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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사찰 순례기- 태국 편
두번째 태국 사찰 방문기 (7)
태국의 왕궁과 왕실 사원인 에머랄드 사원 방문기
글 | 김형근 (본지 편집인)
이 글은 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들의 사찰과 현지 모습을 직접 방문하여 전하는 시리즈이다.
필자는 2018년 1월부터 태국을 방문하여 직접 본 태국불교사찰고, 스님, 신자들에 대한 나의 느낌을 발표하였다. 불교의 나라라고 알려진 태국에 발을 디디면 불교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수 많은 사찰과 스님들이다. 필자는 그 동안 방콕 부근의 세계최대 규모의 담마카야 사찰과 방콕의 새벽 사원을 비롯한 여러 사원들을 소개하였다. 이어 아유타이와 수코타이 지역의 고대 폐 사찰들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산위에 있는 거대한 사찰인 ‘왓 프라닷 파손 개우’와 방콕의 차이나타운을 소개하였다. 직접 가서 본 태국 불교는 미국의 로스 엔젤레스, 뉴욕, 보스톤, 워싱턴 DC 등 미국의 여러 지역의 태국 사찰에서 본 느낌과는 다른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었다. 태국을 직접 방문하면서 태국 불교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태국 전 지역에 있는 3만 가까운 사찰 중에서 치앙마이 지역의 사찰과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잉강의 다리’로 유명한 ‘칸차나부리 지역’, 태국의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치앙 칸’ 그리고 숲속의 성자로 최근에서 이름을 떨쳤던 아잔 찬 스님이 수행하였던 ‘왓빠뽕’ 사찰들이의 앞으로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번 호에는 방콕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태국 왕궁과 그 왕궁에 있는 에멜랄드 사원을 소개하려고 한다. 태국의 왕궁과 에멜렌드 사원이 유명하다더라 이런 말만 듣고 사전 준비 없이 가게 되면 나중에는 아무런 기억도 없고,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전에 꼭 방문지에 대해 검색을 통해 알고 가면 알찬 여행이 된다. 태국 왕궁에는 한국어로 된 안내 전단지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글은 많은 부분이 이 전단지의 글을 옮겨 실었다.
태국을 2017년 11월에 처음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 방문하였지만 방콕은 많이 가보지 못했다.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왕궁과 그 안의 에메랄드 사원이지만 여기를 방문하게 된 것은 태국을 몇 번 방문한 후인 2018년 7월이 처음이었다. 왕궁 주변은 관광버스도 많고 항상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중국, 일본 관광객이 특히 많아 보였고, 한국 관광객들의 한국말도 가끔씩 들렸다. 아침 8시 무렵인데 방콕 교통은 막히지 않았다. 태국 하면 불교국가를 연상하게 되지만 왕궁 가는 길에 보니 무슬림 사원도 몇 개 보였다.
복장을 검색하는 검색대를 거쳐 왕궁에 들어가니 수많은 인파가 붐비고 있었다. 양산을 든 사람들과 기념사진 찍는 사람도 많았고, 그룹으로 온 수많은 그룹의 사람들은 자기 그룹 사람들을 부르는 소리 등으로 시끌벅쩍 하였다. 이 왕궁 안에는 왕실과 에멜랄드 불상이 있는 왕실 사원, 그리고 상층 테라스 등이 관광거리라고 한다. 또 사원을 둘러싼 회랑 내부 벽면의 그림도 중요한 볼거리이다. 하지만 그 규모가 커서 한 번 방문으로는 이 왕실을 파악하기는 좀 어렵게 느껴졌다.
왕궁
왕궁(태국어: พระบรมมหาราชวัง, Grand Palace)은 타이 방콕에 있는 복합 건축물이다. 정식 명칭은 “프라 보롬 마하 랏차 왕” (พระบรมมหาราชวัง)이다. 이 건축물은 18세기 이후부터 국왕이 머물렀던 공식 관저이다. 건축은 1782년 라마 1세 때 수도를 톤부리에서 방콕으로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짜오프라야 강 서쪽 새벽사원에 인접한 곳에 위치한 톤부리 왕조가 끊어지게 되자 짝끄라 왕조를 세운 라마 1세는 민심을 수습하고, 왕권의 확립과 아유타이 시대의 영광과 번영을 재건하고자 강 건너 현 위치로 천도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1782년 왕궁 일부가 준공되자마자 바로 이곳에서 라마 1세의 성대한 대관식을 거행하였다.
여러 번의 증축 공사를 통해 계속 황궁이 확장되었다. 왕족의 주거를 위한 궁전, 왕과 대신들의 업무 집행을 위한 건물, 왕실 전용 에메랄드 사원, 옥좌가 안치된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왕족의 거주를 위한 궁전과 업무 수행에 필요한 건물을 가장 먼저 건축하였는데, 그 중 제일 먼저 준공된 두 건물은 왕조가 안치되어 있는 ‘두씻 마하 쁘라쌋’과 ‘프라 마하 몬티연’이다.
타이인들의 심장부와도 같은 이곳은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정취가 있다. 높이 솟은 궁전과 누각, 사원들은 모두 금박 잎새, 자기, 유리로 찬란하게 장식되어 눈이 부시다.
왕궁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
왕궁 호위병과 기념촬영
멀리서 본 왕궁
에멀란드 사원
왕실사원인 에멀란드 사원
태국사찰은 금으로 불상, 탑 등을 조성하 황금사원이 많다.
에멀란드 사원은 몇 개의 독특한 것이 있다. 이 사원은 다른 사원과는 달리 스님들이 사는 승당이 없고, 화려한 법당 건축물과 불상, 불탑들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라마 1세가 건축한 이후 왕궁으로 사용되었던 곳으로서, 현재 왕궁은 따로 있지만 국가 공식행사시에는 임시 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왕실의 제사를 모시고 있는 왕실 사원이기 때문이다. 관리 역시 왕실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스님들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에메랄드 사원 입구에서 보면 왼쪽에는 에메랄드 사원이 있고 오른쪽에는 태국 국왕이 살고 있는 화려한 왕궁이 있는데, 가장 바깥에 있는 외벽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사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톳 히라톤 상을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사천왕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둥근 라마교 양식의 5층탑에는 부처님의 가슴뼈가 안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탑 전체가 금으로 덮여있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사원과 탑들은 모두 금박으로 덧씌워져 있거나 금박 문양, 자기, 유리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그 건축 양식 또한 스리랑카 양식, 태국 양식, 크메르 양식 등으로 다양하여 이색적이면서 화려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에 있는 대웅전은 ‘우보솟(ubosoth)’이라고 하는데, 이곳에는 높이 66cm, 폭 48.3cm의 옥색 불상이 ‘붓싸복’이라는 태국 전통양식의 목각 옥좌에 모셔져 있다. 태국 국민들에게 본존불로서 숭배되고 있다. 크기가 큰 것은 아니지만 영롱한 옥색 몸체에 화려한 금색 옷과 금색 화관을 쓰고 높
은 제단 위에 있기 때문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불상이다. 이것이 태국의 국보1호라 불리는 ‘에메랄드 불상’이다. 일 년 세 계절(하기, 우기, 건기)중 계절에 맞는 승복을 입고 있고,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국왕이 손수 불상의 승복을 갈아입히는 예식을 하고 있다.
이 법당의 문은 세 개이고 중앙 문은 왕과 왕비만이 이용할 수 있다. 이 법당은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불상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줄이 쳐있고, 지키는 사람이 있어 태국인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나는 태국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들어갔다. 불상이 모셔져 있는 법당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비고 있었다. 마치 티베트 사찰 못지않게 사람들로 넘쳐났다. 법당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스리랑카 양식(진신사리 안치되어 있음), 태국 양식, 크메르 탑 형식
에멀란드 사원
에멀란드 사원 안
에멀란드 불상. 높이 66
밖에서 에멀란드 불상을 촬영하는 사람들
에메랄드 불상
녹색 옷을 깎아 만든 이 불상은 1434년 어느 날 태국 북부 치앙라이 지방에 있는 사원의 무너진 탑에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회반죽에 쌓인 불상은 평범한 불상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다가 탑에 벼락에 떨어져 석고가 벗겨지면서 불상의 코부분이 긁혀 녹색이 드러난 것을 보고 나머지 회반죽을 벗겨보니 이 에메랄드빛 불상이 나왔다고 한다. 녹색 옥으로 만든 불상을 에메랄드 불상이라고 이름 짓게 된 것은, 이를 처음 발견한 스님이 녹색의 돌을 에메란드라고 생각하여 그같이 불렀기 때문이다.
에멀란드 불상은 오랜 세월을 걸치면서 세 차례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람빵’에 있었다. 이후 ‘차이체타’ 왕위 계승 문제로 라오스로 옮겨갔고, 226년이 흐른 뒤에 짝끄리 장군이 이끄는 군대에 의해 방콕으로 반출되었다.
‘차이체타’ 왕위 계승 문제는 ‘란나타이’ 왕국(수도:치앙마이)의 ‘띠로카’ 왕 시대인 1552년에 발생하였다. 라오스 왕과 ‘란나타이’ 왕국의 공주 사이에서 태어나 라오스의 루앙 프라방 지역을 다스렸던 ‘차이체타’ 왕이 ‘란나타이’ 왕국의 왕으로 추대되었는데, 수 년이 지난 후 선왕이 서거하자 다시 라오스로 돌아가 왕위를 계승하였다. 그 때 ‘차이체타’는 자신이 아끼던 불상도 함께 가지고 가 무려 226년간 에메란드 불상은 라오스에서 찬란한 광채를 발하였다.
그러다가 1778년, 짜오 프라야 짝끄리 장군이 (4년 후 라마1세로 등극함) 이끄는 군대가 비엔티엔을 점령함으로써 불상은 전리품으로 방콕에 반출되었다. 라마 1세로 등극하게 된 짝끄리 장군이 현 왕궁자리에 도읍지를 정할 때, 불상을 대웅전에 안치하여 이때부터 에메랄드 불상이 태국 국민들의 본존불로 추앙받게 되었다. 에멀란드 불상이 녹색 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태국의 많은 사찰들은 녹색 옷으로 만든 불상이 있다.
에메랄드 사원에는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이 불상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이다.
그 유래는 라마 1세 때부터라고 한다. 라마 1세는 이 불상을위해 혹서기(酷暑期)와 우기(雨期)용으로 화려한 황금 옷 2벌을 준비하였고, 이후 라마 3세가 건기(乾期)용 옷을 추가하여 1년에 3번 에메랄드 부처님의 옷을 갈아입히는 행사를 거행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의식은 태국의 국왕이 직접 나와 왕의 손으로 불상의 옷을 갈아입히는 것으로서 참례자들에게 성수를 뿌려 축복을 나눠주기도 한다.
에메랄드 불상이 있는 부근에는 여러 가지 불상이 복잡하게 많이 있다. 불상 양 옆에는 두 개의 입상 불상이 있는데, 이는 라마 3세가 1841년 선왕 라마 1세, 2세의 치적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 앞에도 한 개의 불상이 안치 되어있는데, 이는 몽꿋왕(라마 4세)이 왕위에 오르기 전 승려생활을 할 당시에 제작한 것으로 ‘쌈풋타 빠니’라고 불리며 지금까지도 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신봉하는 불상 중 하나다. 황금불상을 중심으로 안에는 수많은 불상과 큰 병들이 있었다. 벽에는 벽화와 불화들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불상을 안치한 곳의 오른쪽 구석을 바라보면, 남서쪽에서부터 장대한 이야기가 벽화로 펼쳐져 있다. 창문 위쪽 벽에는 부처님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장면 예를 들어 팔상도 처럼 탄신, 유년시절, 청년시절, 그리고 출가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북쪽 벽에는 부처님 일생동안 여러 곳에서 설법하는 장면이, 마지막 그림에는 열반의 장면이 묘사돼 있다.
반인반조상
상층 테라스
대웅전 옆 상층테라스에는 4가지의 중요한 건축물이 서 있다.
첫째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황금 빛 둥근 탑, 둘째는 둥근 탑 옆에 위치했으며‘몬돕’ 건축약식에 따라 지어진 장서각이다. 그곳에 있는 정교한 자개 장식의 책장 안에는 불교성전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성전은 길쭉하고 마른 열대식물잎에 기록 되어 있다. 셋째는 라마 4세 때 만들어진 앙코르와트 석재 모형물이며, 넷째는 현 짝끄라 왕조 왕들의 입상 조각상들을 모셔 놓은 건축물이다.
상층 테라스의 건물과 건물 사이사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청동 코끼리와 신화에서 유래된 반인반조와 부조물들이다.
그 중에서도 청동 코끼리는 왕위 계승을 할 때 마다 발견되어 왔다는 태국의 신성한 흰 코끼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불교신자들이 많이 찾는 사찰에 상주 스님이 없는 사찰은 없다. 그런데 태국에서 신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에메랄드 사원은 태국 전통 불교사원으로서 일반 사원과 달리 승방이 없어 경내에 머무시는 스님이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현재 왕궁은 따로 있지만 국가 공식행사시에는 임시 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왕실의 제사를 모시고 있는 왕실 사원이기 때문이다. 관리 역시 왕실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스님들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에메랄드 사원 입구에서 보면 왼쪽에는 에메랄드 사원이 있고 오른쪽에는 태국 국왕이 살고 있는 화려한 왕궁이 있는데, 가장 바깥에 있는 외벽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에머랄드 사원의 회랑
에머랄드 사원은 불화로 쭉 이어지는 건물이 있다. 이 건물들은 사원을 둘러싸는 형식이다. 병풍으로 어떤 물건을 둘러싸는 모양처럼 사원을 둘러싼 벽에 그려진 불화는‘라마끼연(원본은 인도의 ’라마야나‘라고 함) 서사시의 장대한 스토리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안내서에 의하면 이 벽화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프라 위한 엿’의 건너편인 동쪽 벽에서부터 서사시의 서곡은 펼쳐지면 왕궁으로 가는 문 근처에 이르러서 막이 내린다. 서사시의 첫 부분으로 가장 중요한 장면은 고대 인도의 ‘야유타야’왕국의 현명한 왕 ‘라마’가 ‘롱까’나라의 ‘톳싸깐(라바나)’왕에게 납치된 자신의 왕비 ‘씨다’를 구출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그리고 서사시의 막바지에 이르면 ‘톳싸깐’이 죽게 되는 최종 전투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라마야나>는 ‘라마’라는 영웅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로서 인도에서 ‘라마’는 힌두교의 신 ‘비슈누’의 화신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에메랄드 사원에 힌두교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앙코르와트에도 <라마야나>의 내용을 조각한 것으로 보아 단순히 남방 불교에서 이 이야기가 유행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라마야나>는 악과 싸우며 선을 완성하는 영웅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이고, 라마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하누만(원숭이 신) 역시 선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태국 사람들이 ‘부엇낙’이라는 단기출가를 통해 삶의 정화와 불교적 인격의 완성을 추구하는 것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하는 불교적 가치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라마’의 모험의 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에메랄드 사원은 다양한 문화에서 영향받은 건축 양식의 혼재, 그리고 금과 보석과 화려한 색들로 치장한 건물과 조각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생애와 라마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하게 파사현정을 완성하는 가르침을 함께 전하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벽화가 있는 회랑건물
회랑의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