱 기는거 참 싫어하는데....
이 아이가 .... 날 정말 반하게 만들어 버리면어쩌지.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 가슴속에 신영광이란 이름을 새겨놨을까..? 라는 그런생각.
혼자 피식 웃으며 이내 그 생각을 지워버리고 말았지만.
왠지 그렇게 되버릴지도 모를것만 같았다.
그리고.....빠르게 스쳐지나 가는 창밖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고 느끼며 나도 잠이 들었던것 같다.
아주 깊이..............
(+)
맨날 코멘주시는 우리 세분!!!! 말 안하셔도 알죠!!!!!!
T_T 싸랑해요싸랑해요싸랑해요 ♥
이상 - 사랑한다면 하루 세번 이었습니다. <ㅇㅈㄹ.....
첫댓글 마지막그거 저인가요 ? 저라면 정말 기쁠텐데 ㅜㅜㅜ // 잘보고 가요
당근 님 맞죠!!!!!!!
쟈기야 마지막너무멋쪄,<ㅈㅅ..영광이심장엔내이름이♥꺅꺅
제가 영광이 심장에 님이름 팍팍새겨드릴게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