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들마루
발행일 : 2023년 9월 15일
배본일 : 2023년 9월 15일
지은이 : 이병숙
발행처 : 몽트
값 : 15,000원
책크기 : 152*225
페이지 : 274
ISBN : 978-89-6989-0917 03810
www.menthebooks.com
<책소개>
장편소설 <문노>,<그 사람이 있는 곳>을 낸 소설가 이병숙의 첫 단편소설집 <들마루>는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로 팍팍한 현실에 영양제와 치료제가 되는 짜릿하고 상쾌한 소설이다.
<저자>
이병숙
1994년 「한국수필」 등단
2000년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소설부문 입선
2007년 지적공사 문예전 수필부문 금상
2008년 사이버 중랑신춘문예 소설부문 차상
2014년 농촌 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
2019년 장편소설 「문노」 출간
2022년 장편소설 「그 사람이 있는 곳」 출간
2023년 경기도문화재단 출간기금 수혜자로 선정
2023년 창작소설집 「들마루」 출간
현 한국문인협회 회원
동서문학회 회원
dulmaru@hanmail.net
<본문 중에서>
“얘, 저승에 가면 느이 시아버지 만날 거 아니냐. 거기 가서는 눈을 떴겠지. 젊어 바람나 나가서 눈멀어 돌아왔으니 나 흰머리 난 거 못 보았잖냐. 이대로 저승 가서 만나면 너무 실망하지 않겠냐. 그래 염색 좀 하려고”
진심이라면 애잔하고 연기라면 슬픈 노인의 모호한 태도에 영선은 꼼짝없이 미용실로 들어갔다.-<결혼 기념일> 중에서
아, 카페 주인의 그 집요한 눈빛. 하다못해 두어 달만 생활이 보장되었어도, 일자리를 주고 은행 대출 보증까지 서준 그의 속셈을 모른 척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내일이 암담한 나로서는 낚시를 던져놓고 찌를 바라보는 낚시꾼 같은 카페 주인의 눈빛을 무시할 수 없었다. 깨진 유리 조각 같은 그 눈빛이 내 온몸에 박혀 욱신거렸다. 나는 욱신거리는 몸뚱이가 거추장스러웠다.-<화가 날 때와 심심할 때 >중에서
문득문득 자신의 행동과 생활이 허세와 거품이란 걸 의식하면서 이러다 어떤 형태로든 곤란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것만큼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없었다. 지금 당장은 부풀려져 있지만 곧 현실이 될 미래가 그렇다면 현실이 그런 거라고 스스로 달래며 불안감을 떨쳐버리곤 했다. -<들마루> 중에서
“당신들 마누라밥 먹어봤어? 꼿꼿한 밥알이 목구멍을 넘어가면서부터 위장이고 어디고 사정없이 찔러대는 마누라밥”
“그 밥 일 년만 먹어보라지. 도인이 되거나 폐인이 되거나 아니면 투명인간이 되거나….”
나는 자유롭지 못한 혀 놀림으로 웅얼거리고 술을 털어 넣는다. -<투명인간> 중에서
물기는 아직 남편에게 열정이 남아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이요,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향한 열정이라는 것에 대한 비참함의 눈물이요, 열정은 살리고 상대만 나로 바꾸리라는 다짐의 눈물이었다. 여자는 그저 성냥 한 개비이어야만 한다. 한 개비의 성냥은 아궁이 속의 장작에 불만 당기고 사그라져야 한다. 활활 타오른 장작은 구들을 따뜻하게 데울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고 베개를 적셨다. -<아직 태풍경보 중> 중에서
<서평>
이 책은 소설가인 작가가 세상의 이야기를 수다로 풀어 놓은 내용이다. 9편의 소설에는 세상의 말을 제대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그릇의 크기가 보인다. 그 그릇에 담긴 인물에는 일부분이라도 저자를 닮았다.
이 책에서 공감과 위로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가치 판단이나 이해 상충을 해체해서 얽매이지 않음의 자리를 온전히 되돌려주는 읽는 맛이 있는 책이다.
<목차>
작가의 말 4
젖 9
화가 날 때와 심심할 때 33
결혼 기념일 59
들마루 85
투명인간 111
아직 태풍 경보 중 137
후천성 돌연변이 163
처방전이 필요했을 뿐 191
손수건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