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웅
꾹 다문 문틈으로 세상은
아직 춥다면서도 속치마
걷어 올리고
동쪽 마당 끝에
곱게 피어 앉은 동백 한 송이
요염에 깃든 고개를 툭 꺾고
꽃눈 통째로 떨구는 기세다
누가 그리 살라 했나
벗기는 건 바람이고
벗는 건 수치라며
끝끝내 붉은 피 한 자락
입에 문 채
입술도 떼지 않고 간다
지는 게 아니다
산다는 거다
허공에다
뜨겁게 한 방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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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전기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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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
25.05.25 19: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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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쌤!
무슨 글이든 계속 쓰다보면 보이지요 처음엔
약간은 서툴고 덜 여문것 같지만 다른데 눈
돌리지 말고 바르고 성실하게 가다보면 누구에게
손 내밀지 않아도 제 소리가 또렷이 서있는,
잘 보고 갑니다
늘 오셔서 따뜻한 숨결이 살아나는 손댓글 감사합니다