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之道 (대학지도)
“大學之道(대학지도) 큰 배움의 길은
在明明德(재명명덕) 밝은 덕을 밝힘에 있고,
在親民(재친민) 백성과 친함에 있으며,
在止於至善(재지어지선) 지극한 선에 머무르는 데
있다.”
전통시대 지식인들의 필독서 대학(大學)의 첫 구절이다. 대학의 세 가지 강령(三綱領)이자 배움의 취지를 밝힌 총론이다.
옛 선비들은 천자문을 떼고 난 뒤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순서대로 ‘사서(四書)’를 외우듯 공부했다.
대학은 총론에 이어 여덟 가지 공부의 조목(八條目)을 말한다.
즉
“사물의 이치에 이른 뒤에 지식이 지극해지고 지식이 지극해진 뒤에 뜻이 성실해지고,
뜻이 성실해진 뒤에 마음이 바루어지고,
마음이 바루어진 뒤에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진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며 집안이 가지런한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평안해진다”는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단계론이다.
대학은 태학(太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재다. 위로는 천자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일신의 수양(修身)을 근본으로 여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반값 등록금 논쟁이 거세다.
반(半)은 나눌 분(分)을 뜻하는 여덟 팔(八)과 소 우(牛)의 합자다.
소가 반으로 나뉘면 희생의 반쪽을 뜻하는 판(胖)이 된다.
옆에 칼 도(刀)를 보태면 판단할 판(判)이다.
중국에선 과거에 중요한 계약을 할 경우 계약 내용을 적은 종이를 도장을 찍은 뒤 둘로 나눠 하나씩 나눠 보관했다.
이를 판서(判書)라 한다.
판서를 맞춰보고 계약 내용을 꼼꼼히 따지는 게 판단(判斷)이요, 판정(判定)이며, 판결(判決)이다. 반
값 등록금 여론에 밀려 정부가 그른 판단을 하는 건 금물이다.
대학에서 큰 배움은 사라지고 반값·촛불·정치만 난무한다. 호적(胡適)은 1919년 “문제를 좀 더 많이 연구하고 주의는 자그마치 논하자”고 외쳤다.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 전에 사학의 재단 비리, 부실 대학 퇴출 등 산적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자. 쾌도난마(快刀亂麻)식 답은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신경진 (xiaokang@joongang.co.kr)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